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6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SK의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한화가 선발 송진우의 6이닝 3실점 호투와 고비때마다 터진 브리또-신경현-이범호의 홈런 세방을 앞세워 SK에 6:5로 신승했다.
이로써 난적 SK를 3승2패로 힘겹게 따돌린 한화는 1999년 이후 6년만에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게 됐고, 오는 8일(토)부터 한국시리즈 진출권을 놓고 2위 두산과 플레이오프를 치르게 됐다.
반면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LG에게 패해 3위로 떨어진 SK는 결국 객관적 전력의 우세에도 불구하고 한화에게 아쉽게 무릎을 꿇었다.
투수들의 호투와 홈런으로 승리한 한화
모처럼 '한화다운' 화끈한 홈런포와 투수들의 호투가 어우러진 경기였다. 우선 마운드에선 지난 2차전 패전투수(3.1이닝 5실점)을 기록했던 '회장님' 송진우의 호투가 빛났다.
오늘경기에선 6이닝 동안 9안타를 허용했지만, 결정적인 위기에서 삼진 8개와 병살타 두개를 유도하는 빼어난 위기관리능력을 앞세워 포스트시즌 사상 ' 최고령 승리투수 기록(39세 7개월 20일)'을 새롭게 수립했다. 종전기록은 지난 2002년 LG용병이었던 만자니오가 한국시리즈에서 세운 39세 18일.
타선 역시 모처럼 홈런으로 투수들의 어깨를 가볍게했다. 1회말 선두 조원우의 안타와 볼넷 두개를 엮어 2사 만루에서 터진 이도형의 우전안타로 1점을 먼저 선취했다. 하지만, 2루주자 데이비스가 홈을 파고들다 홈에서 아웃된 것이 아쉬웠다.
2회말에는 7번 브리또가 SK선발 채병룡을 상대로 좌월 솔로홈런, 8번 신경현이 바뀐투수 위재영을 상대로 좌월 랑데뷰 홈런으로 2점을 추가 3:0으로 달아났다.
SK의 매서운 반격. 하지만...
오늘 패하게되면 내일이 없는 SK의 반격 역시 매서웠다. 3회초 안타와 볼넷으로 만든 2사 1-3루 상황에서 3번 이진영의 우전 적시타와 4번 김재현의 중전 적시타로 단숨에 2점을 쫓아갔다. 하지만, 김재현의 적시타때 3루를 향하던 이진영이 아웃되며 추격의 흐름이 끊겼다.
또 무사에 이호준의 2루타로 만든 무사 2루에서 박경완의 우전 적시타로 3:3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했으나 이번에는 박경완이 무리하게 2루까지 뛰다가 2루에서 아웃되며 아쉬움을 남겼다.
수비와 홈런으로 무너진 SK
이러한 분위기속에 4회말 한화에게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 SK는 2사 2루에서 한화 9번 한상훈의 평범한 내야땅볼을 유격수 김민재가 더듬으며 위기를 좌초하였고 조원우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아 실점하였다.
한화는 5회말 2사 1루 상황에서 6번 이범호가 SK 세번째 투수 정대현의 초구를 통타 우월 투런홈런을 작렬하며 6:3로 달아났다.
6이닝 3실점으로 호투한 송진우가 승리투수가 됐고, 준플레이오프 5경기에 모두 출장한 SK위재영이 3이닝 동안 2실점(1자책)으로 패전을 기록했다.
수비와 병살타로 갈린 양 팀의 운명
분명 두팀 모두 최선을 다한 경기였다. 하지만, 수비의 집중력에서 앞섰던 한화가 호수비에 이은 병살타로 위기를 넘어간 반면, SK는 3:3 동점에서 나온 김민재의 뼈아픈 실책으로 결승점을 허용하며 '우승 꿈'을 접아야했다.
한화의 경우 2루수 한상훈이 한참 SK가 추격의 고삐를 당기던 5회초 1사 1-2루에서 이진영의 잘맞은 타구를 4-6-3으로 이어지는 병살로 연결시키며 SK의 흐름을 끊었고, 6회초 역시 무사 1루에서 이호준의 3루 강습타구를 이범호가 5-4-3으로 이어지는 병살로 잡아내며 위기를 넘겼다.
반면 SK는 4회말 2사 2루에서 9번 한상훈의 평범한 땅볼타구를 유격수 김민재가 더듬으며 타자주자를 살려준 것이 결국 조원우에게 결승타를 허용한 빌미가 되었다. 준플레이오프 5경기에 모두 출전하며 벤치의 신뢰를 받던 '백전노장' 위재영 역시 어이없는 실책앞에선 그저 나약한 투수일 수 밖에 없었다.
아무튼 종전 3전 2선승제에서 처음으로 5전 3선승제로 치뤄진 준플레이오프는 양 팀 선수들의 '부상 투혼'과 거듭된 명승부로 야구의 불모지라 여겨지던 대전구장에 이틀 연속 만원구장을 불러오는 등 다시금 야구열기를 재점화할 수 있는 '도화선' 역할을 한 것으로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