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6.01.07 01:41 / 기사수정 2006.01.07 01:41
현재 세계 축구계를 주름잡고 있는 전술이라 하면 포백에 기반을 둔 전술일 것이다. 포메이션이라는 것이 숫자놀음이라고는 하지만 수비수를 3명을 두느냐, 4명을 두느냐에 따라 전술의 구사가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에 가볍게 볼 부분은 아니다. 특히 최근에는 포백 수비에 기반을 둔 4-3-3 전술이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유럽의 빅클럽들이 이 전술에 바탕을 둔 팀 전술을 사용하고 있어 더욱 그러하다. 4-4-2가 대세라던 말과 달리 강한 팀일 수록 왜 4-3-3을 쓰는 것일까?
4-3-3은 1960~70년대에 애용되었던 4-2-4에서 파생된 전술이다. 현재의 수비형 미드필더와 비슷한 역할을 담당했던 두명의 링커가 공수를 연결하였지만 상대적으로 빈약한 허리진은 이 전술의 치명적인 약점이 되었다. 그렇기에 공격진에서 한명이 미드필더로 내려와 전체적인 균형을 맞추면서 4-3-3 전술이 생겨났다. 그리고 이 전술은 1970~80년대 네덜란드 토털사커의 기반이 되었다.
하지만 축구가 발전하면서 3명의 미드필더가 지키는 4-3-3은 퇴조하기 시작했고 세계 축구계는 4-4-2와 3-5-2가 양분하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2000년대 들어와 퇴물 취급을 받넌 4-3-3은 새롭게 변신하며 다시 한번 주목받기 시작했는데 그것은 바로 홀딩 미드필더의 두각이었다.
현대 축구는 미드필더의 능력에 따라 좌우가 될 만큼 미드필더의 영향력이 매우 커졌다. 특히 공수를 조율하는 홀딩 미드필더의 역량에 따라 팀 전력이 좌지우지 될 정도니 말이다. 유럽의 빅클럽들이 앞다투어 이 포지션의 선수 영입을 경쟁적으로 펼치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홀딩 미드필더의 두각만으론 4-3-3이 각광받는 이유를 설명하기에는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전술 구사의 자유롭다는 점일 것이다. 그동안 4-4-2가 이러한 특징을 갖춘 전술로 생각해왔다. 하지만 멀티 플레이어의 비중이 높아지는 현재 4-4-2보다는 4-3-3에서 멀티 플레이어의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으며 이들의 활용을 위해 4-3-3을 활용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대표적인 예로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PSV 에인트호벤과 명장 주제 무리뉴 감독이 지휘하는 첼시를 들 수 있다.
두 감독의 4-3-3 운영은 얼핏 보면 유사점이 많다. 먼저 3명의 미드필더를 역삼각형으로 배치한다는 점이다. 히딩크 감독은 요한 포겔, 무리뉴 감독은 클로드 마켈렐레를 역삼각형의 중앙에 위치시켜 공수의 연결고리를 맡게하고 이들의 앞에 위치한 마르크 반 봄멜, 프랭크 람파드가 다소 공격적으로 나서며 스리톱을 받힌다. 그리고 스리톱의 좌우 포워드는 윙포워드의 역할을 수행하나 이들중 하나는 중앙에서 처진 공격수의 역할도 겸하는데 PSV에선 박지성, 첼시에선 조 콜이나 데미안 더프가 이 역할을 맡고 있다.[그림:PSV와 첼시의 기본적인 전술 운용모습]
이 두 팀의 전술은 전통적인 4-3-3이 아닌 4-1-4-1에 가까운 형태다. 4-3-3의 장점인 과감한 공격 전개와 함께 허리를 두텁게함으로써 볼 점유율을 높인다. 또한 2선 공격이 활발히 이루어짐으로서 상대 수비수들을 2중으로 압박하는 효과도 거두었다. 그러나 홀딩 미드필더의 경기력에 따라 전술 운용의 차이가 크다는 단점 때문에 감독 입장에선 전술에 대한 부담감도 클 것이라 생각된다.
최근에는 4-3-3에서 파생된 4-2-3-1도 주목을 받고 있다. 현 A대표팀 감독인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유로2004 네덜란드 대표팀에서 사용했던 그의 주 전술이기도 한 이것은 유로2000에서 움베르투 쿠엘류 전 A대표팀 감독이 포르투갈을 4강에 올려놓을때 사용한 전술로도 유명하다.
이 전술도 앞에서 말한 4-1-4-1과 유사한 선수 구성을 하지만 두명의 홀딩 미드필더를 배치한다는 점이 틀리다. 우리가 보통 얘기하는 볼란테(보란치는 일본식 발음)가 이것인데 두명의 홀딩 미드필더가 번갈아가며 전후로 공수의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그리고 이들 앞에 위치하는 4명의 공격수는 멀티 플레이어의 역할을 충분히 소화할 선수들로 구성된다. 좌우에 위치하는 선수는 측면 플레이에 능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며 원톱으로 나서는 선수와 수시로 투톱, 스리톱을 이룰수 있어야 한다. 중앙의 처진 공격수에 위치하는 선수도 언제든지 원톱으로 나설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그림:4-2-3-1 포메이션의 기본적인 전술 운용모습]
이 외에도 AC 밀란이 사용하는 4-3-1-2는 4-3-3의 전통적인 장점을 그대로 살리면서 처진 공격수를 기용하여 2선 공격을 배가시켰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PSV의 4-3-3과 비슷한 형태로 운영하지만 3명의 공격수중 루드 반 니스텔루이와 웨인 루니를 투톱처럼 운용하고 박지성이나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에게 위치에 상관없는 리베로의 역할을 맡겨 이들의 창의적인 플레이를 기대했다.
[그림:AC 밀란(左)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술 운용 모습]
현재 국내에선 성남 일화의 김학범 감독만이 4-3-3을 유일하게 사용하며 거의 완벽한 전술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감독마다 각자의 스타일과 팀 사정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선수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고 감독의 역량을 보여줄 수 있는 전술인 만큼 도전할만한 가치가 있다. 두달 앞으로 다가온 K리그에서도 4-3-3의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게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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