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2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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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한' 베어벡, '졸전' 책임져야

기사입력 2007.07.16 23:50 / 기사수정 2007.07.16 23:50

이상규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상규 기자] '아시안컵 이후 그의 거취는?'

핌 베어벡 국가대표팀 감독이 졸지에 위기의 남자로 전락했다. 아시안컵 우승을 쉽게 자신했던 베어벡. 그러나 오히려 1무1패의 성적으로 본선 탈락 위기에 몰렸다.

베어벡 감독은 지난 6월 한 외국인 기자에게 "아시안컵 4강 진출에 실패하면 사퇴하겠다."라고 밝혀 큰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4강 진출은커녕 바레인에게 무너지는 '이변의 희생양'이 되어 실망스런 경기력으로 한국 축구를 충격에 몰아넣었다. 대회 직전 "아시안컵에서 반드시 우승하겠다."라고 발언했던 '자신감'은 '오만함'으로 뒤바뀌었다.

한국이 인도네시아를 꺾어 극적으로 8강에 진출해도 지난 2경기에서의 '졸전'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베어벡 감독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기간까지 두 대표팀의 사령탑을 맡고 있어 아시안게임과 아시안컵에서 부진한 그에게 리더의 역할을 계속 부여할지 짚어 볼 필요가 있다. 경기력이 계속 좋지 않으면 그 책임을 감독이 지는 수밖에 없다.

베어벡 감독은 지난해 여름 취임 때 "한국에 생각하는 축구를 불어넣겠다."라고 호언장담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현재, 오히려 비효율적인 축구로 일관하여 아시안컵에서 제대로 망신당했다. '바레인 쇼크'로 통하는 15일 바레인전에서는 뻔한 공격력과 뻥 뚫린 수비로 버티는 아마추어적인 전술을 고수했으나 단 두 방에 장렬히 전사했다.

한국의 부진은 박지성을 비롯한 몇몇 주축 선수가 부상으로 제외된 영향과 밀접할 수도 있다. 그러나 베어벡 감독은 대회 직전 "우리는 20명의 좋은 선수들과 3명의 좋은 골키퍼가 있다. 아시안컵에서 최고의 BEST 11을 구축하겠다."라고 자신있게 대답했다. 결국, 손과 발이 모두 안 맞는 조직력으로 최악의 결과에 치닫고 말았다.

심지어 이동국은 바레인전이 끝난 뒤에 가진 인터뷰에서 "베어벡 감독은 너무 단조롭게 측면만 생각한다."라며 그의 전술에 불만을 터뜨렸다. 베어벡 감독이 지나치게 강조하는 측면 공격에 답답함을 토로한 것. 선수들 사이에서도 전술 불신 분위기가 팽배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1년 동안 줄기차게 구사한 4백은 최상의 수비 조합을 찾지 못하고 아시안컵에서 번번이 문제점을 드러냈다. 특히 중앙 센터백은 '김진규-강민수' 조합을 내세웠으나 이들은 노련한 경험 부족으로 패착을 거듭하여 2경기 연속 '졸전'의 불씨를 일으켰다.

베어벡 감독은 지난 6월 말 "국가대표팀 선수들을 원칙대로 차출하겠다."라며 K 리그 관계자들의 불만 속에서 소집을 강행했다. 2번의 평가전이 포함된 아시안컵 대비 훈련 시간이 충분히 주어졌지만 끝내 전력 강화에 실패했다. 이제 남은 것은 책임을 지는 것뿐이다.

벼랑 끝에 몰린 베어벡 감독은 오는 18일 인도네시아전에서 '목을 씻고' 처분을 기다리게 됐다. 한국이 8강 혹은 4강 진출에 실패해도 그의 경질을 외치는 여론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다. 지난 1년간 그의 오만함이 낳은 참담한 결과였기에 어쩌면 경질은 당연한 순서일지도 모른다.



이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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