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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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에서 최악으로…'위기의 남자' 곤살로 이과인

기사입력 2009.08.03 20:25 / 기사수정 2009.08.03 20:25

조형근 기자


[▲피스컵을 통해 '위기의 남자'로 떠오른 곤살로 이과인ⓒ레알 마드리드 홈페이지]

[엑스포츠뉴스=조형근 기자] 지난 시즌 레알 마드리드는 끝내 프리메라 리가의 왕좌를 수성 하지 못한 채로 라이벌 팀 바르셀로나가 스페인과 전 유럽을 강타하며 '트레블'의 대위업을 달성하는 것을 쓸쓸히 지켜봐야만 했던 쓰라린 추억이 있다. 하지만, 그 속에서 단연 빛나는 선수를 발견했으니 그는 바로 아르헨티나의 '곤살로 이과인'이었다.

리그 초반 슈스터 체제에서 부진한 마드리드의 스타들 사이에서 이과인은 단연 독보적으로 빛나는 존재였다. 공격수 본연의 임무뿐 아니라 오른쪽 미드필더까지 소화할 수 있는 이과인은 라리가 10R 말라가전에서 홀로 4골을 몰아치며 팀에게 소중한 역전승을 가져다주고, 시즌이 끝날 때까지 승리와 관계된 귀중한 골의 주인공으로 발돋움하며 리그 22골로 팀 내 최다골을 기록한 이과인은 이제 소년에서 벗어나 라리가를 뒤흔드는 선수로 올라서는 듯했다.

'갈락티코 2기'를 천명한 페레즈 회장이 다시 마드리드로 돌아오면서 카카와 호날두, 그리고 벤제마의 영입을 성공시켰을 때도 이과인은 말할 필요조차 없는 주전으로 보였다. 오히려 이과인의 가파른 성장세와 라울의 노쇠화가 맞물려 라울이 아직도 뛰어난 축구센스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올 시즌 주장 라울은 팀을 위해서 로테이션 멤버가 되는 것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는 말들이 무성했다.

그러나 최근 EPL의 아스톤 빌라의 우승으로 막을 내린 '2009 피스컵 안달루시아'에서 이과인은 말 그대로 참혹한 경기력으로 도마 위에 올라있는 상태다. 지난 시즌 빠른 스피드와 탁월한 테크닉, 그리고 활발한 활동량으로 그라운드를 누비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동료와의 연계능력이 부족한 모습을 보여준 이과인은 이대로라면 페예그리니 플랜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기 상대적으로 어려울 위험성이 높다.

 


[▲'피스컵의 진주' 에스테반 그라네로ⓒ레알 마드리드 홈페이지]

시즌이 시작되면 페예그리니 감독의 성향으로 볼 때 07/08시즌 비야레알의 부흥기를 이끌었던 4-2-2-2포메이션을 주로 사용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피스컵에서 그라네로의 뛰어난 활약은 페예그리니감독으로 하여금 스네이더와 반 더 바르트를 떠나보내고도 카카의 능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4-1-2-1-2의 사용도 생각해 볼 만하게 만들었다. 그나마 이과인에게 다행인 것은 페예그리니가 투톱을 쓸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과인에게는 오른쪽 윙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경쟁하기보단, 비슷한 스타일의 벤제마와 경쟁하는 편이 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그라네로의 활약은 올 시즌 마드리드에서 이과인의 입지를 더욱 좁게 만들었다.]

현재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진은 벤제마,라울,이과인,네그레도의 4명으로 압축할 수 있는데 피스컵에서 보여준 라울과 벤제마의 빼어난 호흡은 페예그리니 감독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다. 특히 가장 먼저 주전자리에 위기가 닥칠 것이라던 라울은 넓은 활동반경과 시야, 왕성한 수비가담과 날카로운 패스, 팀 동료와의 유기적인 호흡 등 베테랑으로서 아직 자신이 밀릴 때가 아니라는 것을, 아직 레알 마드리드에는 라울이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주었다. 네그레도는 잔류 여부가 불명확하나 현재 마드리드에서 타겟맨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고, 그 또한 팀 동료 간의 호흡능력이 좋은 것을 감안할 때 유기적인 패스를 중시하는 페예그리니 감독의 특성상 네그레도를 쉽사리 버리기엔 아쉬움이 남을 것이다.

물론 이과인은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고, 경기력에 약간의 기복이 있고 동료와의 세밀한 연계플레이는 약간 부족하나 어느 하나 떨어지는 것 없이 전방위 부문에서 상당한 능력을 보여주는데다, 지난 시즌 그가 보여줬던 순도 높은 '한 방', 즉, 위기 상황에 강한 면모를 보여준 이과인이기에 마드리드에서 그의 미래가 어둡다고 속단하는 것은 이르다. 하지만, 이과인이 피스컵에서 보여준 최악의 모습을 하루바삐 씻어내지 못한다면 마드리드에 그를 위한 자리는 마련되기 힘들 수도 있다. 지난 시즌 새로운 구세주로 떠올랐던 그가 명예회복을 할 수 있을지를 기대한다.



조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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