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에서 열린 2006 독일월드컵 최종예선 A조 마지막 경기에서 한국은 사우디 아라비아에 0-1로 패하고 말았다. 이번 최종예선에서 3승1무2패를 기록한 한국은 사우디 아라비아에 이어 A조 2위를 기록하게 되었다.
사우디 아라비아와의 경기에서 한국은 전반 3분만에 알 안바르에게 헤딩골을 허용하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반격에 나선 한국은 7분 박주영의 크로스를 받은 백지훈이 위협적인 헤딩슛을 날렸으나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고 말았다.
상대팀의 개인기가 뛰어남으로 선수 개개인의 능력에 의한 플레이보다 선수들간의 조직적이고 유기적인 플레이를 통해 경기를 풀어나가야 했으나 경기초반 한국대표팀에서 그러한 모습을 찾아 볼 수 없었다.
전반 19분 한국은 안정환의 파워풀한 중거리 슛을 기점으로 공격력이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김진규(30분) , 안정환(30분) , 박주영(33분) 의 슛팅으로 사우디 아라비아의 골문을 위협했으나 득점에는 실패했다. 사우디 아라비아는 전반 로스타임 역습에 의한 중거리슛을 시도했을 뿐 선취골 이후 이렇다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후반전 역시 한국의 일방적인 페이스였다. 후반전 시작하자마자 안정환이 결정적인 찬스를 잡았으나, 오른발 인사이드 슛팅이 빗맞으면서 골문을 벗어났다. 후반 4분과 6분 차두리와 박주영의 날카로운 슛팅이 있었지만 역시 득점에는 실패했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듯 패스의 세기와 정확도가 떨어지던 차두리를 대신해 정경호가 후반 8분에 투입되면서 본 프레레 감독은 새로운 공격 루트를 시도해 보는 모습이었다. 후반 20분동안 사우디는 알 메샬등이 시도한 2번의 슛팅만 기록했을 뿐 일방적으로 한국이 하프게임을 펼쳤다.
경기가 점점 과열되어 가던 후반 29분 상대편 선수와의 헤딩경합중에 김동진 선수가 옐로카드를 받으며 경고 누적
로 퇴장당하고 만다. 0대1로 뒤진 한국은 수적열세에 놓이게 되면서 점점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이후 한국은 정경호의 강력한 슛팅과 박주영의 날카로운 발리슛으로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지만 득점에는 실패함으로써 지난 3월에 이어 또다시 사우디 아라비아에 패하고 말았다.
오늘 경기에서 한국은 슛팅수 16대8 유효슛팅 7대4의 우세한 경기를 했지만, 수비위주로 나온 사우디를 효과적으로 공략하지 못했다. 경기중 스코어상으로 끌려가는 상황에서 주도권을 쥐고 일방적 공격을 퍼부우면서도 득점에 성공하지 못해 기대이하의 결과를 보여준 모습은 그동안 한국 축구가 여러 세계대회에서 보여주었던 취약점이었다.
경기내용은 좋으면서도 골결정력의 부족으로 인해 결과가 나빴던 문제점을 해결 할 수 있는, 전술적인 대안을 본 프레레는 보여주지 못했다. 특히 지난 3월 사우디의 담맘에서 패했던 것과 또같은 패턴으로 패했다는것은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문제이다.
중동과 극동아시아의 자존심 싸움이라고 할 수 있는 한국과 사우디 아라비아와의 경기에서 두번 모두 졌다는 것과 열흘 전 일본전에 이어, 오늘 사우디 아라비아에게 마져 홈에서 패했다는 것은 아시아 축구의 맹주라고 자처하는 한국에겐 오점으로 남았다.
브라질은 지난 98월드컵에서 준우승을 이루었던 자갈로 감독을 경질했고 2002년 월드컵 지역예선에서 수차례 감독을바꾸어 나가며 , 팀을 재정비해 나간 결과 지난 2002년 월드컵 우승이라는 영광을 맛보았다.
이제 월드컵이 채 1년이 남지 않았다. 감독교체가 적절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지금이 감독을 교체할 수 있는 시기는 지금이 마지막 타이밍이다.
협회는 본 프레레감독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해주며 대표팀을 이끌어 가야할지, 새로운 감독으로 2006년 월드컵을 새롭게 준비해 나가야 할지를 심사숙고해야 될 것이다.
김종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