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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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쌍용'이 가도 '투고'가 있다

기사입력 2009.09.28 13:41 / 기사수정 2009.09.28 13:41

전성호 기자

[엑스포츠뉴스=서울월드컵경기장, 전성호 기자] '우리에겐 쌍용이 가도 투고가 있다!'

불과 3년 전만 해도 가능성 많은 어린 유망주에 불과했던 '쌍용' 이청용과 기성용은 2007년 당시 세뇰 귀네슈 FC서울 감독의 부임 이후 단숨에 주전으로 도약하며 자신들의 잠재력을 현실화할 기회를 잡았다. 이들은 지난해 소속팀 서울을 K-리그 준우승과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로 이끌었고, 올 시즌에는 대표팀에서도 맹활약하며 7회 연속 월드컵 진출 성공에 기여해 이제는 당당히 대한민국 축구의 중심에 서게 되었다.

결국, 실력과 잠재성을 인정받은 이청용은 이번 여름 이적 시장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볼턴 원더러스로 이적했고, 기성용 역시 내년 1월 겨울 이적 시장을 통해 스코틀랜드 명문 셀틱FC로의 이적이 확정된 상태다.

물론 서울팬들로선 이청용과 기성용의 해외진출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았다. 명실상부 K-리그 최강 전력을 자랑하는 서울 전력의 중심에 섰던 '쌍용'의 이적이 당장 치열한 선두경쟁이 벌어지는 정규리그는 물론 클럽 사상 최초로 정상 등극에 도전하는 AFC 챔피언스리그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특히 기성용마저 이적하는 다음 시즌에 대해선 지난 시즌 우승 뒤 핵심전력이 모두 이탈하며 올 시즌 부진의 늪에 빠졌던 '라이벌' 수원 삼성의 모습을 떠올리며 불안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서울팬들의 이런 걱정은 어쩌면 '유망주의 천국'이라 불릴 정도로 젊고 재능있는 선수가 넘치는 서울에 어울리지 않았나 보다. '쌍용'의 이적이 확정된 뒤 최근 서울의 핵심 전력으로 떠오르기 시작한 '투고' 고명진-고요한이 있기 때문이다. 

'쌍용'과 함께 서울 유소년 시스템에서 성장한 고요한과 고명진이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피스컵 코리아 2009 8강 1차전이었다. 당시 경기는 0-0으로 아쉽게 비겼지만 '쌍용'을 대신해 출격했던 '투고'가 개인기와 스피드를 앞세워 인천의 중원과 수비를 농락하며 종횡무진 활약했기 때문이다.

이후 이청용이 이적하면서 고요한과 고명진의 출장 기회는 점점 늘어났고, 데뷔 이래 가장 많은 출장 기회를 확보하고 있다. 이들은 전북 현대와의 리그 1위를 건 맞대결과 움살랄(카타르)과의 ACL 8강 1차전에서도 선발 출장해 좋은 활약을 보이며 합격점을 받았다.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서울과 대전 시티즌의 2009 K-리그 25라운드 경기는 '투고'가 자신들의 존재 가치를 충분히 입증해 보인 한판이었다.

이날 경기에서 각각 왼쪽과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선발 출장한 고명진과 고요한은 비록 득점이나 도움을 기록하진 못했지만 서울의 측면 공격의 첨병으로 나서며 팀의 3-0 대승에 기여했다.


특히 빠른 스피드를 이용한 고요한의 직선 돌파나 역습 상황에서 유연한 움직임으로 왼쪽에서 오른쪽을 파고들어가는 고명진의 대각선 움직임은 대전 수비진을 혼란에 빠뜨리기에 충분했다. 이들의 활약으로 엷어진 대전의 중앙 지역을 데얀, 정조국, 기성용 등이 마음껏 공략하며 서울 공격을 날카롭게 만들었다.

고요한과 고명진의 장점은 측면뿐 중앙 미드필더로도 출장이 가능할 정도로 다재다능하다는 점이다. 비록 신장은 작지만 빼어난 스피드를 자랑하고 양 측면에서 모두 뛸 수 있는 고요한은 풍부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중앙 미드필더도 소화해 낼 수 있다. 고명진 역시 기성용이 이적한 이후 그를 대신해 중원의 리더로서 성장할 충분한 가능성이 있는 자원이다.
 
귀네슈 감독 역시 올 시즌 개막전 기자회견이나 라이벌 수원전을 앞둔 인터뷰 등 올 시즌 중요한 길목 때마다 고요한과 고명진에 대해 "이제 잠재력을 폭발시킬 때가 왔다", "뭔가를 보여줄 때가 됐다."라며 이들의 활약을 독려했다.

2007년의 기성용, 이청용, 이상협, 2008년의 이승렬, 김호준 등을 중용하며 서울을 젊고 능력있는 팀으로 탈바꿈시켰던 귀네슈 감독. 그리고 귀네슈 감독의 '2009년의 선택' 고요한과 고명진은 서울의 K-리그와 AFC 챔피언스리그 동시 재패란 목표를 향해 서서히 그들의 잠재력을 터뜨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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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서울의 '투고' 고명진(위), 고요한(아래 오른쪽) (C) 엑스포츠뉴스 남지현 기자, 강창우 기자]



전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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