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s 인터뷰①] '강남미인' 조우리 "현수아 역 캐스팅, 상상도 못했죠"

[엑스포츠뉴스 이송희 기자] 최근 종영한 JTBC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에서 주인공 강미래(임수향 분)-도경석(차은우) 못지 않게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받은 역할이 있다. 바로 현수아였다.

극중에서 현수아는 대학교에 입학하지마자 '화학과의 여신'으로 불리며,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는다. 사람들 앞에서는 친절하지만, 뒤 돌아서면 아픈 과거를 숨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였다.

현수아를 연기한 배우 조우리는 첫화부터 마지막화까지 극중인물에 완벽하게 몰입된 모습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비난은 물론 응원까지 한 몸에 받았다. 지난 17일 엑스포츠뉴스와의 만남에서 조우리는 "또 촬영을 하러가야할 것 같다"며 종영이 실감나지 않는 듯 했다.

인기를 실감하느냐는 기자의 물음에 조우리는 "사실 아직 제가 아직 밖에 안돌아다녀서 잘 모르겠어요"라며 미소를 지었다. 이어 "간혹 알아보는 분들이 있는데, 아무래도 제가 연기한 캐릭터가 사랑받을 캐릭터는 아니다보니, 피해다니고 있어요(웃음)"이라고 덧붙였다.

'강남미인'이라는 드라마에 도전하게 된 계기에 대해 그는 "오디션을 보고 캐스팅이 됐어요. 사실 처음에는 현수아가 아니라 화학과 친구 배역으로 오디션을 봤어요. 그런데 일화를 들어보니 제가 연기를 하고 나가니까, 갑자기 정적이 흘렀대요. 감독님과 관계자 분들이 저를 보고 '쟤는 좀 수아 같은데?' 그런 생각을 하셔서, 다시 저를 불렀어요. 그래서 그때 현수아로 캐스팅이 됐어요"라고 밝혔다.

예상치도 못했던 주연배우 캐스팅에 조우리는 "사실 현수아 캐릭터가 웹툰에서도 비중이 크잖아요. 그래서 그 배역으로 캐스팅 됐다는 생각도 못했어요"라며 당시의 기쁜 마음을 전했다.

미래 못지 않게 외모와 다이어트에 집착하는 현수아를 연기하기 위해 조우리는 많은 노력을 했다고.

"표정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 현수아는 사람들 앞에서는 웃다가도 뒤돌아서면 또 다른 모습이 보이잖아요. 그래서 사람들 앞에서 웃는 모습을 보일 때, 혼자 있을 때 갭이 있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목소리도 여성스럽게 내고 풋풋한 대학생처럼 보이려고 의상도 신경을 많이 썼어요. 부담이요? 사실 예뻐야한다는 부담감이 제일 컸어요. 하지만 미의 기준은 상대적이라고 생각해서, 제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어요"

조우리는 27살이지만 극중에서는 20살 대학교 신입생을 연기해야했다. 덕분에 그는 메이크업이나 의상 하나하나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조우리는 "메이크업도 과하지 않게 보이기 위해 자연스럽게 했고, 어려보여야 하니, 그런 걸 신경 많이 썼어요. 피부에 팩도 붙이고 최대한 많이 자려고 노력했어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중적인 모습을 보여준 현수아였지만 외모에 집착할 수 밖에 없었던 과거는 물론, 극 후반부에는 같은과 동기에게 몰카를 찍히는 등 고난을 겪기도 했다. 조우리 역시, 마지막회에 갈수록 점점 수아에게 몰입되는 것을 느꼈다고 전하며, 주변 사람들의 반응 또한 달라졌다고.

"수아를 연기할 때 저도 모르게 몰입을 많이 했나봐요. 주변에서 '너 원래 밝은 사람인데, 기분이 안 좋아보여'라는 소리를 하더라고요. 그럴 정도로 저 스스로도 심경의 변화가 있었나봐요. 특히 수아가 후반부에 몰카를 당하면서 예민해졌잖아요. 그런 모습이 저한테도 잠깐 생겼던 것 같아요"


동명의 원작 웹툰이 연재될 때부터 봤다는 조우리는 웹툰 단행본까지 직접 구매해서 읽었다고 전했다. 그는 "연기가 막힐 때는 단행본을 읽으면서 이해하려고 노력했어요"라며 "웹툰을 볼 때는 사실 수아가 이렇게 불쌍하다고 생각하지 못했어요"라고 덧붙였다. 

"이 친구가 아무리 사랑 받길 원하더라도 이렇게까지 하는 건 정당화될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연기를 하다보니 안쓰러웠어요. '얼마나 외롭고 힘들었으면 이렇게까지 할까'라는 생각에 빨리 수아가 내면을 가꾸고 성장하길 바랐어요"

특히 15,16화에서는 그야말로 '수아의 수난시대'였다. 몰카를 찍은 남자 동기가 집으로 찾아와 해코지를 하는가 하면, '먹토'하는 모습을 선배, 동기들에게 들키기도 하면서 위기를 맞이했다. 그간 '강남미인'의 분위기와는 180도 다른 분위기였지만, 조우리는 그간 연기 내공을 통해 이를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반전을 예상했냐는 질문에 그는 "사실 원작을 이미 봤기 때문에 그런 내용이 나올거라고 짐작했어요. 촬영을 할 때는 수아의 감정이 격해지다보니 저도 힘들었어요. 촬영할 때 미래랑 둘이서 엄청 울었어요. 눈물, 콧물이 다 나더라고요(웃음)"라고 말했다. 특히 물을 맞는 장면에서는 "제가 얼굴을 가리고 있었는데 진짜 다친 것처럼 느껴졌어요. 그래서 더 울컥했고, 손으로 얼굴 가리고 계속 울었어요. 눈물이 안 멈추더라고요"라며 유달리 몰입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사건은 수아의 내면과 외면 모두 변하게 만들었다. 마지막화에서는 숏컷과 편안한 옷차림으로 캠퍼스에 등장했던 것.

조우리는 이때를 떠올리며 "그전까지는 수아의 폭주였잖아요. 그런데 이때는 수아가 모든 걸 내려놓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너무 편했어요. '강남미인' 촬영 통틀어서 제일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던 때가 아닐까 생각해요. 가면을 쓰고 있다가 벗은 느낌이었죠"라고 대답했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winter@xportsnews.com / 사진 = 박지영 기자

이송희 기자 wint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