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6.09 04:43 / 기사수정 2009.06.09 04:43
[엑스포츠뉴스=박문수 기자] 밀란을 대표하던 '슈퍼 스타' 카카가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했다. 9일 새벽, 브라질에서 열린 레알 마드리드의 메디컬 테스트를 통과한 카카는 2003년 이후 자신의 보금자리였던 AC 밀란을 떠났다.
밀란에 있어서, 카카는 여러 가지 의미를 지닌 선수이다. 팀을 대표하는 아이콘이자, 이탈리아 세리에A의 대표적 선수이며, 차기 주장으로 거론될 만큼 팬들의 돈독한 신임을 받고 있던 선수였다.
하지만, 3년간 지속되온 레알 마드리드 이적설과 AC 밀란 수뇌부의 재정 확보는 그의 소속팀을 레알 마드리드로 옮기게 했다. 이로써, 카카와 밀란 팬들의 염원인 '영원한 로쏘네리 카카'는 기억 속에서 사라질 것이다.
지난 2003년 밀란에 입단한 카카는 팀의 터줏대감으로 자리 잡은 '당대 최고의 플레이메이커' 루이 코스타를 벤치로 밀어내며, 차기 밀란의 아이콘으로 부상하게 된다. 특히 10월에 열린 인테르 밀란과의 밀란 더비에서 보여준 그의 눈부신 활약은 모든 밀란 팬들로 하여금 열렬한 지지를 받았으며, 세계 최고의 선수로서 발판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적 초기 카카의 스타일은 미드필더와 공격수를 연결하는 중원의 지휘자였다. 그는 세브첸코와 함께 눈부신 활약을 선보이며 밀란의 17번째 스쿠데토 획득에 일조했으며, '리베라의 재림'이란 표현과 함께 유럽을 지배하기 시작하였다.
순항하던 카카에게 암초를 맞이하게 한 것은 밀란의 '간판 공격수' 세브첸코의 이적이었다. 기존의 공격형 미드필더의 역할에서 벗어나 최전방 공격수를 뒷받침하는 쉐도우 스트라이커의 역할을 맡은 카카는 플레이 스타일에서 상당한 변화를 야기했고, '혹사 문제'에 직면하게 됐다.
본인의 뜻과 다르게, 포지션 변경을 감행한 카카는 이러한 우려 속에서도 2006~2007 UEFA 챔피언스 리그를 제패하면서, 명실상부 세계 최고의 선수로 자리 잡게 된다.
카카는 대단한 선수이다. 상대편 골망을 뒤흔드는 능력과 골문 앞에서 보여주는 침착성은 그의 능력이 얼마나 무궁무진한지 가늠할 수 있게 해준다. 여느 선수들과 달리, 상당히 빠른 발을 자랑하는 그는 역습상황에서 자신의 능력을 어김없이 발휘한다. AC 밀란의 노쇠화로 인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에서도 늘 팀을 위해 헌신하는 진정한 프로정신을 보여준 선수였다.
이제 카카는 밀란을 떠나 레알 마드리드로 향할 것이다. AC 밀란의 미드필더진이 활동량이 적으며, 체력저하의 문제가 직면한 것과 달리, 레알 마드리드는 '페레즈 체제'서 강력한 팀을 구축할 것이다. 그렇다면, 그는 자신의 능력을 더욱더 극대화하여서 바르셀로나 독주의 라리가에 신선한 바람을 선사할 것이다.
지난 2006년에 이어, 이번 2009년은 밀란 팬들에게 있어서 시련의 한 해가 될 것이다. 하지만, 카카의 결정을 인정하고 존중해주는 분위기 속에서 그가 나아가길 바라는 것이 진정한 해답이 아닐까?
▶ 영원히 밀란에 남을 것 같았던 그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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