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4.26 12:21 / 기사수정 2009.04.26 12:21
그러나 언제나 실력은 충분한데 부상이 잦거나, 국가대표팀의 감독이 눈여겨보지 않아서 국가대표에 소집되지 않는 불운한 선수들은 언제나 존재하고 있다.
특히 이탈리아 무대에서는 마르셀로 리피 이탈리아 감독의 속칭 '똥고집'으로 인해 실력은 충분하지만 뽑히지 못하는 선수들이 많다. 그 중에서 현재 세리에A 최고 수준의 수비수지만, 단 한 번도 국가대표로의 부름을 받지 못한 불운의 수비수. 체사레 보보가 그 주인공이다.
엘리트 코스, 올림픽 메달리스트
체사레 보보는 유소년 단계에서부터 눈에 띈, 소위 '엘리트 코스'를 밟고 자라온 선수이다. 로마의 유스 시스템에서 성장하면서, 19세 때인 02-03시즌부터 세리에B 팀인 레체에서 프로선수 데뷔를 하였다. 당시 로마는 보보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여 공동소유권만을 레체에 판매한 바 있다.
2003/04시즌, 보보는 레체의 승격으로 인해 세리에A에 데뷔한다. 하지만, 레체는 한 시즌 만에 강등되고 말았고 세리에A에서 뛸 수 있는 능력을 보인 보보는 세리에A팀인 파르마로 임대가게 된다.
당시 보보는 이탈리아 U-21에 정기적으로 뽑히면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었고, 이에 따라 2004년 그리스 올림픽에도 선발되어 이탈리아가 동메달을 따는데에 일조하면서 자신의 이름을 세계적으로 알리기 시작하였다. 당시 보보는 초반 경기에는 나서지 못했으나, 8강전부터 선발로 나서면서 총 3경기에 나왔다.
난 로마니스타. 하지만…
보보는 올림픽에서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 파르마에서도 한 시즌 동안 31경기에 나서면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 이를 유심히 지켜본 보보의 원 소유구단. 로마는 보보를 복귀시켰고, 한 시즌 동안 주전급 선수로 테스트를 시켰다.
하지만, 당시 로마에는 필립 멕세, 크리스티안 키부, 마테오 페라리등 쟁쟁한 수비수들이 주전으로 나서고 있었고, 보보의 자리는 그렇게 많지 않았다. 결국, 로젤라 센시 구단주는 05/06시즌이 끝난 후, 보보를 팔레르모로 보낸다. 당시에도 로마는 팔레르모에 공동소유권 형식으로 팔았지만, 곧 팔레르모에 완전 소유권을 넘겨주고 말았다. 이 결정에 보보는 충격받고 말았다.
당시 보보는 인터뷰에서 "로마가 날 버렸다, 하지만, 난 로마를 미워하진 않는다. 난 평생 로마니스타고, 로마에서 플레이 한 시간은 내 인생 최고의 순간이었다."라고 이야기하면서 로마 팬들의 심금을 울렸다.
공동소유, 임대, 떠돌이 인생
2006/07시즌, 팔레르모로 이적한 보보는 훈련장에서 큰 부상을 당하고 만다. 결국, 하반기까지 단 한 경기도 나서지 못하였고, 팔레르모 소속으로는 하반기에 단 한 경기에 나왔다. 팔레르모의 감독은 보보의 능력을 알고 있었고, 하반기에 토리노로 임대 보낸다.
보보는 2006/07시즌 하반기에 이어, 07/08시즌은 제노아에서 뛰었다. 당시 팔레르모는 수비진에 안드레아 바르잘리, 크리스티안 자카르도 등 국가대표 선수들이 즐비하였고, 이에 제노아에 보보의 공동 소유권을 넘겨주었다.
하지만, 07/08시즌 제노아에서 보보는 자신의 능력을 슬슬 보여주기 시작하였고, 바르잘리, 자카르도를 모두 판 팔레르모는 또 다른 수비수, 쥬세페 비아바를 넘겨주는 조건으로 보보의 공동 소유권을 돌려받았다.
팔레르모, 여긴 내 집
2008/09시즌, 드디어 보보는 팔레르모에서 정착하면서 뛸 수 있게 되었다. 당시 팔레르모는 팀 전체를 개혁하는 대수술을 단행하였고, 이제 보보에게도 기회가 온 것이었다. 비록 단 한 경기가 열린 후 자신을 믿었던 콜란투오노 감독이 경질되었지만, 후임으로 온 다비데 발라르디니 감독은 더욱더 보보를 신뢰하였다.
보보는 이번 시즌. 모리스 카로찌에리와 함께 팔레르모의 중앙 수비를 책임졌다. 비록, 카로찌에리가 잦은 부상으로 인해 덴마크 출신 유망주인 시몬 키예르와 중앙 수비를 볼 때도 많았지만, 자신이 뛰어난 커맨딩 능력이 빛을 발하면서 팔레르모의 수비진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
특히, 보보는 이번 시즌 3라운드 제노아와의 경기에서 호쾌한 중거리 슛으로 엄청난 득점을 한 바도 있다.
국가대표 선발은 언제나?
보보는 팔레르모에서 보여주는 좋은 활약으로 인해, 국가대표에도 충분히 선발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를 듣고 있다. 하지만, 이탈리아의 마르셀로 리피 감독은 매우 노장 선수인 파비오 칸나바로를 비롯하여 다니엘레 보네라등을 계속 신뢰하고 있고, 이는 '세대교체'가 절실한 이탈리아 국가대표팀의 방향과는 맞지 않는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곧 칸나바로가 국가대표에서 은퇴할 일이 멀지 않았고, 또 다른 국가대표 수비수인 피오렌티나의 알렉산드로 감베리니가 최악의 폼을 보여주고, 유망주인 파비오 산타크로체는 별다른 성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어서 곧 보보는 이탈리아의 저지를 입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과연, 보보가 이탈리아 국가대표로 뛸 수 있는 날이 언제쯤 올지, 그를 지켜보고 있는 팬들은 큰 기대를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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