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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의 새로운 '악동' 아데바요르가 뜬다

기사입력 2009.09.13 11:01 / 기사수정 2009.09.13 11:01

조형근 기자



[엑스포츠뉴스=조형근 기자] EPL 5R '빅뱅' 중 하나였던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 시티)와 아스널의 경기는 맨 시티가 자신들의 홈 구장인 시티 오브 맨체스터 스타디움에서 아스널을 맞아들여 4-2로 완파하며 경기장을 찾아준 홈 팬들에게 승리의 기쁨을 안겨주며, 이번 시즌의 맨 시티가 뭔가 일을 낼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을 심어주었다.

맨 시티의 이번 승리는 '빅4'와의 대결에서 완승을 하며, 그것도 화끈한 화력을 자랑하는 아스널을 상대로 거둔 것이다. 그간의 3연승이 약팀과의 경기였기 때문에 맨 시티의 경기력에 대해 검증이 필요하다는 언론의 목소리를 불식시키는 것이었기에 더욱 값진 승리였다. 물론 시즌은 아직도 5R밖에 흐르지 않았지만 이대로라면 분명 맨 시티의 상승세가 쉽게 꺼질 것 같지는 않다.

무엇보다도 12일 경기에서 가장 볼 만했던 것은 불과 지난 시즌만 해도 아스널의 유니폼을 입고 선수 생활을 했던 에마뉴엘 아데바요르의 행동이었다. 아데바요르의 옛 동료였던 아스널의 공격수 반 페르시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아데바요르에 대한 실망감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아데바요르는 71분경 볼을 소유하고 있던 자신에게 태클을 시도한 반 페르시의 얼굴을 향해 충분히 피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축구화로 얼굴을 긁어내렸다. 아르센 벵거 감독은 놀라 자리에서 뛰쳐나왔으며, 반 페르시의 얼굴엔 피가 흘러내렸다. 아데바요르는 볼을 노렸을 뿐이라지만 그것이 볼을 노리기 위한 행동이라기엔 문제가 있어 보였다.

그의 행동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80분경 맨 시티의 세 번째 골을 멋진 헤딩으로 성공시킨 아데바요르는 골을 넣은 직후 마치 우사인 볼트가 강림한 것처럼 어딘가로 미칠 듯이 달려간 후에 잔디에 미끄러지며 무릎 세리머니를 했고 그 장소는 바로 아스널 서포터들이 있는 곳이었다. 골을 넣고 반대편 골문까지 달려가 기어이 아스널 팬들을 도발한 그에게 심판은 경고를 내렸다.

요즘 들어 축구판에는 이런 '악동', 또는 '악마' 같은 이미지를 가진 선수가 잘 떠오르지 않는데 과거 불같은 성격으로 그라운드를 지배했던 맨유의 로이 킨, 뮌헨의 슈테판 에펜베르그, 그리고 세리에A의 시니사 미하일로비치와 같은 '악인'의 이미지가 쉽게 떠오르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그나마 맨유의 웨인 루니정도가 '악동'의 이미지로 쉽게 떠오를 만하다.

현재 축구계엔 이런 선수들이 필요하며 그들이 있어야 볼거리가 늘어난다. 모두가 이적시에 쿨하게 헤어지고 전 소속팀에 대한 아무런 감정도 없이 페어플레이로 임한다면 축구의 재미는 지금보다 떨어질 수도 있다. 지금처럼 아데바요르가 친정팀에 비수를 꽂고 아스널 팬들을 향해 달려가 도발하는 모습에 맨 시티의 팬들은 그에게 찬사를 보내고 아스널 팬들은 비난을 보냈을 것이며 보통 사람들은 웃음이 터져나오기도 했을 것이다.

물론 아데바요르가 아스널전에서 보인 행동이 결코 옳다거나 잘했다는 말을 하고 싶지는 않으며 그의 행동은 분명 과한 점이 있었다. 하지만, 축구도 결국 인간이 하는 운동이니만큼 이렇게 상대방을 자극할 수 있는 악동의 존재도 필요악의 존재라고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그로 인해 우리는 맨 시티의 테베즈가 이제 맨유 서포터즈를 상대로 어떤 행동을 할지 벌써 기대감에 부풀어올라 있기 때문이다.

'악인'이 되었지만 아데바요르의 실력은 의심의 여지없이 최고다. 4경기 4골, 그중 2골은 1-0 승리를 두번이나 만들어내며 맨 시티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과연 '악인' 아데바요르가 앞으로도 맨 시티를 이끌고 정점에 오를 수 있을지, 그리고 또 그가 그라운드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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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그라운드의 새로운 '악인' 에마뉴엘 아데바요르ⓒ맨 시티 공식 홈페이지]



조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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