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채정연 기자] 갑작스러운 마무리 정찬헌의 이탈에도 LG 필승조는 견고했다. 특히 '젊은 피' 고우석(20)과 정우영(19)의 호투에 한결 걱정을 덜었다.
LG는 2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과의 시즌 팀간 3차전에서 5-3으로 승리했다. 3연승 후 2연패를 당했던 LG는 일요일을 승리로 마치며 한 주간 4승 2패를 기록했다. NC와의 3연전 싹쓸이와 키움 3차전 승리에는 결승점이 나오기 전까지 버틴 필승조의 힘이 컸다. 그 중에서도 평균 19.5세인 고우석과 정우영의 활약이 LG를 미소짓게 했다.
2019 신인 정우영은 시즌 시작부터 존재감을 발산했다. 13경기 등판한 22일 현재 1패 3홀드 0.49의 평균자책점으로 신인왕 레이스에서 한 발 앞서가고 있다. 특히 지난 주중 NC와의 3연전에서 매일 출석도장을 찍으며 스윕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21일 키움전에서도 8회를 깔끔하게 막아내 홀드를 낚았다. 1군 타자들을 상대로 도망가지 않는 씩씩한 피칭을 연일 선보이고 있다.
최일언 LG 투수코치는 정우영의 활약을 캠프 때부터 예견했다. 최 코치는 정우영을 두고 "투수를 판단할 때 던지는 힘이 아닌, 홈플레이트를 지나는 공의 힘이 기준이다. 던질 때 힘을 쓰는 것은 중요하지 않은데, (정우영은) 그 사실을 알더라"며 놀라워했다. 구속이 아주 빠르지는 않지만, 정우영의 공은 그만큼 무브먼트가 좋아 위력적이다. 공격적인 피칭으로 타자를 맞춰 잡기 때문에 이닝에 비해 투구수도 적은 편에 속한다.
미래 마무리감으로 꼽혔던 고우석의 성장도 고무적이다. 150km/h는 쉽게 넘나드는 빠른 공을 가진 고우석은 지난해까지 경기마다 기복이 심한 피칭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56경기에서 3승5패 3홀드 5.91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던 그는 2019 시즌을 '승부의 해'로 삼았다. "LG 필승조의 한 축을 담당하고 싶다"는 각오와 함께 절치부심했고, 시즌 초반 순항 중이다. 특히 4월 한 달간 9경기에 나서 9⅓이닝 2자책으로 1.93의 평균자책점을 올렸다. 21일 키움전에서는 데뷔 첫 세이브의 기쁨도 안았다.
고우석의 성장 뒤에도 최일언 코치의 지도가 있었다. 최 코치는 고우석의 빠른 공을 장점으로 꼽으면서도, 다양한 볼배합으로 타자와의 싸움을 유리하게 가져갈 수 있도록 도왔다. "구속이 빠르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유리한 것이지, 전부가 아니다. 결국 타자를 잡아내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한 최 코치는 "고우석 스스로도 빠른 공에 자신이 있다. 그러나 여기에 매몰되면 패턴이 단조로워진다. 변화구를 섞어 다양한 조합으로 맞설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우석과 정우영의 활약으로 LG 필승조의 연령대가 크게 낮아졌다. 젊은 필승조의 경험 축적과 성장은 향후 있을 불펜 세대 교체에 필수적이다. 수년 간 더딘 영건 성장을 아쉬워했던 LG가 이들의 등장에 반색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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