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6.10 06:06 / 기사수정 2009.06.10 06:06
[엑스포츠뉴스=강대호 기자] 한국계 일본인 4세 아키야마 요시히로(한국명 추성훈)은 2001년 아시아선수권·2002년 아시아경기대회(아시안게임)를 제패한 유도 선수 출신이자 2006년 K-1 히어로스 -85kg 토너먼트 우승을 차지한 종합격투기(MMA) 선수이기도 하다.
일본의 '아키야마'는 반감을 품은 이가 많아 ‘인기’가 아닌 ‘주목도’가 높은 선수라는 말을 듣지만, 한국의 ‘추성훈’은 일본국적자 중 가장 잘나가는 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에서 추성훈은 공중파에 출연하고 디지털 싱글앨범을 냈으며 숱한 광고에 모습을 드러낸다. 그가 유도선수로서 올림픽·세계선수권을 제패한 적이 없고 국내에서 격투기가 비주류인 것을 생각한다면 이례적이다.
국내에서 추성훈은 격투기 선수의 이미지 못지않게 - 혹은 이를 능가하는 - 멋을 아는 유명인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그러나 추성훈이 현재 사는 일본에서 추성훈의 치장은 단순한 '멋'의 수준을 넘는다. 일본 민영방송 TV 아사히의 '런던하츠'라는 프로그램은 황금시간대에 방영되는 인기있는 연예버라이어티다. 런던하츠의 비정기 코너인 '오샤라게이트'는 유명인의 '멋'의 정도, 즉 치장의 수준을 보여주는데 올해 초 출연한 추성훈의 의상과 장식품 총액은 686만 엔(8,833만 원)에 달하였다. 런던하츠가 일본 인기 프로그램임에도 당시 방송에 동석한 이들의 반응은 '경악'이라는 표현 밖에는 떠오르지 않을 정도였다.
올해 4월 일본 출판사 베스트셀러즈에서 발간한 자서전 '두 영혼 - 배신자 혹은 영웅'에는 재정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추성훈이 남에게 사정을 털어놓거나 초라한 행색을 하는 대신에 지인을 통해 판매가보다 저렴하게 옷을 맞추고 고급자동차를 대여한 사례가 나온다.
추성훈이 자력으로 이를 감당할 재력이 있는지는 사적인 부분이다. 다만, 추성훈의 화려함 추구는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뭔가 프로선수로서의 의도가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자서전에서 추성훈은 일본프로야구 우수 9인 3회 선정자(1998, 1990, 1992) 기요하라 가즈히로(만 41세, 작년 10월 1일 은퇴)와 첫 만남을 회고했다. 일본 도쿄의 번화가 긴자의 고급 술집으로 추성훈을 데려간 기요하라는 지갑의 백만 엔(1,287만 원)을 계산대에 보이며 오늘은 '이것 밖에' 없으니 이에 맞춰 준비하라고 요구한다.
거금을 순식간에 쓰는 것에 놀란 추성훈에게 기요하라는 "현역 프로선수는 화려한 모습으로 대중의 동경을 사야 한다"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추성훈은 기요하라를 정말로 정말로 멋진 이라 생각했다고 돌이켰다. 강렬한 첫인상 덕분인지 기요하라는 여전히 추성훈과 친분이 두텁다.
물론 추성훈의 화려함이 기요하라에 대한 단순 모방일 수도 있다. 그러나 프로 격투기선수의 차원을 넘어 한국에서 '멋'을 아는 유명인으로 통하는 것은 자기만족을 넘어선 치장의 목적이 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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