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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구장 취재석] 김시진 감독, 두 명의 코치를 꾸짖은 사연

기사입력 2009.06.21 14:05 / 기사수정 2009.06.21 14:05

유진 기자

[엑스포츠뉴스=서울 목동, 유진 기자] "하지 말라는 것을 안 하면 승리에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21일 경기를 앞두고 히어로즈 김시진 감독은 19일 경기 결과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하라고 하는 것은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 선수'를 좋아하는 김시진 감독으로서는 1-4로 아슬아슬하게 패한 경기를 아쉬워할 수밖에 없다. 만약에 3회나 9회, 두 번의 찬스를 제대로 살렸다면 승리도 가능했을 것이다.

하지만, 김 감독은 "일단 더블헤더 1차전에 집중하고 싶다"라는 뜻을 분명히 했다. 다음은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김시진 감독과의 일문일답.

Q : 19일 경기에서 마지막 투수로 전승윤이 올라와야 했는데, 김성현 선수가 난데없이 마운드에 올라서 참으로 당황하였습니다.

김시진 감독(이하 ‘김’으로 표기) : 그래서 엊그제 배터리 코치하고 투수 코치에서 싫은 소리를 좀 했습니다. 17일 경기에 선발 등판했던 (김)성현이가 84개나 던졌는데, 1-4 리드 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김성현을 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내가 언제 그런 투수운용을 한 적이 있느냐"고 다그쳤습니다. 알고 보니 두 코치가 불펜 통화에서 이름이 비슷하다 보니 착각을 한 모양이었습니다. "(전)승윤이 올립니다"고 이야기를 꺼냈는데, 불펜에서는 '(김)성현이 올립니다'라고 받아들인 모양이었습니다. 물론 이름 때문에 착각을 할 수 있지만, 적어도 그 상황에서 (김)성현이를 올리면 안 된다는 것은 누구라도 알 수 있었습니다. 만약에 잘못 들었다면 ‘누구요?’라고 확인을 받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Q : 어쨌든 참 아쉬운 경기였습니다.

김 : 일단 더블헤더 1차전만 생각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엊그제 선발로 등판했던 장원삼은 나쁘지 않았지만, 선수 컨디션은 언제든지 변할 수 있습니다. 2군 왼손 투수 하나만 올라오면 강윤구, 김성현을 완전히 선발로 고정시킬 수 없는데, 올릴 만한 투수 자원이 없습니다. 노환수는 재수술을 할 수도 있고, 이상열도 팔 상태가 썩 좋지 못합니다. 강윤구나 김성현도 꾸준히 선발로 뛰어 주기 위해서는 제구력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결국, 제구력 싸움이거든요.

그리고 3점 차 경기에서는 주자가 두 명 나가야 동점까지 따라잡을 수 있습니다. 만약에 9회 말 마지막 공격에서 김민우가 오버런을 하지 않았다면 2사 1, 3루에서 브룸바가 나오기 때문에 또 어떻게 될지 모를 일이었습니다. 명색이 홈런 20개 치는 타자 아닙니까? 어느 기자분이 김일경하고 김민우 선수의 보이지 않는 실책을 말씀하셨는데…(엑스포츠뉴스 보도) 올바른 지적이었습니다. 맞아서 주는 점수는 어쩔 수 없습니다. 그러나 집중력을 놓친 안이한 플레이는 상대팀에게는 ‘플러스 알파’가 되어 버리고 맙니다. 그래서 저는 선수들에게 ‘안타를 맞더라도 다이빙 캐치를 해서 2루타 줄 것을 1루로 막아버리는 플레이를 하라.’라고 강조합니다. 이것이 결국은 우리에게 플러스가 되고, 이런 플레이를 잘하는 팀이 상위권에 올라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엊그제 경기에서 ‘하지 말라는 것’을 하는 바람에 순간적으로 기분이 나빴습니다.

Q : 현역 시절에 더블헤더 선발로 등판하신 경기도 있으셨을 텐데?

김 : 저는 늘 더블헤더를 하면 첫 경기에 선발로 등판하겠다고 자청을 했습니다. 왜냐? 1차전에 던지고 2차전에는 숙소로 돌아와 맘 편히 쉴 수 있기 때문입니다(웃음). 2차전에서 선발로 뛸 경우에는 숙소에서 잔뜩 긴장하고 있다가 경기를 하게 되는데, 그럴 필요가 뭐 있느냐는 것입니다. ‘매도 먼저 맞는 것이 나은 법’이라 생각합니다.

Q : 최근 허준 포수에 대한 기용이 늘고 있습니다.

김 : 음…허준이가 좌완투수에 대한 리드가 좋고, 볼 잡는 자세가 좋습니다. 투수들이 볼을 던지기 편한 유형의 포수지요. 역시 단점은 방망이 실력입니다. 하지만, 실점을 좀 적게 해 주는 포수입니다. 그래서 "너는 방망이 신경 쓰지 마라. 디펜스가 우선이다"라고 격려해 줍니다.

[사진=김시진 감독 ⓒ 히어로즈 구단 제공]



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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