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4 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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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에 트레이드 태풍은 몰려오는가?

기사입력 2005.06.30 07:54 / 기사수정 2005.06.30 07:54

서민석 기자


- '이정석-주희정'의 빅딜은 트레이드 시장 빅뱅의 시발탄?


6월 29일. 프로 농구계에는 일대 큰 사건이 있었다. 전날까지만 해도 언론에서 '이규섭+주희정 <-> 김성철+포인트가드' 의 트레이드 보도가 나왔지만 다음 날인 오늘 예상을 깨고 '주희정<->이정석+신인 1라운드 지명권'이라는 '빅딜' 이 이루어진 것이다. 

이는 28일 김승현이 지난 해(2억 5천만원)보다 40% 인상된 3억 5천만원에 계약을 성사시켰다는 뉴스가 나온 이후여서 이번 딜과도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렇다면 삼성은 정말 셀러리캡 때문에 프로농구에서도 손꼽히는 포인트 가드인 주희정을 순순히 버리고, 이정석을 영입한 것일까. 이번 딜에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있는 이들의 표정을 살펴보자. 


현주엽-승현이만 남았어도 대구로 갔을텐데

신기성과 함께 FA 최대어였던 현주엽. 그 역시 만약 대구에서 내년 시즌 김승현을 확실히 잡아주겠다는 의지만 보였더라도 지금 그는 창원 LG가 아닌 대구 오리온스의 유니폼을 입고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대구 입장에서는 김승현이 NBA에 대한 미련을 아직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과 내년 시즌 상무에서 박지현이 복귀한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굳이 김승현에 팀의 명운을 걸 필요는 사실상 없다고 볼 수도 있다. 때문에 현주엽 영입을 위해 김승현 잔류를 미끼로 내걸 이유도 없었을 것이다. 따라서 현주엽은 대구 대신 창원을 택했다. 어떻게 보면 대구 입장에서는 전성기가 지났다는 말까지 듣고 있는 슈팅가드 김병철과 더불어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놓친 셈일지도 모른다.

과연 현주엽이 대구를 버리고 '신산' 신선우 감독을 영입한 창원 LG에서 전성기를 이어갈지. 아니면, 대구행 열차를 포기한 것을 후회하게 될지는 이번 시즌을 지켜보면 그 해답이 나올 것이다.


삼성- 승현! 널 위해 모든 환경을 준비했어


사실 삼성 입장에서는 이번 트레이드가 결국 다음 시즌(2006~2007) FA가 되는 김승현 영입에 대한 포석이라고 볼 수 있다.

주희정을 내보낸 가장 큰 이유 중인 하나가 바로 고액 연봉(2억4500만원)자의 처분으로 인한 셀러리캡의 압박에서 벗어나고자 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삼성구단에서 운영하고 있는 타 종목의 프로구단들이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운 선수 영입으로 대부분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유독 농구만 '셀러리캡'이라는 족쇄에 막혀 선수영입이나 전력보강에 활로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때문에 서장훈(3억8000만원) 영입 이후 매 시즌 셀러리캡(올 시즌 15억원)에 시달리며 제대로 된 전력보강도 못했지만 올시즌 과감히 체질개선한 후 내년 시즌 김승현의 영입으로 전력의 극대화를 꾀하는 것이 바로 삼성의 속내로 보인다. 결국 이정석이란 똘똘한 신인급 가드를 영입해 서장훈 중심의 농구로 올 시즌을 치른 뒤 내년 시즌 김승현의 영입을 하고자 하는 의지를 결국 드러낸 셈이 되었다.


안양 SBS - AGAIN 2000~2001 시즌 삼성 우승의 부활?!

창단 이후 제럴드 워커-오성식-은희석-안철호-박성운 등으로 이어지며 전통적으로 포인트 가드에 재미를 못 본 안양 SBS. 지난 시즌에도 단테존스를 영입하며 신드롬을 일으켰으나 4강에서 탈락하며 유능한 포인트 가드 영입의 필요성이 더욱 절실했다.

때문에 비록 단년계약이지만 부산 KTF에서 풀린 신기성에게 4억원을 제시해 영입을 시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영입에 실패했고 결국 주희정 영입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주희정-양희승-김성철-단테존스-신입용병으로 이어지는 BEST 5에 은희석-박성훈-신동한-김지훈-김희선(부산 KTF 현금 트레이드 설)-윤영필 등으로 이어지는 든든한 백업맴버를 구축하는, 다름대로 성공적인 리빌딩을 이룬 것이다. 따라서 내년 시즌 원주 TG나 전주 KCC의 상대적인 전력약화와 주전의 노쇄화를 감안하면 충분히 우승을 노려볼 수 있는 전력 구축에 성공했다고 보여진다.

다만, 주희정이 본인의 색깔인 '빠른 속공' 농구 컬러를 안양 SBS에 뿌리내리게 하느냐는 그와 기존 팀원들간의 반복된 훈련으로 극복해야 할 과제라 보여진다. 


'에어컨 리그' 는 이미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이미 프로스포츠에서 '한팀에서 데뷔부터 은퇴까지'라는 말은 사실상 사라진지 오래다. 그런 의미에서 프로 농구에서의 트레이드 역시 크게 놀랄 일은 아니다. 하지만 축구나 야구와는 달리 상대적으로 적은 선수가 주전으로 뛰는 농구의 특성상 용병선발이나 주전급 선수의 트레이드는 그만큼 팀 전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지난 이정래(대구)와 박준용(서울 SK)의 트레이드 이후 잠시 소강상태였던 '에어컨 리그'가 이번 트레이드를 시작으로 다시 본격적으로 달궈지기 시작했다.




서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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