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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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범호, '약속의 땅'에서 굳은 약속

기사입력 2009.05.26 06:26 / 기사수정 2009.05.26 06:26

박형규 기자



[엑스포츠뉴스=박형규 기자]
지난 4월 말 '약속의 땅' 청주구장에서 한화의 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꽃이 활짝 폈었다. 청주에서 피어오른 꽃으로 인해 청주의 팬들은 3연전 내내 열광의 도가니에 빠지며 축제의 향연을 보냈다.

이 만개한 꽃은 미국에서도 활짝 피었었다. 2009 제2회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일본과의 운명의 결승전에서였다. 9회 말 2 아웃 상황에서 한 선수가 비장한 각오로 타석에 들어왔다. TV로 이 경기를 시청하는 모든 한국인들과 LA다저스 스타디움을 가득 메운 교포 응원단들은 두 손 모아 간절히 기도했다. 진정 원하면 이루어진다고 했던가.

그 선수의 호쾌한 한방으로 승부는 극적으로 연장전으로까지 이어졌다. 연장 접전 끝에 숙적 일본에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9회 말 2 아웃 상황에서 극적으로 터진 그 한방은 한국 야구 역사에 길이 남을만한 명장면으로 영원히 기억될 만하기에 충분했다.

비슷한 장면이 며칠 전 또 다시 오버랩되었다. 5월 23일 벌어진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잠실 경기에서 5:5로 팽팽히 맞서던 9회 초 2 아웃 1루 상황에서 타석에 등장한 그 선수는 LG의 계투진인 좌완 오상민의 슬라이더를 그대로 잡아당겨 좌익선상 2루타를 때려내며 팀의 극적인 승리를 이끌었다.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던 팀을 살려낸 결정적인 구원의 한방이었다.

이처럼 한국을 살렸었고 한화를 살리고 있는 선수는 '만인의 꽃' 이범호다.

WBC 콤비로 함께 활약하던 소속팀의 동료 김태균이 뇌진탕 증세 이후 완연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외국인 용병 디아즈는 이미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그리고 다이너마이트 타선의 후예로 자리 잡을 김태완마저도 부진의 늪에 허우적대고 있는 상황. 이범호도 역시 이들과 함께 동반 침체하며 한동안 자신의 타격감을 과시하지 못했었다.

이러한 한화가 유일하게 자랑할만한 타선의 침체는 곧 성적의 부진으로 이어졌다. 그나마 최근 이범호가 살아난 것이 위안거리가 되며 다이너마이트 타선의 재점화를 위한 전열 가다듬기의 초석이 되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한화의 이범호는 올 시즌 의미 있는 활약을 펼쳤던 '약속의 땅' 청주 구장의 방문을 앞두고 있다. 이범호는 4월 28~30일에 펼쳐졌던 LG 트윈스와의 청주 3연전에서 4홈런 11타점으로  청주구장의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놓았었다.

특히, 4월 30일의 3연전 중 마지막 경기에서 이범호는 한화가 낸 19점의 점수 중에 홀로 8타점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8타점은 한 경기 최다타점 타이기록이었다. 이범호는 이 날 3개의 홈런을 때려내는 위력을 과시했다.

2회 말 1사 만루찬스에서 등장한 이범호는 이범준을 구원하러 나온 김민기를 상대로 4구째를 통타하여 좌중간 펜스를 훌쩍 넘긴 만루 홈런을 작렬시켰다. 개인 통산 7번째 만루 홈런으로써 올 시즌만 벌써 2개째 만루 홈런이었다. 6회 말 이범호는 최동환의 낮은 직구를 그대로 걷어올려 우중월 솔로포로 다시 한번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켰다.

7회 말 다시 한번 이범호가 끝까지 추격의 의지를 꺾지 않으며 맹렬히 쫓아오던 LG에 찬물을 퍼부었다. 2사 1,2루 상황에서 김광수의 2구째 직구를 그대로 잡아당겨 스리런 홈런을 쏘아 내며 청주팬들을 들끓게 하는 동시에 LG의 살아나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만루 홈런과 솔로 홈런, 그리고 3점 홈런을 기록한 이범호는 전대미문의 대기록인 '사이클링 홈런'에 2점 홈런 1개만 모자란 상황에 직면하기도 했다. 아쉽게도 마지막 타석에서 체력 안배를 위해 교체되며 기록 도전에는 실패하게 되었다.

이범호는 이러한 한 달 전의 맹활약이 아직도 기억 속에 선명하다. 이제는 5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 라이온스와의 청주 3연전이다. 이범호는 지난주 17타수 8안타로 그간의 부진에서 탈출하는 데 성공했다.

과연, 이범호는 '약속의 땅' 청주에서 다시 한번 대폭발하며 자신의 진면모를 과시하는 동시에 팀의 상위권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까? 올 시즌 청주에서의 이범호는 그 누구보다 강하다. 청주팬들은 청주에서 '다시 피어오를 꽃'을 벌써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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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 이범호 캐리커쳐 (한화 이글스 공식 홈페이지 제공)]



박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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