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덕행 기자] '왜그래 풍상씨' 유준상이 자신의 간암 진단비까지 아낌없이 가족들에게 내어주는 애끓는 사랑을 보여줬다. 그러나 그의 투병 사실을 모르는 가족들은 그를 하나둘 외면하기 시작해 보는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지난 13일 방송된 KBS 2TV 수목 드라마 '왜그래 풍상씨'21-22회에서는 풍상씨(유준상 분)가 앞으로의 계획을 세우고, 가족들에게 속마음을 전하는 등 주변 정리를 해 나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왜그래 풍상씨'는 동생 바보로 살아온 중년남자 풍상씨와 등골 브레이커 동생들의 아드레날린 솟구치는 일상과 사건 사고를 통해 가족의 의미를 생각해 볼 드라마.
풍상네 집안이 나락으로 떨어졌다. 강제 집행으로 삶의 터전인 카센터와 집을 모두 잃고 옥탑방으로 강제 이사 한 것. 좁고 지저분한 옥탑방의 모습에 넷째 화상(이시영)은 울음을 터뜨렸고, 속상한 풍상과 진상(오지호), 외상(이창엽은 할 말을 잃은 표정으로 처참한 심정을 대신했다.
막막한 상황이지만 풍상은 옷을 깨끗하게 챙겨 입고 딸 중이(김지영)를 만나러 나섰다.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스테이크와 파스타 등을 정신없이 촬영하는 중이에게 “미안하다”, “앞으로 아빠 못 봐도 공부 잘하고 엄마 말 잘 듣고”라고 속내를 비쳤다.
풍상의 말뜻을 알리 없는 중이는 “죽으러 가는 사람처럼 왜 그래. 내가 알아서 해”라고 잘라 말하며 목이 메는 아빠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버스에 홀랑 올라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어 풍상에게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앞서 신청한 ‘암 진단비’가 나왔다는 보험회사의 연락이었다. 연신 “감사합니다”라고 말한 풍상은 ‘중이 엄마’, ‘외상이 신혼방 보증금’, ‘화상 수술비’, ‘동생들 빚잔치’라고 하나씩 써 내려가며 어렵게 받게 된 진단비를 자신의 치료비가 아닌 가족들을 위해 쓸 것을 결심해 심금을 울렸다.
이후 이혼하기 위해 법원에서 아내 간분실(신동미)을 만난 풍상은 그녀에게 3000만 원을 건네며 “더 못 줘서 미안하다”고 말했다. 풍상의 상황을 알지 못하는 분실은 그동안 결혼 생활에서의 한풀이를 쏟아냈다.
이에 풍상은 “당신한테 짐만 주고 간다. 그게 젤로 맘 아퍼”라며 미안한 마음을 드러냈고 분실은 “누가 들으면 이혼이 아니라 죽으러 가는 줄 알겠다”며 찬바람을 풍겨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어 풍상에게 셋째 정상(전혜빈)이 찾아왔다. 두 손 무겁게 옥탑방을 찾은 정상은 “오빤 오빠 인생 없이 형제들한테 희생하고 살았지만 난 그런 그릇도 못 되고, 그러고 싶지도 않아. 지쳤어”라며 가족 탈퇴를 선언했다.
“알어 너 힘든 거”라는 풍상의 말에도 정상은 “이제 손 뗄래. 나도 살아야겠어. 오빠 힘든 거 알지만 돌아보지 않을래”라고 말했다. 정상의 속마음에 풍상은 애써 눈물을 참으며 “진작에 그만하라고 했어야 했는데 오빠가 미안하다. 돌아보지 말고 니 갈 길 가”라고 되레 사과해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이 가운데 진상과 화상의 사건사고는 계속됐다. 강제 집행으로 삶의 터전을 잃은 진상이 그 탓을 김미련(정동근)에게 돌리고, 칼을 들고 덮쳐 ‘살인 미수’로 긴급 수배된 것. 동생을 감옥으로 보낼 수 없던 풍상은 미련을 찾아가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려 사건을 무마했다.
호프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화상은 정신을 차리는 듯하다가 결국 엄마 노양심(이보희)이 소개한 영감을 만나 “오퐈~”라 부르며 “원하는 건 다 해주실거에요?”라고 말하는 모습을 보여줘 보는 이들의 뒷목을 잡게 했다.
또 외상은 조영필(기은세)을 찾아가 한심란(천이슬)에 대해 설명하고 이별을 고했다. 하지만 영필이 다시 한번 외상의 진심을 받아 주면서 두 사람의 관계가 회복됐다. 다만 심란이 풍상네 옥탑방에 찾아와 눌러앉으면서 향후 세 사람의 관계가 어떻게 흘러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마지막으로 정상이 남편 강열한(최성재)의 진료실에서 우연히 풍상의 간 차트를 목격했다. “형님이 하도 간곡하게 부탁하셔서” 말하지 못했다는 열한의 설명에 정상은 “그래도 나한텐 해야지 나 의사야”라며 주차장으로 뛰쳐나갔다.
정상은 풍상에게 가기 위해 자동차 문을 열어보지만 부들거리는 손 탓에 쉽지 않았다. 뒤따라온 열한은 “지금 운전 못 해”라며 그녀를 말렸다. 그 순간 눈물이 터진 정상은 “오빠한테 갈래. 오빠 만나러 갈래”라고 소리치며 오열했다.
정상은 어쩔 줄 몰라 하며 “내가 왜 그 눈치를 몰랐나 몰라. 오빠 혼자 얼마나 힘들었을까. 난 그것도 모르고. 어떡해 어떡해 울 오빠 불쌍해서 어떡해. 오빠 어떡해. 울 오빠 어떡해”라며 눈물을 쏟았다.
정상의 오열과 함께 한강 다리에 오른 풍상의 위태로운 모습이 그려졌다. 다리 아래를 깊숙하게 내려보는 그의 모습에서 다시 그가 건강을 되찾고 가족들과 행복하게 살 수 있길 바라는 시청자들의 응원이 쏟아졌다.
시청자들의 응원 속 시청률 또한 두 자릿수를 돌파했다. 14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방송된 ‘왜그래 풍상씨’는 전국 기준 21회가 9%, 22회가 11%를 기록했다.
'왜그래 풍상씨' 21-22회를 본 시청자들은 “풍상아 힘내라! 나도 너와 같은 삶을 살고 있다. 우리 힘내고 살자", “오늘 풍상이도 울고 정상이도 울고 나도 울고ㅠㅠ”, “분실이 너무 안타깝다..그래도 풍상이랑 잘 됐으면 ㅠㅠ”, “동생들이 하루 빨리 알고 풍상이를 챙겨주면 좋겠네요”, “정상이 울 때 나도 코 끝이 찡~” 등의 호평을 쏟아냈다.
한편, '왜그래 풍상씨'는 오늘(14일) 목요일 밤 10시 23-24회가 방송된다.
이덕행 기자 dh.le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