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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 김윤석 감독 "행운이었던 현장, 개성있는 작품으로 기억되길" [엑's 인터뷰]

기사입력 2019.04.29 07:30 / 기사수정 2019.04.28 21:32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도전에 늦은 때는 없었다. 차곡차곡 준비하고 다져 온 배우 김윤석이 '미성년'의 감독으로 변신해 관객과 소통하고 있다.

11일 개봉한 '미성년'은 평온했던 일상을 뒤흔든 폭풍 같은 사건을 마주한 두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김윤석을 포함해 배우 염정아, 김소진, 김혜준, 박세진 등이 출연했다.

'미성년'은 지난 해 2월 3일부터 4월 4일까지, 42회차의 촬영으로 진행됐다. 옴니버스 연극 중 한 편을 보고 연출을 결심했고, 시나리오 작업을 시작하고 영화가 완성되기까지 무려 5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이 사이 배우 김윤석으로도 '암수살인'(2018), '1987'(2017), '남한산성'(2017),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2016) 등을 통해 꾸준한 활동을 이어왔다.

김윤석은 "묵묵히 작업하고 있었어요. 사실 진행하다가 제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경우도 많잖아요. 이제야 시원하게 얘기할 수 있겠네요"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주변 사람들은 '미성년'을 보고 '가장 저다운 작품이 나왔다'고 말을 해요"라고 다시 한 번 웃어 보인 김윤석은 "대중적인 이미지는 아무래도 강한 캐릭터로 인식이 많이 됐고, 또 그 잔상이 계속 남게 되잖아요. 잘 아는 감독님이나 다른 친구들에게 시나리오를 보여주면서 평도 듣고, 도움도 받았었죠. 놀랍다고 하는 사람도 많더라고요"라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김윤석은 '미성년'의 바탕이 됐던 연극을 보던 당시 "어른들이 나눌 수 있는 대화를 아이들, 고등학생으로 옮겨놓으니 너무나 신선했다"고 떠올렸다.



"'너희 엄마와 우리 아빠가 지금 불륜 중이야', '알아, 배가 불러오는 데 어떻게 모르냐', '몇 개월인데?' 이런 대사를 아이들이 하고 있으니까 기가 차고 웃기기도 하더라고요. 만약 어른들이 말했다면 어두운 느낌이었을 텐데, 그렇지 않았죠. 사실은 흔한 소재잖아요. 지금도 TV를 틀면 어느 채널에서든 이런 식으로 싸우는 장면들이 있을 것이에요.(웃음) 그렇게 흔할 수 있는 소재인데, 이런 시각으로 들어가니 다르게 보이더라고요. 영화 연출의 첫 작품으로 해볼만하다는 생각이었죠."

첫 연출에 있어서, 모든 가능성은 열어두고 진행했다. 김윤석은 "완전한 창작도, 좋은 소설을 영화로 각색하는 경우까지 다 열어놓았어요"라고 말했다.

"제게는 굉장한 행운이었죠. 그게 2015년이었으니 개봉까지 5년 정도가 걸린 것이고요. 그만큼 힘든 작업이기도 하고, 중간에는 포기할까 하는 생각도 들었었지만 해내고 싶었어요. 이 이야기의 독특함을 시나리오만으로는 알 수가 없거든요. 그렇게 계속 힘들게 작업해왔는데, 정말로 행운이 따라줬는지 이렇게 좋은 배우들까지 함께 해줘서 다행스런 마음이에요.(웃음)"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는 인큐베이터 안의 아기를 보며 교감하는 주리(김혜준 분)와 윤아(박세진)의 모습, 영주(염정아)의 고해성사, 대원(김윤석)과 통화하는 미희(김소진)의 등장 장면 등을 꼽았다.


김윤석은 "인큐베이터 속의 아기와 교감하는 주리와 윤아의 눈과 얼굴을 신경 써서 담았던 기억이 나요. 영주의 고해성사와, 미희의 전화 통화는 정말 영화에 대해서 제가 가장 내세울 수 있는 무기 중 하나죠"라고 자신 있게 얘기했다.

영화를 본 이들 사이에서 계속해서 언급되고 있는 결말 부분에 대한 솔직한 생각도 밝혔다.

"이보람 작가와 함께 30번을 넘게 고쳤던 기억이 나요"라고 덧붙인 김윤석은 "작가와 제가 정말 많은 고민을 해서 만든 장면이거든요. 결말에 대해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는 것을 제가 몰랐겠나요. 제가 아무리 그 장면에 대한 설명을 해도, 본 사람이 느끼는 감상은 자유인 것이죠. 많은 얘기가 오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성공한 것이라 생각해요"라고 털어놓았다.

김윤석은 "'미성년'이라는 말은, 사실 '우리 모두는 미성년이다'의 준말이죠"라며 "성년이라는 것은 죽는 날까지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계속 깨어있으면서 무뎌지는 감각을 부지런하게 되새기고, 부지런하게 존중과 배려를 할 수 있도록 해야겠죠. 영화를 보고 나서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충분히 기분 좋을 것 같아요"라고 말을 이었다.


배우로 찾던 현장과, 감독으로 찾는 현장은 발걸음의 무게감까지도 달랐던 시간이었다.

김윤석은 "타고 있던 차가 현장에 도착할 즈음이 되면, 내리고 싶지가 않았을 정도였어요. 배우로서 갔을 때보다 더 많은 준비들을 해야 했죠. 그만큼 책임질 것들이 많다는 얘기잖아요. 다행히, 신인감독으로서는 굉장한 행운의 현장이었던 것 같아요"라고 전했다.

"후반작업을 오래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주셨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부터도 감사한 마음이고요. 전반적으로는 만족스럽다는 생각인 것 같아요. 함께 한 스태프와 배우들에게 도움을 받았던 것이, 정말 이번 작업을 하면서 제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고 느낀 소중한 순간들이죠."

또 김윤석은 "너무나 많은 정보들을 공유하다 보면 어느 순간 그렇게 비슷하게 맞춰지는 느낌들이 있는데, 그런 것보다는 개성 있는 작품이 나와야 한다는 생각이 중요했어요. 진정성 있게 다가간다면, 그 마음을 관객 분들도 알아봐 주실 테니 작품에 더 집중해야겠다 싶었죠"라면서 "제가 만든 영화가 개성이 있었으면 싶었어요. 잘 만든 영화, 못 만든 영화보다 중요한 것은 '개성 있는 영화'라고 생각했거든요"라고 따뜻한 미소를 보였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쇼박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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