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7.05 17:45 / 기사수정 2009.07.05 17:45
[엑스포츠뉴스=유기봉] 지난 4일 인천은 제주와의 2009 K-리그 14R에서 종료 직전 터진 히카도의 동점골을 막지 못한 채 3대3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인천은 무료했던 전반 41분 유병수가 수비수와의 경합과정에서 얻어낸 PK로 앞서 나갔지만 후반 들어 중앙수비의 집중력이 떨어진 사이 오베라, 방승환의 연속골로 역전을 허용했다.
하지만, 위기에 빠질 뻔했던 인천에 새로운 영웅이 나타났다. 전날 입단 확정을 지은 전 세르비아 대표선수였던 코로만이 수비 3명을 제치는 개인기로 골을 성공, 후반교체 11분 만에 첫 골을 기록하는 무서운 돌풍을 예고했다.
이후 문전 혼전 상황에서 임중용이 역전골을 터트려 인천이 3대2로 앞서갔지만 종료 직전 히카도가 프리킥을 성공시킴으로 결국 경기는 무승부로 끝이 났다.
▲ 3년 만에 골을 기록하고 좋아하는 임중용
경기 종료 후, 할 말이 많았던 제주의 알툴 감독을 비롯하여 그라운드 밖 분위기를 살펴보았다.
#1 "내가 K-리그 팬이라면…."
브리핑룸에 들어선 알툴 감독의 심기가 매우 불편해 보였다. 통역이 미쳐 그의 말을 전달하지도 못했는데 연방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알툴 감독이 가장 불만을 터트린 것은 경기 내용이 아닌 경기 외적인, 심판에 관한 문제였다.
월드컵을 치르면서 축구를 즐길 여건이나 조건이 좋아졌는데, 오늘과 같은 환경에서 경기를 한다는 게 한국축구에 있어 대단히 아쉽다면서 지금까지 참아왔지만 도저히 말을 안 할 수 없다면서 심판들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늘 선수들에게 심판을 존중하고, 깊은 태클 하지 말라고 강조한 자신이 선수들에게 어떻게 이해되겠느냐는 말에는 측은지심이 들 정도였다.
비록 지난 경기에서 있었던 억울한 판정, 그리고 인천과의 경기에서 있었던 애매한 상황을 거론한 알툴 감독의 변론이 상대팀 입장에서는 다른 이해를 한다 하더라도 계속해서 끊이지 않는 판정시비, 개인감정이 들어간 판정은 묵과할 부분은 아닐 것이다.
이는 연맹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서야만 한다. 그라운드에서 중요한 위치에 존재하는 심판의 자질을 높이기 위해 연맹이 하고 있는 정책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그 기본부터 다져야 할 것이다.
자신이 K-리그를 즐겨 찾는 관중이라면 (오늘과 같은) 이런 경기장에 오고 싶지 않겠다는 그의 말에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관중의 뒷모습을 다시금 바라보았다.
'관중이 줄어드는 축구장, 우리의 그 쓰린 속을 그 분들은 알까?’
#2 "3골을 넣어 기쁘지만, 3골을 내줘 아쉽다"
이날 페트코비치 감독은 경기 총평을 말하면서 골 가뭄 속에서도 3골을 넣었다는 사실이 기쁘게 다가왔지만 수비가 강점임에도 불구하고 3골을 내줬다는 사실이 더 아쉽게 다가왔다고 밝혔다.
또한, 주전들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베스트 멤버 구축에 어려움이 많아졌고, 대체 선수들과의 유기적인 플레이가 서로 맞고 있지 않은 것이 현재 인천이 경기를 어렵게 풀어가는 이유라고 말했다.
인천은 시즌 개막전 이준영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되었지만 윤원일로 인해 어느 정도 안정감을 가져왔다. 그런데 그런 윤원일 또한 부상으로 빠지면서 포백라인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도화성의 부상은 수비뿐만 아니라 공격라인에서도 감독의 근심을 안겨주었다.
상대보다 한 골을 더 넣겠다던 페트코비치 감독의 목표가 계속 이어지기 위해서는 새 용병 코로만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게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이제 첫 경기를 소화한 그였지만 이날 보여준 활약은 큰 기대를 모으기에 충분했다.
한국축구에 적응하면 더 좋은 경기를 선보일 것으로 생각한다는 감독의 바람이 그대로 이어진다면 분명 인천이 겪고 있는 힘겨움은 다소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챠디, 보르코! 긴장 좀 하자.'
#3 "너는 국가대표 유병수다"
결승골의 주인공으로 경기 종료 후 예정되었던 임중용의 인터뷰가 히카도의 동점골로 무산되었다. 제주로 이적한 방승환 선수와의 첫 대면한 소감, 3년 만에 골을 기록한 기분 등 다양한 이야깃거리가 많을 듯했지만 끝내 그를 브리핑룸에서 볼 수 없었다.
그러나 경기장을 빠져나가던 찰나 로비 한쪽에서 그의 인터뷰 소리가 들렸다. 조심히 따라가 들은 많은 이야기 중 막내 유병수에 대한 주장으로서의 애정이 어린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대표팀에 갔다오면 당연히 실력이 올라야 하고, 팬들의 기대치도 높아져 웬만큼 해서는 그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 이전보다 더 열심히 운동해야 한다는 진심 어린 이야기였다.
그러면서 (대표팀에서) 경기에 제대로 나서지 못했고, 체중도 늘어 복귀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재 유병수의 모습에 안타까운 마음을 비췄다.
무엇보다도 몸을 다시 만드는 것이 중요하겠고, 유병수 또한 계속 극복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서 앞으로 잘 이겨낼 거라 기대된다고 밝혔다.
'팬들의 사랑으로 한 단계 올라서는 유병수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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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남궁경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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