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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 부산전에서 잃은 세 가지

기사입력 2009.07.06 10:47 / 기사수정 2009.07.06 10:47

전성호 기자

[엑스포츠뉴스=전성호 기자] FC서울로선 얻은 것보다 잃은 것이 더 많은 경기였다.

7월 4일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열린 2009 K-리그 14라운드 부산 아이파크와의 경기에서 서울은 좋은 경기력에도 불구하고 골대 불운과 순식간에 2명이 퇴장당하는 상황 속에서 아쉬운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서울은 지난 1일 2009 하나은행 FA컵 16강에서도 전북 현대에 1-3 완패를 당하며 최근 상승세가 한풀 꺾여버린 상태였다. 이런 가운데 만약 승리했다면 분위기 반전과 동시에 리그 5연승까지 노릴 수 있던 서울에 부산전은 '승점 1점으로 만족한다.'라고 하기엔 잃은 것이 너무도 많은 경기였다.

1. 승점 2점과 선두 경쟁

후반기 들어서면서 현재 K-리그 선두권 경쟁은 광주-전북-서울-인천의 4파전으로 압축되어 있다. 때문에 다른 팀들보다 한 경기 더 치른 상태에서 14라운드 직전까지 근소한 차이로 2위를 달리던 서울로선 승리가 절실했다. 더군다나 1위 광주 상무와 3위 전북 현대의 대결에서 전북이 승리를 거둠으로써 서울은 이날 승리 여부에 따라 선두로 도약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렇기에 부산과의 무승부는 서울에 커다란 아쉬움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승점 3점 확보에 실패한 서울은 전북에 승점 차 없이 골득실에 뒤져 3위로 밀려나며 향후 선두권 경쟁에서 가장 불리한 입장에 서게 됐다. 곧바로 다음 라운드가 ‘추격자’ 인천과의 맞대결이어서 만약 이 경기에서 승리를 놓칠 경우 서울로선 더욱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이 중요한 경기에 온전한 전력으로 나서지 못한다는데 있다.

2. 아디와 김승용의 퇴장

부산전에서 서울의 김승용과 아디는 각각 후반 31분에 36분에 경고 누적 퇴장과 즉시 퇴장을 당했다. 김승용은 다음 1경기에, 아디는 2경기에 출장할 수 없게 됐다. 특히 '멀티 플레이어' 김치우가 부상 중인 상황에서 K-리그 최고의 철벽 수비를 자랑하는 아디의 결장은 서울의 왼쪽 수비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케빈이나 윤홍창이 그 자리를 메울 것으로 보이지만 아디에 비해 무게감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공격수 김승용의 공백도 아쉽다. 후반기 들어 잠시 주춤하고 있지만 인천은 전반기 내내 3실점만 허용할 정도로 K-리그 최고의 '짠물 수비'를 펼치는 팀이다. 이들을 상대로 데얀-정조국 등 선발 공격진이 경기를 쉽게 풀어나가지 못할 경우 스피드와 정확한 킥력을 앞세워 서울의 활력을 불어넣어 줄 수 있는 선수가 바로 김승용이기에 그의 결장은 아쉬움이 남는다.

3. 부산과의 껄끄러운 관계

어떤 의미로든 징크스는 좋지 않다. 그런 점에서 서울이 부산 원정 6경기 연속 무승 기록을 이어가게 된 것은 아쉬운 결과다. 서울은 지난 시즌에도 정규리그 1위 달성을 목전에 둔 상태에서 리그 최하위권의 부산에 0-2 패배를 당하며 결국 2위로 리그를 마쳤다. 올 시즌에도 서울은 리그 말미에 치열한 선두권 승점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이는데, 이때 다시 만날 부산과의 경기가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비록 만족스럽지 못한 경기력으로 부진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부산이지만, 앞으로 서울과의 경기만큼은 자신감을 가지고 임할 것이기 때문이다. 다른 팀에겐 쉬운 상대가 유독 자신들에게 강한 것은 강팀에게 가장 나쁜 상황이 아닐까.

또한, 부산과의 껄끄러운 관계도 문제다. 서울은 지난해 부산과 두 번의 맞대결에서 주축 선수인 이청용과 김한윤 등이 부산 선수들과 물리적 충돌을 겪으며 감정싸움을 벌인 바 있다. 이번 대결에서도 경기 내내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미묘한 분위기가 흐르고 있었고, 결국 아디와 정성훈이 충돌했다. 이런 상황은 다혈질적인 성향이 있는 서울 선수들이 향후 부산과의 대결에서 감정적으로 격양될 경우 경기에 집중하기 힘들게 만드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어 결코 득이 될 것이 없다.  

후반기 들어 첫 위기에 봉착한 우승 후보 서울이 과연 어떻게 이 상황을 풀어갈 수 있을까. 어쩌면 올 시즌 서울 성적의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될지도 모른다.



전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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