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6.11 20:03 / 기사수정 2009.06.11 20:03
[엑스포츠뉴스=서울 목동, 유진 기자] ‘완소그대’ 여덟 번째 대상은 팀의 2루를 책임지고 있는 ‘8번 타자 김일경’이다. 시즌 초부터 강정호, 황재균과 함께 내야 라인을 책임져 줄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던 그는 한때 ‘포스트 정성훈’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올해로 벌써 프로 12년차가 되는 ‘노련함’은 강정호/황재균 등 젊은 선수들에게는 갖추어지지 않은 요소이기도 했다. 그만큼 기대가 컸던 선수다.
일단 타격 성적은 뒤로하더라도 그의 수비 능력은 검증이 끝났다. 2루수로서 현재까지 32경기에 출장하여 에러를 단 하나밖에 기록하지 않았다. 수비율은 0.992로 단연 수준급이다. 김시진 감독이 굳이 그를 중용하는 이유도 ‘탄탄한 수비가 전제되어야 경기에서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 감독은 “수비가 잘되는 친구들은 그 자체만으로도 큰 재산이다. 타격은 ‘덤’이라고 생각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꺼낸 바 있다.
‘백업 요원’, 당당히 ‘주전’을 꿰차다
1997년 경동고를 졸업한 김일경은 그 해 신인 드래프트 2차 2순위로 현대에 입단했다(2차 1순위 : 최만호). 대졸 선수들이 대세를 이루던 당시의 2차 지명에서 2순위 이상의 지명을 받은 고졸 선수는 김일경이 유일했다(고졸 우선 지명 제외). 2억 1천만 원이라는 계약금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는 가능성을 인정받은 유망주였다.
그러나 당시 현대에는 박진만(삼성 라이온스)과 박종호(LG 트윈스)라는 최강의 키스톤 콤비가 버티고 있었기 때문에 김일경이 그 자리를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었다. 결국, 입단 초에는 2군 무대를 전전해야 했다.
입단 3년째가 되는 1999년 처음으로 1군 무대에 데뷔한 김일경은 2004년에 FA(프리 에이전트) 자격으로 박종호가 삼성으로 이적하면서 조금씩 출장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2할 언저리에 머무는 빈약한 타격 실력 때문에 좀처럼 주전 자리를 꿰차지 못했다. 수비는 믿음직했지만, 타석에서는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던 김일경은 ‘백업 요원’에서 벗어날 줄 몰랐다.
설상가상으로 2006년도에는 팔꿈치 수술로 시즌을 통째로 날려 버리면서 김일경은 다시 한 번 기회를 놓치는 듯싶었다. 그러나 2007시즌부터 새로 부임한 김시진 감독으로 인하여 김일경은 다시 태어났다. 당시 많은 숫자의 희생 번트를 기록하며 김시진 감독의 마음을 흡족하게 했던 김일경은 그 해 처음으로 100경기 이상 출장했다. 타율 0.247, 93안타(3홈런), 26타점이라는 기록은 비록 겉으로 보기에는 대단치 않은 것처럼 보여도 김일경 본인에게는 데뷔 10년 만에 얻은 값진 기록이었다.
2008시즌을 앞두고 히어로즈 유니폼으로 바꿔 입은 김일경은 다시 백업 유틸리티맨으로 돌아가야 했다. 때로는 정성훈(현 LG 트윈스)의 백업 요원으로 3루를 지키기도 했으며, 때로는 권도영, 황재균과 함께 2루를 책임져야 했다. 그렇게 70경기에 출장했던 김일경은 타율 0.271, 45안타, 13타점을 기록하며 제 몫을 다 했다.
히어로즈 주전 2루수? ‘바로 나’
그리고 맞은 2009시즌, 김시진 감독이 다시 돌아오자 그도 같이 그라운드에 자주 모습을 드러냈다. 이에 김일경은 황재균과 함께 정성훈이 FA로 빠진 공백을 ‘수비’로 충분히 매워주고 있다. 한때 팀 동료 김민우에게 2루 자리를 위협받기도 했지만, 안정적인 수비를 자랑하는 그가 다시 그라운드로 나서는 것은 당연한 순서였다.
11일 현재까지 송지만은 시즌 타율 0.228, 수비율 0.992를 기록중이다. 팀 내 2루 요원 중에서는 단연 최고다. 그래서 히어로즈의 2루 베이스 주인이 김일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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