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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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의 명수' 서울, 각본 없는 드라마를 부탁해

기사입력 2009.09.28 22:24 / 기사수정 2009.09.28 22:24

정재훈 기자



[엑스포츠뉴스=정재훈 기자] 1차전에서 아쉬운 패배가 FC 서울의 역전 본능을 깨웠을까? 중동 텃세에 울었던 FC 서울의 반격이 시작된다.

서울은 지난 23일 AFC 챔피언스리그 8강전 카타르 움살랄과의 원정 1차전에서 정조국이 2골에 먼저 성공하며 2-0으로 앞서 나갔지만 후반에만 내리 3골을 실점하며 2-3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게다가 안태은의 중거리슛이 골라인을 확실히 넘어갔지만 심판은 득점으로 인정하지 않으며 중동 텃세를 실감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 2-1로 앞서있던 서울은 골이 인정되었다면 분위기상 어이없는 역전패는 당하지 않았을 것이기에 그 아쉬움은 더욱 컸다. 그러나 서울은 마음을 다잡고 복수의 칼을 갈고 있다. 비록 아쉬운 역전패를 당했지만 서울의 4강 진출 가능성은 여전히 긍정적이다.

분위기 반전 성공

서울은 지난 주말 대전과의 경기에서 3-0으로 완승을 하고 잠시 전북에 내줬던 선두자리를 탈환하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득점력이 폭발했다는 것이다.

'페트리어트' 정조국이 2골을 터트리며 지난 움살랄전을 포함해 2경기에서 4골을 몰아치는 물오른 득점력을 과시했고 교체로 들어간 이상협은 환상적인 발리슛으로 발끝 감각을 조율했다. 기성용은 팀의 중심으로 변함없는 활약을 보이고 있고 데얀은 항시 날카로운 발톱을 숨기고 있다.

귀중한 원정 골

서울의 4강행이 더욱 희망적인 것은 바로 귀중한 원정 골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원정골의 중요성은 아무리 설명해도 지나치지 않다. 원정에서 얻은 값진 2골은 안방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 1-0 혹은 2-1로 승리를 거둔다 해도 서울의 4강행을 의미한다. 물론, 2골 차 이상의 승리를 거둔다면 당연히 4강에 진출한다.

움살랄이 무승부를 노리며 수비에 중점을 둘 것으로 예상하지만 이른 시간에 첫 골을 터트린다면 움살랄도 수비만 할 수 없기 때문에 공격적으로 나올 것이다. 그렇다면, 수비는 엷어질 것이고 최근 서울의 공격력을 고려했을 때 수비가 불안한 움살랄을 요리하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움살랄은 한 골을 실점하면 반드시 공격을 해야만 하는 입장이기에 그만큼 원정에서의 2골은 큰 값어치가 있다.

안방 호랑이

2차전이 안방인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것도 4강행 가능성을 더욱 높여준다. 최근 몇 년간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2차전을 홈에서 펼치는 팀이 다음 라운드에 진출할 확률이 더 높다는 통계를 발표했다. 이렇듯 홈 앤드 어웨이 녹아웃 제도에서 2차전을 홈에서 한다는 것은 설명할 필요도 없이 큰 이점이다.

게다가 서울은 홈에서 유난히 강한 안방 호랑이다. 서울은 올 시즌 19번의 홈경기에서 13승3무3패(맨유전 제외)를 기록하며 홈에서는 막강함을 과시하고 있고 최근 10번의 홈경기에서는 8승1무1패로 승률이 무려 80%에 이른다.

드라마 본능

서울은 조별예선과 16강전에서 모두 탈락 직전까지 몰렸다가 막판에 뚝심을 발휘하며 기적을 일궈내는 인기 드라마 작가도 멋쩍게 하는 감동의 드라마 본능이 있다.

서울은 조별예선 5차전까지 2승1무2패를 기록하며 탈락 직전까지 몰렸지만 6차전 감바 오사카와의 경기에서 후반 45분 김한윤의 극적인 결승골로 16강 진출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승리를 거뒀지만 산둥 루넝이 스리위자야에 승리를 거둔다면 16강 진출은 물거품이 되는 상황이었기에 서울은 맘껏 승리의 기쁨을 누리지 못했다. 최약체로 꼽혔던 스리위자야가 산둥 루넝에 승리를 거두기란 쉽지 않아 보였기 때문이고 전반까지 산둥 루넝이 스리위자야에 2-0으로 앞서며 희망이 사라지는 듯했다.

그러나 기적은 거짓말처럼 다시 한 번 이루어졌다. 스리위자야는 놀랍게도 후반에만 4골을 폭격하며 산둥 루넝을 4-2로 격파했고 서울의 16강 진출에 최고 도우미가 되었고 그제야 서울은 마음껏 기뻐했다.

극적으로 16강에 진출한 서울은 다시 한 번 드라마를 찍었다. 조 2위로 진출했기 때문에 서울은 단판 승부인 16강전을 원정 경기로 펼쳐야만 했고 상대팀은 가시마 앤틀러스였다. J-리그 최강으로 꼽히는 팀을 그것도 원정경기였기 때문에 매우 어려운 경기가 예상되었다.

역시 예상대로 서울은 선제골을 내주며 힘겨운 경기를 이어나갔다. 그러나 서울은 1-2로 뒤지던 후반 31분 기성용이 그림 같은 프리킥으로 승부를 승부차기까지 끌고 갔고 승부차기 끝에 승리를 거두며 기적적으로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서울은 이보다 훨씬 어려운 상황을 헤치고 이겨내 왔다. 오히려 어이없는 오심과 중동 텃세에 이은 패배는 서울 드라마의 좋은 양념이 된듯하다. 서울이 움살랄을 격파하고 드라마를 해피엔딩으로 이뤄낼지 두고 보자. 


[관련 기사] ▶ '페트리어트' 정조국, 움살랄 방패 뚫을 서울의 열쇠

[사진='서울은 과연 4강의 기적을 연출할 수 있을까'ⓒ엑스포츠뉴스 김현덕 기자]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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