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SK 와이번스의 '캡틴' 이재원이 한국시리즈 우승에 대한 소회를 전했다. 팀의 우승 트로피는 곧 주전 포수 이재원에 대한 훈장이기도 했다. 이재원은 이 공로를 팀원들에게 나눴다.
SK는 지난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포스트시즌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연장 13회 혈투 끝 5-4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시리즈 전적 4승2패를 만든 SK는 2010년 이후 8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시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한 해를 보냈던 이재원은 유망주로 꾸려진 11월 가고시마 마무리캠프 참석을 자청해 남들보다 일찍 시즌을 시작했다. 혹독하게 체중을 감량하는 등 철저한 준비에 나섰다. 당시 가고시마에서 임시 주장을 맡았던 이재원은 올 시즌을 앞두고 정식으로 1군 주장 완장을 달았다.
작년 자신의 문제점을 낮았던 자신감으로 꼽았던 이재원은 시즌을 앞두고 "모든 준비는 끝났다. 이제 하늘과 땅에 맡겨야 한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이 자신감은 이재원 개인, 그리고 SK 팀에 대한 자신감이기도 했다. "목표는 우승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던 이재원은 정규시즌 호성적으로 팀의 2위에 이바지했고, 한국시리즈 업셋 우승까지 일궈냈다.
통증을 감내하는,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무엇보다 이재원에게 포스트시즌에 대한 무게감은 주장, 그리고 주전 포수로서 남달랐을 터였다.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우승을 확정한 후 이재원은 "사실 잠을 잘 못 잤다. 아침 6시 반에 자서 11시 반에 일어났다. 도저히 잠을 잘 수가 없었다"면서 "이걸 누구에게 내색할 수도 없었다"고 얘기했다.
이 모든 피로를 잊게 하는 것이 바로 자신과 동료들이 '함께 일군' 우승이라는 열매였다. 이재원은 "우승 경험이 없고, 포수 경력이 많지 않기 때문에 내가 팀에 있음으로 강팀이 될 순 있어도 우승은 힘들다는 이야기를 주위에서 많이 들었다. 하지만 결과로 얘기했다"고 말했다. '나의 가치를 증명했다'고 자신을 내세우는 말이 아니었다. 이재원은 "내가 부족하더라도, 팀원들이 도와줬기 때문에 이룰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2018시즌을 성공적으로 마친 이재원은 이제 FA 자격을 얻는다. 거취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다만 우승 확정 후 축승회에서 단상에 오른 이재원은 이렇게 말했다. "제가 이 팀의 캡틴이라는 것이 정말 영광스럽습니다. 앞으로도 이 멋진 팀원들과 영원히 같이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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