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5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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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축구]16강 진출 경우의 수는?

기사입력 2005.06.17 06:54 / 기사수정 2005.06.17 06:54

손병하 기자

한국 청소년축구 대표팀이 16일 새벽 대역전극을 펼치며 나이지리아를 제압했다. F조에 속한 한국은 이날 승리로 승점 3점을 챙기며 브라질에 이어 조 2위에 올라 16강 진출의 청신호를 밝혔다.

1승1패를 기록한 한국 대표팀은 스위스와 승점, 골득실에서 동률을 이뤘지만, 다득점에서 1점 앞서며 조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18일 밤 11시(한국시간), 브라질과 예선 최종전만을 남겨 놓고 있는 대표팀이 지난 대회에 이어 다시 한번 16강에 진출할 수 있을지, 그 경우의 수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제대회 예선 때마다 경우의 수를 따져야 한다는 볼멘소리가 나올 법하지만, D조(아르헨티나, 독일, 미국, 이집트)와 함께 '죽음의 조'라고 불리웠던 F조의 경우, 16강 진출 자체만으로도 대단한 의미와 자부심을 가질 수 있다.

우선 F조는 1위 브라질부터 꼴찌인 나이지리아까지 모두 16강 진출에 대한 가능성을 남겨 두고 있다. 현재 브라질과 나이지리아의 승점차가 3점에 불과하고, 각 조 3위에게 주어지는 네 장의 와일드카드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F조의 남은 2경기가 모두 끝나야 확실한 16강 진출 국가를 알 수 있을 전망이다.

우리 팀에게 가장 좋은 경우는 브라질과의 경기에서 이겨 다른 경기 결과에 관계 없이 조 1위 혹은 2위로 16강에 진출하는 것이다. 이 경우 우리는 승점 6점을 확보하게 돼 스위스(나이지리아에 이길 경우)와 1위를 다투거나, 골득실 여부를 따져 1위에서 밀리더라도 최소한 조 2위로 16강에 진출한다.

'기적의 5분'을 만들어내며 16강 희망을 부풀린 대한민국 청소년축구 대표팀이 브라질과의 경기 결과에 따라 나올 수 있는 경우의 수는 몇 가지나 될까.

시나리오 1. 브라질과 비길 경우

우리가 브라질과 비길 경우엔 크게 세 가지의 상황이 발생한다. 승점 1점씩을 보태는 브라질과 대한민국은 각각 승점 5점과 4점을 확보하게 되는데, 같은 시간 열리는 스위스와 나이지리아의 경기 결과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게 된다.

먼저 스위스가 나이지리아를 이길 경우에는 스위스가 승점 6점으로 조 1위, 브라질이 5점으로 조 2위, 우리가 승점 4점으로 조 3위를 마크하게 된다. 이 경우 각 조 3위를 기록한 네 팀에게 주어지는 와일드카드(승점 골득실 다득점 순)를 다투어야 한다.

지금까지 2경기씩을 치른 각 조별 예선 결과를 보면 B조의 파나마, C조의 온두라스, D조의 이집트 등은 모두 2패를 기록하고 있다. E조의 이탈리아도 2패를 기록하며 승점을 올리지 못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다른 팀들이 반사 이익을 보고 있다. 약팀을 상대로 모두 승리를 추가하면서 승점 3점을 획득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높은 승점과 골득실로 우선순위가 정해지는 와일드카드를 획득하는 것은 만만치 않은 과제라 비기는 것도 마음을 놓지는 못한다.

반면 나이지리아가 스위스를 이기면 우리의 가능성이 조금 높아진다. 나이지리아와 우리가 승점 4점으로 동률을 이루게 되는데, 이 경우 골득실이나 다득점으로 2위를 가리게 돼 1골을 기록하고 있는 나이지리아보다는 여러 면에서 유리한 셈. 스위스가 나이지리아와 비기는 경우에도 우리는 스위스와 조 2위를 놓고 다투어야 하는 상황이 된다.

시나리오 2. 브라질에 패할 경우

우리 대표팀이 브라질에 패하게 되면, 무조건 와일드 카드로 3위를 노려야 하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스위스가 나이지리아를 이기게 되면, 브라질과 스위스가 조 1, 2위로 16강에 진출하고 우리는 나이지리아(1무 2패, 승점 1점)에 승점에서 앞서 조 3위를 확정 와일드카드를 노려야 한다.

반면 나이지리아가 스위스에 이기면 최악의 경우가 나와 16강 진출은 더 힘들어진다. 브라질이 승점 7점으로 1위를 차지하고 나이지리아가 승점 4점으로 2위에 올라 16강에 진출한다.

스위스와 똑같이 승점 3점(1승2패)을 기록하게 되는 우리 대표팀은 스위스와 다득점 등을 따져 와일드카드를 노리게 된다. 만약 다득점까지 같을 경우 페어플레이팀 우선(경고와 퇴장의 합산 점수가 낮은 팀) '승자승' 원칙에 의해 우리와의 맞대결에서 승리했던 스위스가 3위를 차지 와일드카드를 노리게 되고, 우리는 조 최하위로 떨어지고 만다.

마지막으로 스위스와 나이지리아가 비기는 경우가 발생하면 브라질이 1위(승점 7점, 2승1무)로, 스위스가 2위(승점 4점, 1승1무1패)로 16강행을 결정짓는다. 우리는(승점 3점, 1승2패) 나이지리아(승점 2점, 2무1패)에 승점 1점을 앞서며 조 3위를 기록, 와일드카드에 희망을 걸어 볼 수 있다.

경우의 수를 종합해 보면, 브라질을 이기는 것 외에는 모든 것이 불투명하다. 세계 최강 브라질을 상대로 승점 3점을 획득하는 일이 결코 만만치 않은 과제이지만, 나이지리아에 대역전극을 만들어내며 상승세에 있는 팀 분위기와 박주영-백지훈 등 주축 선수들이 자신감을 찾았기 때문에 충분한 가능성을 갖고 있다.

대한민국 청소년 대표팀의 운명을 결정할 18일 밤 11시. 세계 최강이라는 우승후보 브라질을 격파하고 토너먼트에 진출해, 22년만의 4강 신화 재현을 노릴 수 있길 간절히 소망해 본다. 


손병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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