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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리그' 유일 무패행진, 베르더 브레멘

기사입력 2009.11.29 12:37 / 기사수정 2009.11.29 12:37

강승룡 기자

[엑스포츠뉴스=강승룡 기자] 허정무호가 이끄는 대한민국 대표팀은 11월 18일 세르비아에 0-1로 패하기 전까지 27경기 무패행진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었다. 비록 이 기록의 대부분을 아시아 팀을 상대로 이루어내긴 하였으나, 월드컵 예선 이후의 유럽과 남미의 강호들을 상대로 가진 평가전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두면서 이 기록을 더욱 빛나게 한 바 있다.

스페인 대표팀 또한 컨페더레이션스컵 준결승에서 미국에 0-2로 패하기 전까지 35경기 무패행진을 달리며 브라질이 세운 최다 기록과 동률을 이루었다. 만약 그 경기에서 스페인이 패하지 않았다면 무패의 기록은 40경기를 넘기며 축구 역사상 깨지기 힘든 기록이 달성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클럽 축구에서도 이러한 무패 행진의 기록을 찾아볼 수 있다. 그것도 순위경쟁이 아주 치열한 분데스리가에서 말이다. 지난 시즌 부진을 씻고 새롭게 팀을 정비하여 역사상 첫 '트레블'에 도전하고 있는 베르더 브레멘이 그 주인공이다. 브레멘은 11월 28일 홈 구장인 베저스타디온에서 열린 '디펜딩 챔피언' 볼프스부르크와의 경기에서 2-2로 비기며 자국 리그와 포칼, 유로파리그에서의 무패 행진을 21경기로 늘렸다.


지난 시즌 포칼 우승팀과 리그 우승팀의 맞대결인데다, 양 팀 모두 분데스리가에서 화끈한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는 만큼 경기는 매우 치열하게 전개되었다. 경기 시작부터 브레멘의 우고 알메이다의 강력한 헤딩슛이 베날리오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며 공격의 물꼬를 틀었고, 이후에도 메수트 외질을 중심으로 공격을 전개해 나가며 볼프스부르크를 위협했다.

볼프스부르크 또한 그라피테와 제코의 투톱을 내세워 반격에 나섰다. 25분경 그라피테의 슛팅으로 비제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던 볼프스부르크는, 42분경 에딘 제코가 선제골을 뽑아내며 기선 제압에 성공하게 된다. 브레멘의 왼쪽 풀백인 보에니쉬의 수비 실책으로 제코의 역습을 허용했고, 나우두까지 가세하여 선방하려 하였으나 제코의 환상적인 슛팅을 막을 수는 없었다.

전반을 0-1로 뒤진 채 마무리한 브레멘은 후반 들어 더욱 강력한 공세로 만회골을 노렸으며, 62분경 우고 알메이다의 발리 슛팅으로 동점골을 이끌어내었다. 마르코 마린의 코너킥이 나우두의 강력한 헤딩으로 연결되었고, 하세베가 걷어낸 볼을 알메이다가 재차 슛팅으로 연결하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릴 수 있었다.

브레멘의 동점골이 터진 이후 다소 소강상태에 빠진 경기는 85분 에딘 제코가 두 번째 골을 성공시키며 다시 치열해지기 시작했다. 지아니의 롱패스가 에딘 제코에 직접 연결되며 비제와 1대1 찬스를 이끌어냈고, 제코를 상대하던 메르테자커도 손을 쓸 수 없는 완벽한 골이었다. 볼프스부르크는 원정에서 귀중한 승리를 이끌어내며 상위권 도약과 함께 브레멘의 무패행진을 깨는 듯 보였다.

그러나 브레멘의 저력은 경기 종료 직전에 발휘되었다. 프링스를 빼고 마르셀로 모레노를 투입시키고, 팀 비제까지 공격에 가담하여 총공세를 펼친 브레멘은 후반 추가시간에 메수트 외질의 코너킥이 메르테자커의 헤딩골로 연결되면서 극적으로 무승부를 이끌어냈다. 동점골을 내주며 당황한 볼프스부르크는 베날리오가 고의적으로 킥오프를 지연시키는 행위로 경고를 받았으며, 양 팀의 치열한 경기는 이대로 종료되었다.

디펜딩 챔피언 볼프스부르크를 맞이하여 귀중한 무승부를 거둔 브레멘은 7승 6무 1패로 승점28점을 기록하며 리그 선두를 탈환했으며, 8월8일 프랑크푸르트와의 경기에서 2-3으로 패한 이래 자국 리그와 포칼, 유로파리그를 통틀어 21경기 무패행진을 이어가게 되었다. 리그에서의 무패기록은 분데스리가의 레버쿠젠과 프리메라리가의 바르셀로나가 유지하고 있으나, FA컵과 클럽 대항전까지의 통산 성적에서 무패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팀은 유럽 5대리그를 통틀어 브레멘이 유일하다.

게다가 A매치데이와 같은 특정한 날에 열리는 국가대표 경기와는 달리, 자국 리그와 함께 FA컵과 클럽 대항전까지 일 주일에 두 번의 경기를 치루는 경우가 많은 클럽에서 20경기 이상의 무패행진을 이어가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게다가 상위권과 중위권의 구분이 애매할 정도로 치열한 순위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분데스리가에서의 무패행진은 상당히 의미있는 기록이라고 볼 수 있다.

2003/04 시즌에도 브레멘은 자국 리그와 포칼에서 7개월간 27경기 무패행진을 이어갔고, 두 개의 타이틀을 모두 거머쥐며 '더블'을 달성한 바 있다. 화끈한 공격력과 함께 가장 큰 취약점었던 수비력에서도 향상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브레멘은 새롭게 출범한 유로파리그까지 세 개의 우승컵을 노리고 있다. 과연 브레멘이 이러한 무패행진을 이어가며 지난 시즌 바르셀로나가 보여준 '트레블'을 달성할 수 있을지 기대되는 바이다.



강승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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