기사최종편집일 2024-09-24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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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아시아 축구 '신흥 강호'로 떠올라

기사입력 2007.07.30 09:21 / 기사수정 2007.07.30 09:21

이상규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상규 기자] '이라크, 사우디 꺾고 아시안컵 우승'

2007 AFC 아시안컵에서 모래 바람을 일으킨 이라크가 대회 결승전에서 '사막의 여우' 사우디 아라비아(이하 사우디)를 꺾는 이변을 일으켰다.

이라크는 29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사우디와의 결승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90분 동안 시종일관 사우디를 압도하는 날카로운 공격력을 보여주며 후반 25분 유니스 마무드가 오른쪽 코너킥을 헤딩 결승골로 연결, 이라크의 우승을 견인했다.

이로서, 이라크는 사상 처음으로 아시안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아시아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이라크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 4강 진출과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준우승에 이어 이번 아시안컵까지 석권하며 아시아 축구의 '신흥 강호'로 자리매김 하게 됐다. 

이라크는 오는 2009년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벌어지는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에 아시아 대표로 참가하여 세계 강호들과 축구 실력을 겨루게 됐다.

FIFA 랭킹 80위에 그친 이라크는 대회 전 예상을 뒤엎으며 날카로운 창을 앞세워 사우디 진영을 몰아치는 맹공격을 펼쳤다. 특히 플레이메이커 카라르 자심은 전반 38분과 41분 사우디 진영을 깊게 파고드는 과정에서 환상적인 드리블 돌파에 이은 위협적인 중거리슛과 헤딩슛을 날리는 진가를 발휘했다. 후반 16분부터 20분까지는 6차례의 슈팅이 사우디 골문을 제대로 겨냥하며 사우디 진영을 농락했다.

사우디전에서 천금의 헤딩 결승골을 작렬한 유니스는 대회 MVP와 공동 득점왕(4골)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유니스는 본선 1차전 태국전 골을 시작으로 8강 베트남전 2골, 가장 중요했던 사우디전에서 골을 넣어 아시아 최고 킬러 반열에 올랐다. 이라크의 공격력이 제대로 달궈졌던 적절한 타이밍에 헤딩골을 성공시켜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또한 이라크 수비진은 이번 대회 6경기에서 단 2골만을 내준 철벽 수비력을 앞세워 사우디의 창을 부러뜨리는데 앞장섰다. 이번 대회에서 단 한 차례의 경고 카드도 받지 않으며 적절한 태클 타이밍과 몸싸움으로 효율적인 수비력을 펼쳐 조국의 우승을 견인한 것.

이라크는 이번 아시안컵에서 강호들을 차례로 연파하는 이변을 일으키며 돌풍을 태풍으로 만들었다. 아시안컵 개막전에서 개최국 태국과 1-1로 비겨 기분좋은 출발을 한 데 이어 '강호' 호주를 3-1로 꺾는 이변을 일으켰다. 

A조 2위로 8강에 진출한 이라크는 베트남을 2-0으로 제친 뒤 한국과의 4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4-3으로 승리했고 사우디마저 제압하는 '기적의 드라마'를 연출했다.

김강남 엑스포츠 해설위원은 아시안컵 돌풍을 일으킨 이라크에 대해 "이라크 선수들의 모습이 비장하다. 마치 전투에 임하는 전사 같다."라고 치켜 세웠다. 아시안컵에 나선 이라크 선수들은 아테네 올림픽과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활약했던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며 짜임새있는 조직력을 갖췄고 아시안컵에서도 찬란한 빛을 발했다.

이라크의 아시아 정상 등극은 오랜 전쟁과 내전, 기아 등으로 황폐해진 조국의 내환 속에서 일군 우승이기에 의미가 깊다. 처절한 가난 속에서 제대로 된 지원을 받지 못했지만 축구를 통해 슬픔에 시달리는 국민들에게 희망을 안겨주었다. 피폐해진 이라크 전역에 아시안컵 우승 소식은 최고의 낭보가 아닐 수 없다.

사우디를 격파한 이라크는 명실상부한 아시아 축구의 강호로 도약했다. 이라크의 승승장구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2007 AFC 아시안컵 우승 달성한 이라크 선수들 (c) 아시안컵 홈페이지]



이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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