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채정연 기자] 예기치 못했던 악재가 겹치며 넥센 선발진이 위기를 맞고 있다. 뜻하지 않았던 에이스의 전열 이탈과 영건들의 부진으로 장정석 감독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넥센은 지난 한 주간 3승 3패를 기록했다. 주간 5할 승률 달성이지만, 선발이 흔들리며 어려운 승부를 펼쳤다. 3일 LG전에서 1선발 로저스가 타구에 맞아 손가락 부상을 당했고, 전열에서 이탈했다. 8일 수술을 마친 로저스는 회복에만 6~8주가 소요된다는 소견을 받았다. 그야말로 '계산이 서는' 투수였던 로저스의 공백은 넥센으로서 전혀 예상치 못했던 부분이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5월 말까지 빼어난 피칭을 이어오던 최원태가 최근 흔들렸다. 31일 KIA전 6이닝 4실점으로 패전을 안았고, 6일 두산전에서는 3⅔이닝 6실점으로 올 시즌 가장 안 좋은 투구를 했다. 장 감독은 "최원태가 선발 등판에 앞서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 같다"며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불펜에서 1군 적응을 해나가던 안우진은 선발로 보직을 전환한 후 두 경기 연속 4회를 마치지 못하고 강판됐다.
장 감독은 선발진 운용에 대한 깊은 고민을 드러냈다. 악재 속에서도 잘 갖춰진 선발진의 호투를 발판삼아 버텨온 넥센이기 때문이다. 제이크 브리검과 한현희만이 제 역할을 해내고 있는 상황에서 이제 추가로 수혈할 자원도 마땅치 않은 게 현실이다.
우선은 2군 등판도 없이 곧바로 1군에 올리는 '파격' 선택을 했던 안우진의 부진이 아쉽다. 불펜으로 롯데전 두 경기에 나서 도합 4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던 안우진은 첫 선발 등판이던 2일 LG전에서 3이닝 6실점, 다음인 9일 KT전에서 3⅔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다. 장 감독은 "가진 걸 보여주지 못하는 느낌이다"라는 평과 더불어 "2군에 내려보내진 않지만, 안우진의 보직을 고민하고 있다. 선발 아니면 다시 중간으로 옮겨 편한 상황에 내보낼지 화요일 즈음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안우진이 보직을 옮기게 되면 그 자리를 채울 다른 자원이 필요하다. 화성에서 던지고 있는 김정인, 하영민, 김성민 등과 더불어 계투로 활약 중인 양현이 자원으로 언급된다. 장 감독 역시 "양현이 선발 자원으로도 좋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이내 "양현은 지금껏 불펜으로만 훈련을 해왔다. 선발이 되어 투구수가 많아진다면 공의 힘이 떨어질 수 있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했다. 불가피한 선발진 공백 속에서 넥센이 어떤 선택을 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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