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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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진, 새로운 멀티 플레이어로 등장

기사입력 2005.11.14 11:37 / 기사수정 2005.11.14 11:37

김성진 기자

지난 12일 스웨덴과의 평가전에서 축구팬들은 한 선수의 예상치 못한 포지션 기용에 적잖게 놀랐을 것이다. 바로 김동진의 수비수 기용이 그것이다. 스웨덴전을 대비한 훈련에서도 김동진은 본래 포지션에서 훈련을 했을 정도로 스리백의 왼쪽 수비수 기용은 아무도 알지 못했던 깜짝 기용이었다.

김동진은 후반 교체 투입된 마르쿠스 로젠베리를 단 한번 놓치며 두번째 실점을 허용하는 수비 실책을 범했지만, 90분내내 자신의 위치를 잘 지키며 무난하게 경기를 치뤘다. 물론 처음 호흡을 맞춘 최진철, 김영철과의 조직력 문제가 지적 대상이 되기도 했지만 선수 개인의 활약만 놓고 봤을 때 김동진은 자신의 몫을 충분히 해냈다고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포지션 경쟁자인 이영표와의 협력 플레이가 돋보였다. 이영표의 오버래핑시 생기는 뒷공간을 활동량이 많은 김동진이 커버함으로써 상대의 역습을 사전에 차단하고 상대의 오른쪽 측면 공격시에는 활동량이 많은 두 선수가 번갈아가며 하프라인서부터 철저하게 봉쇄하는등 스웨덴의 오른쪽 측면을 완벽하게 무너뜨렸기 때문이다.

김동진의 수비수 전환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청소년 대표팀 시절엔 유능한 스토퍼였기도 한 김동진은 지난해 올림픽 대표팀의 평가전에서 여러차례 스리백의 중앙 수비수로 나서 조병국을 대신해 수비진을 이끌었고 중앙 수비수로서의 또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수비수로서의 김동진은 말그대로 테스트 차원에서의 기용 그 이상은 아닐수도 있을 것이다. 더구나 김진규, 김한윤, 곽희주같은 이번 대표팀에 합류하진 않았지만 기량을 인정받은 유능한 수비수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아드보카트 감독의 수비 전술을 볼 때 김동진의 계속된 수비수 기용을 점쳐볼 수도 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두차례의 평가전에서 세명의 수비수중 한명에게 공격 가담을 많이 주문했고 이란전의 김진규 그리고 스웨덴전에서는 김동진이 그 역할을 수행했다. 전통적으로 수비수들의 공격 가담의 대부분은 세트 플레이시 상대 수비를 헤집고 장신을 이용한 헤딩 공격이나 역습 상황에서 전체적으로 선수들을 전진 시키는 역할 정도였다.

그러나 전세계적으로 수비수들의 공격 가담은 높아지는 추세이고 수비수의 기본적인 하드웨어인 장신과 건장한 체격 뿐만 아니라 빠른 움직임, 정확한 패스, 넓은 시야등 미드필더들이 주로 갖추어야 할 능력들을 주문하게 되었다. 그리고 한국 대표팀에서도 이러한 추세에 맞게 김동진을 공격형 수비수로 테스트 해본 것으로 평가된다.

결과적으로 김동진은 감독의 주문을 충실히 수행했다. 미드필드 지역으로의 계속된 전진 플레이로 상대 허리를 압박했고 이영표와의 스위치 플레이로 상대 측면을 공략했다. 그리고 설기현, 조원희의 우측 오버래핑시 반대쪽에서 공간을 확보하여 득점 기회를 만들어주기도 했다. 안정환의 선취골 또한 김동진의 이러한 움직임에서 만들어진 것이라 하겠다.

소속팀 FC 서울에선 본래 포지션인 왼쪽 윙백 뿐만 아니라 중앙 수비형 미드필더 및 3-4-1-2를 쓰는 팀 전술의 핵심인 '1'의 자리, 즉 플레이메이커도 소화하는 등 멀티 플레이어로서 이장수 감독의 총애를 받고 있는 김동진. 앞으로 자신의 모든 것을 유감없이 선보여 대표적인 멀티 플레이어인 유상철을 뛰어 넘는 다양한 능력을 갖춘 선수가 되길 기대해 본다.



김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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