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5 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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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오늘도 1회를 넘기지 못했다

기사입력 2009.04.13 14:15 / 기사수정 2009.04.13 14:15

최세진 기자

[엑스포츠뉴스=최세진] 박찬호가 자신의 시즌 첫 선발등판경기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박찬호는 쿠어스필드에서 벌어진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7안타 5실점을 허용하며 3.1이닝 만에 조기 강판당했다. 최근 필라델피아 필리스 선발투수들의 연쇄부진으로 인해 오늘 경기의 호투로 선발로서의 입지를 굳힐 기회를 맞았지만, 쉽게 선발 로테이션에 자리 잡을 절호의 찬스를 스스로 놓치고 말았다.

1회징크스 - 오늘도 1회를 넘기지 못했다

이날 경기에서도 결국 1회가 문제였다. 투수의 몸이 덜 풀린 1회가 타자의 입장에서는 가장 좋은 찬스임이 틀림없다. 특히나 이날 같은 악천후 시 그 효과는 더 해진다. 그리고 그 틈을 로키스의 타자들은 놓치지 않았다. 박찬호는 자신의 커리어 내내 1회에 부진한 모습을 보인 적이 많았는데, 오늘 경기에서도 허용한 5실점 중 1회에만 4점을 내주었고, 1회에만 투구수 48개를 기록하며 경기를 어렵게 이끌어 나갔다.

선발투수로서 믿음직한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는 좀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해내어 불펜의 부담을 덜어주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오늘 경기에서의 박찬호의 투구내용은 대단히 실망스러웠다. 이날 경기에서 결국 타선의 도움으로 소속팀은 7:5 역전승을 거두었지만 박찬호에 이어 불펜투수가 5명이나 등판하며 불펜의 부담을 가중시켰다. 시즌 전 매뉴얼 감독이 선발의 조건으로 6~7이닝 정도는 버틸 수 있는 이닝소화능력을 강조한 만큼, 앞으로 선발투수로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보완해야 할 문제다.

강력한 패스트볼의 구위, 어디로?

지난 시즌 박찬호는 되살아난 직구구속을 통해 자신감을 얻었고, 강력한 직구구위를 바탕으로 타자와의 승부에 적극적으로 임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보여준 패스트볼은 분명 지난시즌 보여주었던 90마일 중반을 상회하는 패스트볼과는 구속이나 구위면에서 거리가 멀었다. 단 한 차례 스피드건에 93마일(150km)를 기록했을 뿐 경기 내내 패스트볼의 구속은 88~90마일 정도에 그쳤다.

구속이 워낙 저하된데다가 움직임마저 따라주지 않으면서 오늘 경기에서의 박찬호의 패스트볼은 타자들이 치기 좋은 밋밋한 배팅볼이 되고 말았다. 이것이 오늘 좋지 않았던 날씨에서 비롯된 일시적 현상이라면 큰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만약 이런 모습이 계속 이어진다면 타자와의 승부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불안한 제구력, 순식간에 불어난 투구수

오늘 경기 내내 박찬호는 상대타자들에게 이끌려가는 경기를 했다. 상대타자는 몇 차례나 풀카운트 접전을 이끌어냈고, 박찬호의 투구수는 계속 늘어만 갔다. 박찬호의 오늘 투구는 스트라이크와 볼이 확연히 구분가능할 정도로 제구가 되지 않았고, 로키스의 타자들은 박찬호의 유인구에 전혀 속지 않았다. 슬라이더나 체인지업은 컨트롤이 제대로 되지 않아 높은 쪽으로 제구되며 계속해서 아찔한 장면을 연출했다.

시범경기에서의 안정감 있는 피칭과는 전혀 거리가 먼 투구내용이었다. 캠프 기간 동안 2개밖에 허용하지 않았던 볼넷은 오늘 경기에만 3개나 허용했다. 전체적으로 시즌 첫 선발 등판이라는 부담감을 떨쳐내지 못한 채 너무도 조심스러운 피칭으로 타자와의 적극적인 승부를 피했다.

경기 후 필리스의 감독 찰리 매뉴얼의 인터뷰를 통해 박찬호는 앞으로 몇 차례 더 선발 기회를 보장받기는 했지만, 박찬호의 입장에서는 이날의 부진한 투구를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다음 경기의 호투가 절실해졌다. 박찬호의 다음 등판은 19일 샌디에이고와의 홈경기가 유력하다.



최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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