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5.28 06:55 / 기사수정 2009.05.28 06:55
[엑스포츠뉴스=정재훈 기자] 미드필더 싸움에서 승부가 갈렸다. 맨유는 현대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중원을 완벽히 장악당했고 패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다.
2008/09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는 에투와 메시에게 골을 허용하며 바르셀로나에 0-2로 패해 챔피언스리그 2연패 달성에 실패했다.
수비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맨유는 경기 초반 크리스타아노 호날두를 앞세워 바르셀로나를 몰아붙이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그러나 몇 차례의 좋은 기회에도 득점에 실패한 맨유는 결국 바르셀로나에 실점을 내주고 말았다.
전반 10분 바르셀로나의 이니에스타에게 중원 돌파를 허용했고 결국 에투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다. 이니에스타의 돌파와 에투의 침착한 마무리가 돋보였지만 이전에 맨유의 압박이 너무도 허술한 점이 결정적인 실점의 원인을 제공했다.
문제는 실점 이후에도 계속 되었다는 것이다. 맨유는 공격과 수비진영의 간격이 평상시와는 다르게 지나치게 넓어져 있었고 압박은 허울뿐이었다. 키핑력이 좋은 바르셀로나의 미드필더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플레이를 할 수가 있었고 맨유의 선수들은 열심히 뛰어다니기만 할 뿐 효과적이질 못했다.
맨유의 중앙 미드필더로 나선 안데르손과 캐릭은 자신들의 장기인 중원에서부터의 압박을 펼치지 못했고 오히려 바르셀로나의 압박에 고전하며 백패스와 무의미한 롱패스로 일관하며 공격의 맥을 끊었다.
반면 바르셀로나의 사비와 이니에스타는 높은 볼 점유율을 통해서 효과적인 경기 운영을 펼쳤다. 맨유와 바르셀로나의 활동량은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았으나 바르셀로나에 비해 맨유의 미드필더는 지능적이지 못했다.
퍼거슨 감독은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부진했던 안데르손을 불러들이고 테베즈를 투입시켰지만 너무나 성급한 판단이었다. 왕성한 활동력으로 상대를 압박하지만 기본적으로 공격적인 테베즈의 투입은 미드필더의 공간을 더욱 내주게 되었고 전반보다 후반전에 더욱 실점 위기가 많았다는 점이 이를 반증한다.
박지성의 교체도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공격에서는 큰 도움이 되지 못했지만 수비에서 큰 공헌을 한 박지성이 교체 아웃되자 바르셀로나 오른쪽 윙백인 푸욜은 수비에 대한 부담을 털어내고 마치 프리롤처럼 마음껏 공격에 가담할 수가 있게 되었다.
중원에서 바르셀로나에 농락당한 맨유는 결국 추가 실점도 중원에서의 패스미스에 의해 당하고 말았다. 중앙선 부근에서 에브라와 호날두는 서로 공을 양보했고 이 틈을 타 박지성이 교체된 이후 자유로워진 푸욜이 공을 가로채 사비에게 연결했고 결국 메시에게 추가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스콜스의 투입 시점도 너무 늦었다. 맨유는 교체투입 되어 들어간 스콜스가 날카로운 패스를 보여주며 반격을 모색했으나 결국 허사로 돌아가고 말았지만 스콜스의 경험과 능력, 그리고 부진했던 긱스의 플레이로 보았을 때 조금 늦은 투입으로 보였다.
결국, 맨유는 현대 축구의 핵심인 중원에서 밀리며 공격다운 공격을 해보지도 못하고 완벽하게 무너지고 말았다. 부상과 경고 누적으로 결장한 플레처와 하그리브스의 공백이 아쉬웠으나 이들이 나섰다고 하더라도 경기의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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