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경기답게 박빙의 승부를 보였던 월드 시리즈 1,2차전, 그러나 두 경기 모두 승리팀은 시카고 화이트삭스였다. 2연승으로 초반 상승세를 완전하게 가져간 화이트삭스의 연승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전 타자들의 끈끈한 집중력을 보이는 팀 칼라
1차전에는 이구치를 제외한 8명의 타자가 안타를 쳤고, 2차전에는 전원 안타라는 활발한 타력을 보여준 화이트삭스의 공격력은 놀랍다. 초반부터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끈질김으로 상대 투수를 괴롭히며 작은 야구의 힘을 보여주더니 고비때마다 한방으로 상대팀의 기세를 한 순간 눌러버린다.
1번 포세드닉은 끝내기 홈런으로 팀승리에 기여했고, 2번 이구치는 7회 볼넷으로 진루하며 만루 홈런으로 이어지는 데 발판을 만들었다. 중심 타자인 저메인 다이가 1차전에 선제 홈런, 2차전 역시 날카로운 방망이를 보였고, 코너코는 2차전 만루 홈런으로 중심 타선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화이트삭스의 가장 큰 장점은 하위타선의 힘이다. 1차전에서 로원드- 피어진스키 – 조 크리디- 후안 유리베로 이어지는 6,7,8,9번의 3타점의 활약에 이어 2차전에서도 1-0으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은 역전 2타점을 일구며 상대 투수들에게 쉴 틈을 안주는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조 크리디의 환상적인 수비
결승 홈런으로 1차전 영웅으로 등극했던 조 크리디는 공포의 방망이뿐 아니라 호 수비로 팀 승리에 공헌하고 있다. 1차전에 이어 2차전에서도 그의 화려한 수비는 몇 차례의 안타성 타구를 잡아주며 휴스톤 공격의 맥을 끊었고, 탄탄한 내야진의 안정감은 화이트삭스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고 있다.
행운은 우리편이다!
주심의 오심을 발판으로 득점에 연결시키는 능력이 탁월했던 화이트삭스는 월드 시리즈 마저 오심으로 이어진 찬스에서 역전포로 행운으로 이끌었다.
2차전 7회말 2사 1,2루 상황에서 저메인 다이의 파울성 타구를 주심은 몸에 맞는 볼로 판정했고, 다음 타자인 폴 코너코는 만루홈런으로 화답했다. 정확한 판단을 내렸다면 이날 경기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전개 되었을 지도 모르지만 결국 만루에서 극적인 홈런포로 연결시킨 화이트삭스의 집중력에 박수를 보낼 수 밖에 없었다.
막강한 불펜진
마무리 바비 젠크스가 9회초에 동점타를 내주며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화이트삭스의 불펜진은 휴스톤에 비해 안정감이 돋보였다. 선발진들의 완투 행진으로 싱싱한 어깨를 자랑하고 있는 클리프 폴리트, 닐 코츠, 바비 젠크스로 이어지는 계투 라인은 포스트 시즌 내내 등판으로 지쳐있는 댄 휠러, 채드 퀄스, 브래드 릿지로 이어지는 계투라인에 비해 살아있는 구위를 선보이고 있다.
2연승을 먼저 가져간 팀의 우승확률이 무려 78%이라는 통계치에 비추어 볼 때 화이트삭스가 지금까지 보여준 탄탄한 조합을 원정 경기에서도 계속 보일 수 있다면 가을 축제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하지만 창단 첫 우승을 바라보는 휴스톤 역시 매 경기마다 힘들게 싸우며 올라왔기에 여기서 쉽게 물러설 수는 없다.
2000년 양키스, 2001년 애리조나, 2002년 LA에인절스, 2003년 플로리다. 그리고 2004년 월드 시리즈 보스톤과 세인트루이스전에서 NL 리그 챔피언 세인트루이스가 제대로 힘 한번 써보지도 못하고 4연패로 주저앉으면서 2000년 이후 양 리그가 한 해씩 서로 주고 받으며 월드 시리즈 우승을 가져갔다.
2005년에는 지난 해에 이어 연속으로 아메리칸 리그에서 최고의 팀이 탄생될 것인지 아니면 공 수 모든 면에 단단함을 보이는 화이트삭스를 상대로 홈으로 돌아온 휴스톤이 원정 2연패의 충격에서 벗어나서 NL 리그의 자존심을 살려줄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