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7.05 00:18 / 기사수정 2009.07.05 00:18
[엑스포츠뉴스=이종은 기자] '턱수염 갈매기' 송승준의 상승세가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시즌 초의 부진했던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어느새 8승 고지에 오르며 팀 내 최다승을 기록 중이고, 다승왕 경쟁에서도 무시 못 할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4월 한 달간 6점대 후반으로 치솟았던 방어율도 3.51까지 내려갔다.
최근 다섯 경기 동안만 보면 이건 뭐 '괴물'이 따로 없다. 지난달 10일 한화전을 시작으로 다섯 경기 동안 40이닝 2실점(방어율 0.45)이다. 삼진은 22개, 4사구는 8개에 불과하다. 이 기간 동안 팀은 어느새 4위 자리를 차지했다.
특히 지난달 28일 한화전에 이어 두 경기 연속 완봉승을 거두며 컨디션이 최고조에 올라 있다. 두 경기 연속 완봉승은 빅터 콜(2000년 SK, 2001~2002년 두산)이 두산 시절인 2002년 9월 8일(對KIA)과 13(對롯데)일 기록한 이후 거의 7년 만이다. 또한 올해 프로야구에서 2번의 완봉승은 송승준이 유일하다.(장원준, 류현진 각각 한 차례씩)
6월부터 송승준의 기세는 가히 리그 최고라 해도 무방할 정도다. 6월 동안 5경기에 등판해 모조리 승을 따냈다. 37이닝 동안 6실점밖에 하지 않았고, 볼넷은 9개밖에 내주지 않았다. 특히 WHIP(이닝당 출루 허용율)는 1.05에 불과했다. 7월은 아직 한 경기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9이닝 무실점에 삼진 9개다.
시즌 초반에 비해 직구 구위가 좋아졌고, 당초 '위닝샷'으로 던지던 포크볼과 함께 커브를 적절하게 구사하며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고 있다. 부진했던 초반에 비해 더욱 공격적인 투구를 하다 보니 어느새 밸런스도 되찾았다. 3연패 했던 4월, 25.1이닝 동안 16개의 볼넷을 허용할 정도로 제구가 불안했지만, 6월부터는 46이닝 동안 볼넷을 10개밖에 허용하지 않고 있다.
2경기 연속 상대팀 에이스를 맞아 완봉승을 거뒀다는 점도 큰 의미가 있다. 2-0(對 한화 류현진)과 1-0(對 SK 송은범)이라는 스코어만 봐도 두 경기 모두 살얼음판을 걷는 듯 한 박빙의 승부였음을 알 수 있다. 2경기 18이닝 동안 송승준이 허용한 피안타는 겨우 8개에 불과했다. 상대 에이스와 맞대결에서의 두 차례 완승은 송승준에게 큰 '자신감'으로 작용할 수 있다.
6월, 리그를 지배했던 송승준의 7월 첫 걸음이 가볍다. 히어로즈, 삼성과 함께 4위 싸움에 바쁜 롯데에게 송승준의 분발은 무엇보다 큰 힘이다. 로이스터 감독 역시 최근 송승준의 투구에 대해 '대단한 피칭'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상대에게 무섭게 보이기 위해 수염을 기른다."는 송승준. 지난 4일 SK전 완봉승을 확정짓는 아웃카운트를 잡고 포효하는 그의 모습엔 '사나이의 기백'이 담겨 있었다. 수염이 없더라도 그 무서운 '기백'에 상대 타자들이 두려워하지 않을까. 그의 기백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승리가 확정되자 포효하는 송승준 (C) 롯데 자이언츠 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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