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1.30 03:35 / 기사수정 2010.01.30 03:35
[엑스포츠뉴스=김지한 기자] 지난해까지만 해도 일본 J리거 박주호(주빌로 이와타)를 주목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2007년 U-20(20세 이하) 청소년 월드컵 주장으로 출전해 유망한 선수로 주목하기는 했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하지만, 그 사이에 박주호는 일취월장했고, 더욱 업그레이드된 플레이어로 발돋움하며 축구대표팀에서 떠오르는 샛별이 됐다. 이 기세를 그대로 이어가 박주호는 축구선수들에게 꿈의 무대라 할 수 있는 월드컵 본선 출전에 자신감을 갖게 됐다.
지난 3주간 있었던 남아공-스페인 전지훈련에서 허정무호가 거둔 가장 큰 성과는 '젊은 피의 새로운 발견'이었다. 이른바 '홍명보의 아이들'로 불리는 구자철(제주), 김보경(홍익대), 이승렬(서울) 등이 주목받은 것과 함께 측면 풀백 자원으로서 경쟁력을 보여준 박주호는 허정무호에서 건진 또 하나의 수확이었다.
남아공 현지 프로팀 플래티넘 스타스와의 경기 출전을 시작으로 조금씩 존재감을 알리기 시작한 박주호는 핀란드, 라트비아와의 평가전에서 잇따라 선발 풀타임을 출장하며 팀의 무실점 승리에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 악착같은 대인 방어 능력은 상대 측면 공격을 쩔쩔매게 하였으며, 체격이 좋은 유럽팀을 상대해 안정적인 수비 능력을 보여주며 '부동의 풀백' 이영표(알 힐랄)의 대체자로 손색이 없는 모습을 선보였다.
공격적인 면에서도 박주호의 플레이는 눈에 띄었다. 적절하게 공격 가담을 하면서 간간이 날카로운 돌파, 패스 플레이를 한 것이 어느 정도 돋보였다. 무엇보다 깔끔한 경기력을 보여줬던 것이 인상적이었다. 공수 양면에 걸쳐 모두 좋은 활약을 보인 이른바 '멀티 플레이어형' 선수로서 활용 가치가 높았다는 점이 허심(心)을 자극했다.
박주호의 가세로 굳어질 뻔한 측면 풀백 주전 경쟁은 더욱 활력을 띠게 됐으며, 대표팀 전반에도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이영표와 더불어 또 한 명의 왼쪽 풀백 자원으로 활약한 김동진(前 제니트), 잠재적인 후보군인 김치우(서울) 등은 오히려 긴장해야 하는 형편이 됐다. 만약 다음달 7일부터 열리는 동아시아연맹 축구대회에서 박주호가 인상적인 활약을 한다면 월드컵 엔트리 무게추는 더욱 기울어질 가능성이 크다.
박주호는 숭실대 재학 중이던 지난 2008년, 일본 J2-리그 미토 홀리호크에 입단해 24경기를 뛰며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이를 인정받아 지난해에는 일본 J-리그 챔피언 가시마 앤틀러스로 이적해 왼쪽 풀백 주전 자리를 꿰찼다. 이를 주의 깊게 눈여겨본 허정무 감독은 2010년 새해에 그에게 기회를 줬고, 박주호는 기대에 부응하며 A매치 데뷔 2경기 만에 희망을 쐈다.
잠시 휴식기를 취한 뒤, 30일 오후, 목포 축구 센터에서 박주호는 대표팀 소집에 다시 응하게 된다. 대표팀의 이번 소집은 국내파, 일본 J리그파들의 마지막 옥석가리기 성격이 강한 것은 물론 동아시아 축구대회에 출전해 동아시아 축구 최강팀의 면모를 보여줘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하지만, 2년간 활약했던 일본 무대에서 경기가 열리는 것이 박주호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번 대회에서 새로운 꿈을 여물어가게 할 만한 활약을 펼치며, 한 단계 더 거듭나는 박주호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주빌로 소속으로 한국을 방문한 박주호 ⓒ 엑스포츠뉴스 강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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