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박소현 기자] "짙은 어둠이 걷힌 후엔 아침 햇살 위로 빛나던 그날의 너와 나"
지난 27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샤이니 데뷔 10주년 기념 팬미팅 'SHINee Debut 10th Anniversary☆SHINee Day' 마지막 곡은 '재연'이었다.
2시간 가량 되는 팬미팅 내내 MC 박지선과 샤이니, 화정체육관을 가득 채운 팬들은 내내 화기애애하고 즐겁게 10주년을 맞이했다. 데뷔곡 '누난 너무 예뻐'를 색다르게 부르며 10년 전을 떠올리는 시간도 있었고, 샤이니 멤버들이 각자가 생각하는 가장 좋아하는 앨범과 곡, 퍼포먼스, 뮤직비디오 등 평소 들을 수 없었던 이야기가 이어졌다. 실제 샤이니 팬으로 잘 알려진 박지선은 팬들의 마음을 대신 마음껏 표출하며 서로가 서로를 생각하는 행복한 시간이었다.
분위기가 반전된 것은 故종현 추모 영상이 흘러 나오면서부터다. 故종현이 쓴 가사들과 함께 그의 생전 모습, 그에게 보내는 팬들의 마음이 빼곡하게 스크린에 펼쳐졌다. 결국 화정체육관에서 샤이니 팬들은 다함께 목놓아 울었다. 영상 속 그는 더할나위 없이 환한 표정이었다.
이어 샤이니는 무대에 등장해 이날 팬미팅 마지막 곡으로 '재연'을 불렀다. 샤이니 멤버들은 이내 하이라이트 부분에서 전광판에 등장한 故종현의 라이브 모습에 눈시울을 붉히고 말았다. 다섯개로 나뉜 화면 속에서 샤이니는 여전히 다섯명이었다.
무대가 끝난 뒤에도 멤버들도 팬들도 쉬이 감정을 추스리기 힘들었다. 간신히 민호가 진행에 나섰지만 온유는 아이처럼 주저앉아 울었고, 키는 내내 등을 돌리고 팬들을 바라보지 못하고 흐느꼈다. 그런 형들을 훌쩍 자란 막내 태민이 다독였다. 그런 태민도 끝내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온유와 민호 모두 '샤이니 다섯명'을 강조했다. 민호는 "십년동안 누구보다 행복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샤이니는 다섯명이서 함께 노래할 것"이라며 끝까지 종현과 함께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키는 "일어난 일에 대해 부정하거나 원망하지 말자"며 함께 있다는 생각으로 앞으로 잘 나아가자고 팬들과 스스로를 위로했다.
지난해 갑작스럽게 전해진 비보로 샤이니 멤버들과 팬은 같은 상처를 입었다. 서로 10년 가까운 시간 동안 함께해왔던 소중했던 사람을 잃었다. 샤이니는 故종현이 떠난 이후 일본 돔 투어에서 해외 팬들과 만난 적은 있었으나, 국내 팬들과 4인 모두가 함께할 기회는 없었다. 반년 가까운 시간 동안 그다지 무뎌지지 않은 아픔에 대해 보다 분명하게 서로 드러내고 공감하며 위로하는 순간이 꼭 필요했다.
다함께 크게 울고나서 故종현에 대한 서로의 진심을 다시금 느끼고, 또 다음으로 나아갈 원동력도 얻었다. 한 번은 다같이 마주하고 감당해야할 아픔이었다. 이 아픔을 샤이니와 샤이니 월드는 가장 의미있는 시간에 함께 나눴다.
한편 샤이니는 오는 28일 4인조로서 첫 앨범이자 정규 6집 'The Story of Light' EP.1을 선보인다. 6월까지 이어지는 총 세 개의 EP로 완성된다. 트리플 타이틀로 평소보다 활동 기간도 길게 오랜시간 팬들과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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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