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8 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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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돌아온 '그리스', 오늘을 즐겨라! [엑's 리뷰]

기사입력 2019.06.07 08:55 / 기사수정 2019.06.07 08:55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오늘을 살아라!”

청춘의 꿈과 고민, 사랑, 갈등은 예나 지금이나 같은가 보다. 때로는 방황하고 때로는 고통스럽지만 꿈과 열정으로 모든 걸 극복할 수 있는 시기가 바로 청춘일 터다.

뮤지컬 ‘그리스’가 ‘ALL NEW’라는 타이틀을 달고 돌아왔다. 새로운 자유를 표방하는 50년대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한 로큰롤 문화를 소재로 젊은이들의 꿈과 열정, 사랑을 밝고 경쾌하게 다룬 작품이다. 제목 ‘그리스’는 당시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한 포마드 머릿기름을 뜻한다.

1972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해 1978년 존 트라볼타와 올리비아 뉴턴존이 출연한 영화로도 제작됐다. 한국에서는 2003년 첫 선을 보였다. 16년 동안 26번의 프로덕션으로 2500회 넘게 공연했다. 그간 이선균, 오만석, 엄기준, 강지환, 주원, 조정석, 지현우, 조여정 등이 거쳐갔다.

극은 라이델 고등학교의 킹카 대니와 청순하고 단아한 전학생 샌디가 각자 친구들에게 여름방학에 해변에서 서로를 만난 이야기를 털어놓는 것으로 시작된다. 두 사람 모두에게 그 짧은 만남은 특별했지만, 동상이몽이었다. 티버드파는 대니에게서 화끈한 사랑 이야기를, 핑크레이디파는 샌디에게서 순수한 사랑 이야기를 듣는다. 심지어 공부와 거리가 먼 대니는 샌디에게 분필은 샤넬, 지우개는 디올을 쓴다는 레이크포레스트 사립학교에 다니는 전교 1등이라고 거짓말한다. 이후 같은 학교에서 재회한 두 사람이 오해하고 사랑하고 어긋나고 화해하는 과정이 펼쳐진다.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니”라고 외치는 고등학생들의 귀여운 허세와 에너지가 극을 채운다. 이들의 열정, 꿈, 고민, 사랑을 지켜보면서 젊은 층은 공감할 수 있고 중장년층은 잊고 지낸 젊은 시절의 기억을 되살릴 수 있다. 시대적 배경만 다를뿐 대니와 샌디의 이야기는 2019년을 사는 우리와 별반 다를 게 없다.


등장인물들은 ‘어제와 내일은 우리가 아무리 노력해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날이다. 오늘에만 집중해라’는 메시지에 충실하다. 대니와 샌디뿐만 아니라 시크한 리조, 뷰티 전문가가 꿈인 프렌치, 음식을 사랑하는 잔, ‘고삐리’는 안 키운다는 마티, 상남자 케니카, 록스타 지망생 두디, 엉덩이에 집착하는 로저 등 인물들의 각기 다른 성격과 매력을 골고루 엿볼 수 있다.


뉴트로를 지향하며 시대착오적인 가사를 수정하고 넘버도 편곡해 새로운 느낌을 줬다. LED 영상을 통해 학교에서 여름날 해변으로, 콘서트장으로, 자동차 경주가 펼쳐지는 도로로, 별이 빛나는 밤하늘로 활용해낸다. 다만 전체적인 내용이라든지 곳곳에 넣은 유머가 올드하게 느껴질 수 있다. 때때로 가사가 잘 들리지 않는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그리스'의 매력은 넘버다. ‘유어 디 원 댓 아이 원트(You're the one that I want)’와 ‘썸머 나이트(Summer Nights)’, ‘도우즈 매직 체인지(Those Magic Changes)', ‘프레디 마이 러브(Freddy my love)’, '샌디(Sandy)', ‘호프리스리 디보티드 투 유(Hopelessly Devoted To You)’, ‘그리스 라이트닝(Greases Lightning)’ 등 친숙하고 유명한 넘버들이 귀에 맴돈다.

'그리스'로 뮤지컬에 데뷔한 정세운은 매력적인 바람둥이 대니 역을 맡아 능청스러운 연기를 선보인다. 날라리 고교생부터 샌디 앞에서는 진지해지는 순정남까지 다양한 면모를 연기하는 그의 새로운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한재아 역시 라이델고에 새로 온 전학생으로 청순하고 순수한 샌디에서 말미 섹시한 센 언니로 등장하며 180도 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8월 11일까지 서울 신도림 디큐브아트센터 공연한다. 160분.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오디컴퍼니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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