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9.02 10:36 / 기사수정 2009.09.02 10:36
[엑스포츠뉴스] [풋볼코리아닷컴=최영민] 우리나라 영화에서 축구를 소재로 한 영화는 무엇이 있을까?
2008년 초 불었던 ‘우생순’ 열풍, 최근 개봉한 영화 '국가대표'의 흥행. 요즘 한국 영화계를 들썩이게 하는 소재는 단연 스포츠다. 스포츠라는 소재는 감동과 재미, 그리고 교훈까지 모두 담을 수 있어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에게는 매력적인 소재이다.
그렇다면 축구를 소재로 한 한국영화는 무엇이 있었을까? 외국에서 만든 ‘골’ 시리즈나 ‘레알’ 등 잘 알려진 축구영화가 있지만 우리나라에도 축구를 소재로 한 영화가 있다. 배우 차인표, 박영규, 신애 등이 출연했고 박항서 전남 드래곤즈 감독이 축구 감수를 맡았던 ‘보리울의 여름’과, 유엔 인권위원회가 전 세계 교도소간의 축구대회를 열어 화합과 평화를 도모하려 한다는 전재를 두고 축구를 통해 재소자들이 희망을 찾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배우 정진영, 조재현 주연의 ‘교도소 월드컵’이라는 영화가 대표적이다. 우리나라 영화 중 축구를 소재로 한 영화로 좋은 평가를 받았던 이 두 영화를 다시 한번 살펴보자.
◆ 보리울 성당 고아원과 마을 아이들 VS 읍내 초등학교 축구부의 대결… 보리울의 여름
= 영화 ‘보리울의 여름’은 한적한 시골 마을인 보리울의 새로운 성당 주임신부로 오게 된 김신부(차인표)가 성당 고아원 아이들에게 축구를 지도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 보리울이라는 동네에는 두 부류의 아이들 세계가 존재하는데, 하나는 성당 고아원의 아이들이고 또 하나는 마을의 아이들이다. 아직 꾸밈 없는 아이들이기에 자신의 생각을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아 이들 두 집단의 아이들은 사이가 좋지 않다.
성당 아이들과는 또 다르게 평소 읍내 초등학교 축구부 아이들과 앙숙이었던 보리울 마을 아이들. 읍내에 가서 열렸던 경기에서 대패를 하고 난 뒤, 평소 마을에서 축구지식에 해박하던 우남스님(박영규)에게 축구를 가르쳐 달라고 부탁한다. 출가한지 6년여 밖에 되지 않은 우남스님이 속세에서 낳은 아들 형우도 서울에서 방학을 맞아 여름에 보리울로 오면서 마을 아이들과 함께 어울려 축구로 아버지와의 어색한 관계도 풀어내며 마을 아이들과도 친해진다.
마을 아이들의 골목대장인 동숙이 여자 아이라고 무시하던 성당 아이들과 한판 축구대결을 벌인 마을 아이들. 하지만 동숙을 주축으로 한 마을아이들의 대승으로 성당 아이들은 잔뜩 풀이 죽었다. 하지만 김신부와 원장수녀, 바실라 수녀가 합심해 아이들에게 축구공을 선물하며 용기를 심어주고는 김신부가 직접 축구감독이 되어 아이들을 지도한다. 이로써 성당 아이들과 마을 아이들, 더 나아가 천주교와 불교라는 양 종교 간의 자존심을 건 대결이 시작된 것이다.
마을 아이들과 성당 아이들의 대결이 있던 날. 수중전으로 열렸던 이들 두 팀의 경기는 무승부로 끝을 맺고, 결국에 이들 두 집단의 아이들은 친구가 된다. 또한 김신부와 우남스님도 함께 우의를 다지게 된다. 영화 안에서 알게 모르게 내포되어 있던 종교 간의 갈등도 해소된 것이다. 서로 우정을 확인한 보리울의 아이들은 단일팀을 구성해 그동안 보리울에 치욕을 안겨줬던 마을 아이들을 이기기 위해 훈련에 들어간다.
보리울의 마을 어른들까지 총집합해 마을 잔치처럼 치러진 축구시합. 정식 교육을 받은 학교 축구부와 마을 아이들의 대결, 객관적으로 봐서는 읍내 아이들의 승리가 확실했다. 과연 보리울의 아이들은 읍내 초등학교 축구부 아이들을 누르고 그들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 축구라는 소재를 가지고 아이들의 꿈과 희망, 종교 간의 화합을 다룬 영화 ‘보리울의 여름’.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 마음이 따뜻해지는 영화를 찾는 사람에게 꼭 추천할만한 영화이다.
◆ 인천 유나이티드의 감동 스토리… 비상
= 영화 ‘비상’은 인기 배우들이 출연하는 그런 영화가 아니다. 시민구단 인천 유나이티드의 좌충우돌 K-리그 우승 도전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다. 장외룡 감독과 인천의 모든 선수들이 자신들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영화의 주연을 맡았다.
전용 훈련 구장이 없어 인천에서 2~3시간 거리에 있는 경기도 가평까지 전지훈련을 가야 하고, 홈경기 임에도 불구하고 상대팀의 인기 선수를 경기 홍보에 이용해야 하는, 스타 선수 하나 없는 시민구단 인천이 K-리그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2004년 3월 1일 창단 경기를 시작으로 인천 시민이 주인이 된 시민구단으로 K-리그에 발을 디딘 인천. 하지만 창단 후 첫 성적은 13개팀 중 12위. 꼴찌나 다름없는 성적. 하지만 2005년의 인천은 달라져 있었다. 장외룡 감독이 이끄는 ‘공포의 외룡구단’은 강팀들을 하나하나 물리치며 당시 전, 후기로 나누어 치러지던 K-리그에서 후기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 4강 플레이오프에서 부산 아이파크를 누르고 챔피언결정전까지 진출하게 된다.
이전까지만 해도 언론의 관심 대상에서 철저하게 멀어져 있던 인천이었지만 일순간 어느 팀 못지않은 뉴스 메이커로 자리 잡는다. 영화에서 인천의 주장 임중용은 “꼴찌였을 때는 거들떠도 안보다가 이제 와서 관심을 갖느냐.”면서 언론을 꼬집었다.
시즌을 치러오면서 열악한 환경에 부상 선수가 속출했고, 체력이 고갈돼 정작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해서는 이렇다할 활약을 보이지 못했던 인천. 비록 우승을 하지는 못했지만 그들이 보여줬던 ‘헝그리 정신’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영화 말미에 인천 선수들이 챔피언 결정전 이후 흘렸던 눈물은, 보는 이들의 가슴을 찡하게 만들었다. 진정한 축구팬이라면 꼭 한번쯤은 봐야하는 영화, 비상. K-리그를 사랑하는 팬, 그리고 K-리그가 어떤 리그인지 알고 싶은 축구팬이라면 필히 보아야 할 영화가 아닐까 싶다.
최영민(ymchoi@footballcorea.com) / 사진 제공 = 각 영화 배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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