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4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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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 비전 - 프로농구 팀별 결산⑥] 인천 전자랜드 블랙슬래머

기사입력 2009.05.08 02:40 / 기사수정 2009.05.08 02:40

최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최영준 기자] 프로농구 팀별 결산⑥ - 인천 전자랜드 블랙슬래머(29승 25패 - 정규시즌 6위, 플레이오프 6강)

▲시즌 전 전망

4시즌 동안이나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아보지 못했던 인천 전자랜드는 올 시즌 각오가 남달랐다. 일단 전력 보강 요인도 두드러졌다.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 1순위를 받아 리카르도 포웰을 지명했고, 신인 강병현도 새롭게 합류했다. 주태수는 기량이 두드러지게 발전하며 연습경기에서 연일 좋은 모습을 보였다.

황성인, 조우현, 김성철 등 소위 '베테랑 3인방'이 부상을 입은 채 시즌을 시작한 것과 최장신 센터로 기대됐던 에릭 체노위드의 시즌 전 교체 진통은 불안한 요소였다. 대체로 전문가들은 전자랜드가 6강 언저리에서 경합을 벌일 것으로 봤다. 전력 상승도 눈에 띄었지만 불안 요소도 눈에 띄는 팀이 전자랜드였다.

▲부각되는 불안 요소, 그리고 트레이드

해볼 만하다는 기대와는 달리 불안 요소는 너무 두드러지게 부각됐다. 황성인은 여전히 제 기량을 찾지 못하며 전자랜드의 고질적인 포인트가드 문제를 대두시켰고, 기대를 모았던 정영삼과 강병현의 공존은 어려운 일로 판명났다. 시즌 전 교체선수로 영입한 도날드 리틀은 그리 만족할 만한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팀 내에 딱히 구심점이 되어 줄 선수가 없다는 것도 문제였다. 베테랑들이 줄줄이 부상을 입거나 침체에 빠지면서 젊은 선수 위주로 구성된 팀은 분명 상승 요인이 있었지만 그것을 터뜨려 줄 무언가가 부족했다. 자연스레 득점력이 좋은 포웰의 원맨쇼로 흘러가는 경기가 많아졌다.

결국 전자랜드가 내린 결단은 트레이드였다. 포지션 중복으로 상생의 길을 찾지 못한 강병현과 부상 중인 조우현 등을 내주고 전주 KCC의 '국보급 센터' 서장훈을 받아오는 대형 딜을 성사시켰다. 그러나 팀은 여전히 부진을 벗어나지 못했다. 6연패에 몰린 전자랜드는 5시즌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 실패를 눈앞에 둔 듯했다.

▲살아난 '서장훈 효과'

고대하던 '서장훈 효과'는 더 이상은 어렵다고 느낄 때쯤에야 나타났다. 눈에 띄는 것은 옛 동료를 만난 황성인이 다시 전성기 시절의 기량을 회복했다는 것과 외곽포가 불을 뿜기 시작했다는 점이었다. 파죽의 8연승을 달린 전자랜드는 멀어져 가던 6강권에 거의 근접해가고 있었다.

전자랜드의 숙원 사업이었던 플레이오프 진출은 시즌 마지막 날에서야 결정됐다. 안양 KT&G, 창원 LG와 치열한 경합을 벌이던 전자랜드는 마지막 경기에서 서울 SK를 잡아내며 가까스로 6강 진출을 확정 지었다. 지난 2003-2004시즌 이후 무려 5시즌 만에 이룬 감격의 플레이오프 진출이었다.

1차 목표는 달성했지만 플레이오프에서는 난관이 기다리고 있었다. 상대는 팀의 기둥 서장훈이 몸담았던 KCC. 포웰의 활약을 바탕으로 열세 예상을 뒤집고 2승 1패로 리드하던 전자랜드는 하승진의 위력 앞에 4, 5차전을 내리 패하면서 4강 진출에 실패하고 말았다.

▲Comment: 5시즌 만에 숙원을 이루다

지난 4시즌 동안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던 전자랜드는 드디어 올 시즌 숙원을 이뤘다. 시즌 막판 탈락 위기에 몰리며 지난 시즌의 악몽을 재현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낳았지만 결국 마지막에는 스스로의 손으로 진출을 확정 짓는 쾌거를 만들어냈다.

시즌 초반 여러 가지 문제점을 드러내기도 했지만 결국 트레이드라는 극약처방은 제대로 통했다. 넘쳐나던 포지션의 교통정리와 함께 '플레이오프 보증수표'인 서장훈을 얻으면서 팀의 구심점까지 확보했다는 점은 그야말로 일거양득이 아닐 수 없었다.

▲Best Player - 서장훈

괜히 국보급 센터가 아니었다. 시즌 초반 KCC에서 출장시간과 관련해 갖은 불화설과 태업 논란에까지 시달리던 서장훈은 전자랜드로 옮기면서 물을 만난 고기처럼 확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트레이드 직후에는 다소 헤매는 모습도 있었지만 서서히 적응을 마치면서 자신의 가치를 확실하게 입증했다.

전자랜드 이적 이후 기록한 18.4득점, 6리바운드는 전성기의 그것에는 한참 못 미쳤지만 그의 나이를 감안하면 충분히 훌륭한 기록이었다. 지난 11월 19일에는 프로농구 통산 최초로 10000득점의 금자탑을 쌓으며 여러모로 뜻 깊은 시즌을 보내기도 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DB]



최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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