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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비야에 대승 거둔 바르셀로나, 메시보다 '이니에스타'의 공

기사입력 2009.04.23 12:18 / 기사수정 2009.04.23 12:18

이정인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정인]
바르셀로나를 상대하는 팀들, 특히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서 만날 첼시는 메시를 봉쇄하는 것을 첫 번째 목표로 설정하고 있을 것이다. 메시가 챔피언스리그 최다 득점자이자 바르셀로나 공격의 핵심이니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리고 많은 축구팬이 메시를 완벽하게 막으면 바르셀로나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아내는 데 성공할 것이라 믿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젠 이니에스타에 주목하자. 1984년생의 이니에스타는 멀티 플레이어로도 유명하다. 이번 시즌엔 주로 중앙 미드필더로 활약하고 있지만 지난 시즌엔 윙 포워드로서도 활약했고 수비형 미드필더로도 손색없는 모습을 보여줬다. 스페인 국가대표에선 측면 미드필더로 활약하고 있다.

사비 에르난데스처럼 이니에스타에겐 뛰어난 볼 키핑 능력과 창의적인 패싱력이 있다. 그러나 사비의 볼 키핑이 정적인 움직임을 통해 이루어진다면 이니에스타는 빠르게 전진하면서도 높은 수준의 키핑 능력을 보여준다. 사비가 완성도 높은 플레이를 보여주는 미드필더라면 이니에스타는 보다 많은 옵션이 있는 선수라 할 수 있다.

바르셀로나의 에이스인 메시가 뛰지 않는 경기에선 이니에스타가 좀 더 공격적이고 자유롭게 움직이며 메시의 역할을 해준다. 메시와 같이 뛰는 경기에선 메시에게 집중되는 수비를 분산시킨다. 이번 시즌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는 바르셀로나가 잠깐 부진했던 적이 있는데 이때가 이니에스타의 부상과 함께 찾아왔다는 것이 단지 우연은 아닐 것이다.

한국 시각으로 4월 23일 새벽에 누 캄프에서 있던 바르셀로나와 세비야의 경기는 이니에스타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던 경기였다. 메시는 벤치에서 휴식을 취했고 이니에스타가 오른쪽 윙 포워드로 나왔다. 그러나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로운 움직임을 보여줬다.

경기 시작 2분 만에 앙리의 태클로 얻은 공격 기회를 이니에스타가 앞으로 조금 전진하다가 그대로 중거리 슛을 했고 공은 골대의 사각에 정확히 꽂혔다. 다른 면에선 모두 완벽했지만 골 결정력이 아쉬웠던 이니에스타에겐 특히 중요한 골이었다.

16분엔 이니에스타가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이니에스타가 사비와 이대일 패스를 주고받은 후 에투에게 논스톱으로 연결한 공을 에투가 골로 성공시키며 바르셀로나가 2-0으로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에투의 시즌 27번째 골이다.

후반에도 바르셀로나의 공격은 멈추지 않았다. 후반 시작 3분 만에 바르셀로나는 추가골을 터뜨렸다. 그리고 이번에도 이니에스타가 도움을 기록했다. 앙리, 에투, 이니에스타로 패스는 이어졌고 당연히 세비야 수비는 이니에스타에게 몰려들었다. 그로 인해 뒤에서 대기하던 사비는 수비 없는 상황에서 편하게 슛을 할 수 있었다.

후반 9분엔 앙리가 골을 기록했다. 이니에스타의 공간 패스를 앙리가 놓치지 않고 골로 연결한 것이다. 이니에스타는 패스를 주기 전 방향 전환으로 수비수들을 따돌려 더 정확한 패스를 연결할 수 있었다.

이니에스타는 항상 제 몫을 해주는 선수이지만 결정력이 좋지 않아 다른 팀 동료에 비해 주목을 덜 받았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경기에서는 이니에스타가 주역이었다. 무려 1골 3어시스트라는 기록에서도 이니에스타의 활약이 어땠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게다가 이번 승리는 팀의 핵심 선수인 메시와 푸욜 없이 만들어냈다는 데에 큰 의미가 있다. 세비야의 공격을 무실점으로 막아낸 피케와 마르케스도 팀의 승리에 큰 공헌을 했다.

연달아 강팀들과 경기를 치러야 하는 바르셀로나는 죽음의 일정을 완벽한 승리로 시작하게 되었다. 레알 마드리드와의 승점 차도 다시 6점으로 벌어졌다. 



이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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