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8.27 22:00 / 기사수정 2009.08.27 22:00
[엑스포츠뉴스=잠실,이동현 기자] 두 명의 주자가 하나의 베이스를 함께 밟고 있다면 어떻게 될까. 윷놀이에서는 두 개의 말을 업어 가면 그만이겠지만, 야구에서는 그럴 수가 없는 일이다.
27일 LG 트윈스와 히어로즈의 잠실 경기에서 보기 드문 장면이 발생해 눈길을 끌었다. 5-5 동점이던 히어로즈의 7회초 공격. 1사 후 브룸바가 좌전 안타로 출루하자 히어로즈 벤치는 즉각 대주자 정수성을 냈고, 정수성은 2루와 3루를 거푸 훔치며 감독의 기대에 완벽하게 부응했다.
강정호가 4구를 얻어 1사 1,3루. 이어 나온 8번 타자 강귀태는 초구에 번트를 시도했다. 스퀴즈 작전이 걸렸다면 3루에 있던 정수성은 홈으로 쇄도했어야 하지만 어쩐 일인지 그는 3루에서 홈으로 두어 걸음을 떼더니 그대로 멈춰 섰다.
이를 눈치챈 투수 경헌호는 3루수에게 공을 던져 정수성을 런다운 플레이에 묶는 것까지는 성공. 그러나 정수성은 빠른 발을 이용해 3루와 홈 사이를 오가며 '생명 연장'을 했고 1루 주자 강정호는 3루, 타자 주자 강귀태는 2루에 안착했다.
문제는 그 다음. 포수의 태그를 피해 3루쪽으로 '도망가던' 정수성은 이미 강정호가 점유하고 있는 3루의 반대쪽 귀퉁이를 밟고 멈춰서며 공을 갖고 뒤쫓던 김태군을 당황하게 했다. 김태군은 '에라 모르겠다'는 심정으로 강정호와 정수성을 차례로 태그한 뒤 심판의 처분을 기다렸고, 3루심을 맡은 원현식 심판원은 강정호의 아웃을 선언했다.
야구 규칙서에는 이와 같은 경우에 대비한 조항이 마련돼 있다. 야구 규칙 7.03에는 '두 주자가 같은 베이스를 차지할 수 없다. 인플레이 중에 두 주자가 같은 베이스에 닿고 있다면 점유권은 앞주자에게 있다'고 되어 있다.
규칙에 따라 '앞주자'인 정수성은 3루 점유에 대한 권리를 갖지만 '뒷주자'인 강정호는 3루를 먼저 밟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권리를 인정받지 못한다. 결과적으로는 똑같은 2사 2,3루가 됐지만 상대적으로 발이 빠른 정수성이 3루에 남게 되었으니 정수성의 재치있는 주루 플레이였던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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