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전, 조은혜 기자] 위기에서 희망이 피었다. 한화 이글스 마운드의 변화가 '신의 한 수'가 될 수 있을까.
시작은 임시 선발로 나섰던 김범수의 호투다. 김범수는 지난 7월 29일 잠실 두산전 선발로 예정됐던 데이비드 헤일이 고열로 등판이 어렵게 되자 임시 선발 기회를 받았다. 갑작스런 선발 등판, 직전 등판에서의 성적도 그리 좋지 않았기에 김범수의 호투를 예상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김범수는 비록 패전투수가 됐지만 6이닝 3실점 퀄리티스타트로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줬다.
김범수의 쾌투는 한용덕 감독도 미처 예상하지 못한 부분이었다. 한용덕 감독은 "그 정도까지 기대하지 않았다. 3회 정도 던지고 나머지를 불펜으로 막으려고 했는데 정말 괜찮았다"면서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 선발로 내세웠지만, 투구를 보면서 '잘됐다, 이참에 선발로 써야겠다' 경기 중에 마음을 먹었다"며 김범수의 선발 전환을 예고했다.
김범수가 선발로 들어가면서 원래 선발이었던 김재영이 불펜으로 이동한다. 한용덕 감독은 이전에도 김재영이 부진하자 로테이션을 한 번 거르고 밸런스를 찾을 수 있도록 했으나 김재영은 이후 2경기 연속 4실점 이상으로 아쉬움을 보였다. 한 감독은 김재영의 로테이션에 변화를 두지 않고 지켜볼 생각이었지만, 김범수의 등장으로 생각을 바꿨다.
한용덕 감독은 "최근 김재영이 안 좋았다. 멘탈이 흔들리는 게 보였다. 짧게 가면서 자신감을 키워야할 것 같다"면서 "김재영을 시즌 끝까지 선발로 쓰려고 했는데, 서균이 빠지면서 사이드암이 없어 김재영이 들어가 그 역할을 해줘야 할 것 같다"고 얘기했다. 그리고 김재영은 7월 31일 KT전에서 곧바로 구원 등판했다. 2사 2루 상황 마운드에 오른 김재영은 로하스에게 삼진을 솎아내고 이닝을 끝냈다.
이번주 금요일 경기가 없어 김범수는 4일 NC전에서 김민우에 이어 등판할 전망. 이후부터는 김재영이 던졌던 로테이션에 들어간다. 한용덕 감독은 변화된 보직이 시즌 끝까지 갈 거라고 못 박지는 않았다. 한 감독은 "김범수는 올해 왼손 스페셜리스트로 쓰고 내년에 선발로 쓸 예정이었는데, 그 시기가 앞당겨진 거라고 본다"고 말하면서 "나중에는 상황을 봐서 김재영과 김범수가 다시 자리를 바꿀 수도 있다"고 얘기했다.
한편 한화 마운드에는 또 하나의 변화가 이미 예고된 상황이다. 지난달 22일 대구 삼성전에서 데뷔 첫 선발 등판에 나서 5⅓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던 김성훈이 불펜으로 콜업을 대기하고 있다. 7월 23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김성훈은 말소 열흘 후 등록 가능 시점에 바로 올라올 예정이다. 역시 임시 선발로 좋은 모습을 보였던 김진영은 언제 어떻게 될 지 모르는 다른 상황들을 대비해 일단은 2군에서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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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