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12.07 08:03 / 기사수정 2009.12.07 08:03
[엑스포츠뉴스=김지한 기자] 이동국과 김상식. 나란히 친정팀에서 버림받고 다른 팀으로 이적한 스타 플레이어다.
독기를 품은 이들은 이적팀의 우승을 위해 한 시즌 내내 최상의 실력을 과시했고, 결국 친정팀을 상대로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전북 현대가 13일 낮,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9 K-리그 챔피언결정전에서 성남 일화를 3-0으로 완파하고 종합 전적 1승 1무를 기록하며 창단 첫 우승에 성공했다. 첫 우승인 만큼 짜릿한 첫 경험을 한 선수들이 대다수였지만 30대의 이동국, 김상식에게 이날 우승은 아주 특별했다. 바로 자신들과 결별한 팀을 앞에 두고 우승컵을 안으며 한풀이에 성공한 것이다.
이들은 지난해 말, 성남의 감독 교체에 따른 팀 리빌딩 작업으로 인해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았던 선수들이다. 특히 김상식은 10년 가까이 성남유니폼을 입었던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재계약 불가에 상당한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동국도 유럽 무대 진출 실패 이후 복귀한 무대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는 이유로 결국 재계약에 실패하는 불운을 겪었다.
이때 전북의 최강희 감독이 K-리그 챔피언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갖고 이들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아시아 정상'에는 오르고도 K-리그 우승은 한 번도 하지 못한 것이 한이었던 최 감독은 이들을 통해 전력의 약점을 극복하겠다며 이들에게 강력한 신뢰를 보냈다.
최 감독의 신뢰 속에 이들은 "친정팀을 후회하게 만들겠다"는 자세로 시즌을 시작했고, 팀 전력 상승에 큰 보탬이 됐다. 이동국은 시즌 20득점을 기록하며 득점왕에 올랐고, 김상식은 새로운 주장으로서 정신적 지주 역할을 톡톡히 하며 안정적인 수비망 구축에 공헌했다.
시즌 내내 이어진 활약은 '유종의 미'를 거두는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이어졌다. 이동국은 2차전에서 팀의 우승을 확정짓는 세 번째 골을 넣으며 '함박웃음'을 지을 수 있었다. 김상식 역시 중앙 수비수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위치 이동을 하면서 제 몫을 다하며 K-리그 최고 수준의 멀티플레이어임을 또 한 번 입증해냈다.
이 '형님'들의 활약 덕에 전북은 안정적인 경기력을 펼쳐나갔고, 우승을 확정짓자마자 "해냈다"며 서로 얼싸안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굳은 결의로 한 시즌을 시작했던 두 사나이의 스토리가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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