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하네스 조 본프레레 전 축구대표팀 감독과 대한축구협회가 2라운드에 돌입했다. 본프레레 전 감독이 대표팀 감독직에서 물러난 뒤 벌써 두 번째다.
본프레레 전 감독은 14일, 네덜란드의 '풋발인터내셔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한국팀을 최고 수준으로 만들었지만 기술위원회는 항상 경기 2주 전에 선발 명단을 제출할 것을 요구하고 그들이 원치 않는 선수를 제외하는 등 나를 도와주기는커녕 계속 곤경에 빠뜨렸다." 라고 말하며 축구협회를 또다시 비난하고 나섰다.
또, 본프레레 전 감독은 "독일과의 친선경기를 앞두고 정몽준 축구협회장이 만나고 싶다고 해 갔더니 그는 내가 작성한 명단을 갖고 와서 '감독, 이 공격수는 좋지 않아(Coach, this striker is not good)'라고 말하면서 특정 선수를 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때 난 탁자를 치면서 '빌어먹을(Go to hell)'이라고 소리쳤다." 라고 말하며 독설을 퍼부었다.
본프레레와 축구협회의 진실게임?
본프레레 전 감독의 이러한 인터뷰 내용이 보도되면서 축구협회는 곤경에 빠졌다. 아드보카트 신임 감독이 좋은 모습을 보여 그동안 좋지 않았던 여론을 어느 정도 진정시켰는 데, 전임 감독의 발언에 잠잠해졌던 여론이 비난의 화살을 또다시 축구협회로 쏟아대고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지난해 12월 열렸던 독일전을 앞두고 정몽준 축구협회 회장이 대표팀 엔트리 구성에 개입했다는 내용이 알려지면서 더욱 난처한 입장에 빠졌다.
이에 축구협회는 일단 사실을 부인하고 나섰다. 축구협회의 관계자는 "평소 본프레레 감독이 이회택 위원장을 체어맨(Vorzetter)이라고 불렀으며, 정회장은 현재까지 선수발탁에 관여한 적이 없다. 라고 밝히며 본프레레 감독이 언급한 'Bond Vorzetter(체어맨)'은 이회택 기술위원장을 지칭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정몽준 회장은 12월15일 FIFA 집행위원회 참석차 출국했다가 19일 오후 3시에야 한국에 도착해, 바로 부산으로 이동했기 때문에 본프레레 감독과 만날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다."라고 밝히며 본프레레 전 감독이 밝힌 접촉설은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다.
사임 직후에도 마찰 빚었던 본프레레와 축구협회
지난 8월 23일 사임한 본프레레 대표팀 감독은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 "지난 2002년 월드컵 때의 4강 신화와 자신을 언론이 자주 비교했다, 경기 결과만을 중시하는 여론 때문에 더 이상 감독직을 이어갈 수 없었다."라고 밝히며 축구협회를 비롯한 팬과 언론에 강한 불만을 나타냈었다.
그리고 출국에 앞서서도 축구협회에 쌓였던 불만을 터트리며 비난했었다. 본프레레 전 감독은 "축구협회는 오래전부터 나를 신뢰하지 않았고 나는 재임기간 중 철저하게 혼자였다."라고 말했다.
또, "컴퓨터를 이용한 경기분석을 여러 번 시도했지만 기술위원회는 이를 반기지 않았다고 밝혔다. 심지어 지난 동아시아대회 때는 기술위원회가 4년이나 지난 중국팀 분석 테이프를 준 적도 있었다."라고 밝히면서 자신을 도와주지 않았던 축구협회에 떠나면서까지 독설을 퍼부었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축구협회의 해명은 달랐다. 협회는, "깊이 있는 자료에 본프레레 감독이 고마워하기까지 해놓고 협조를 하지 않았다는 건 말이 안된다."고 반박했고, 축구협회 관계자는 컴퓨터 분석과 관련해서도 “오히려 본프레레 전 감독이 컴퓨터에 익숙하지 못해 대부분 페이퍼로 자료를 준비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밝혔었다.
결국, 떠나는 마당까지 서로 비난하고 믿지 못했던 관계가 끝을 맺지 못하고 계속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더군다나 이번에는 협회에서 선수 선발에 개입했다는 폭로까지 곁들여지면서 더욱 큰 싸움으로 번저버렸다.
본프레레 전 감독의 발언이 사실이든 아니면, 전달되는 과정에서의 오류가 있었든 이러한 케케묵은 이야기들이 이렇게 불거져 나온다는 것에 본프레레 전 감독과 축구협회 모두에게 문제가 있다.
이러한 이야기들을 지금에 와서야 폭로랍시고 밝히는 본프레레 전 감독이나, 항상 깔끔한 뒷마무리를 하지 못하고 개운치 못한 뒷맛을 남기는 축구협회나 크게 다르지 않다. 이들은 깨어나려는 한국축구에 다시 찬물을 끼얹었고, 한국축구를 응원하는 팬들에게 또다시 실망을 안겨준 꼴이 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