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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인사이드] 이동원, 자신이 '피겨 신동'임을 입증하다

기사입력 2009.04.07 17:37 / 기사수정 2009.04.07 17:37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올 피겨 시즌은 뜻 깊은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피겨 여왕' 김연아(19, 고려대)가 월드 챔피언에 등극하면서 현역 최고의 선수임을 증명했습니다. 그리고 이달 초에 슬로베니아에서 벌어진 트리글라프 트로피 대회에서 지속적인 낭보가 들려왔죠. 그 중에서도 '피겨 신동' 이동원(12, 과천중)은 노비스 부분에서 금메달을 획득했습니다.

이 대회는 국내 피겨 팬들에게 친숙한 대회입니다. 2002년에는 김연아가 노비스 부분에서 국내 여자 선수로서는 처음으로 금메달을 획득했습니다. 그리고 함께 참가했던 최지은(21, 고려대)는 주니어 부분에서 4위를 차지했었죠. 그리고 작년에는 '리틀 연아' 윤예지(14, 과천중)가 노비스 부분에서 정상에 올라섰습니다.

이러한 계보는 올해도 계속 이어졌습니다. 이번 트리글라프트로피 대회는 그 어느 해보다 많은 선수가 참가했습니다. 대회 일정 중, 가장 먼저 치러지는 남자 노비스 부분은 현지 시각으로 아침 8시에 열릴 정도였습니다.

이동원이 올 시즌 대회 중, 최종 목표로 잡은 대회는 이번 트리글라프트로피 대회였습니다. 지난해 말, 아시안트로피 대회에 참가해 금메달을 획득했던 이동원은 아시아 대회가 아닌 세계 대회에 도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13세 미만의 선수들이 총출동하는 트리글라프 트로피 대회에서 이동원의 기술은 단연 돋보였습니다. 자신과 비슷한 또래 중, 스케이팅을 잘 타는 선수들이 대거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 이동원의 존재는 특별했습니다.

트리플 토룹과 살코를 비롯해 룹과 플립, 그리고 러츠까지 구사하는 이동원은 이미 10대 초반에 트리플 점프 5가지를 완성했습니다. 여기에 스핀과 스텝도 뛰어난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린 남자 선수로서는 보기 힘든 '끼'까지 지닌 이동원은 국내는 물론, 국제무대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는 기량을 가졌습니다.

이동원을 비롯한 '팀 코리아' 선수들은 여러모로 힘든 상황에서 이번 대회를 치렀습니다. 이동원의 경우, 프랑스에서 비행기를 갈아타다가 짐이 슬로베니아로 하루 늦게 도착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짐에는 스케이터도 포함되어 있었죠. 이러한 문제 때문에 현지 적응 연습을 제대로 하지 못했었습니다.

이동원은 이러한 문제점으로 인해 쇼트프로그램에서 실수가 많은 경기를 펼쳤습니다. 이동원의 지도자인 신혜숙 코치는 "스케이트가 늦게 도착하고 아이스링크 적응 문제로 많은 고생을 했다. 연습 시간이 제대로 주어지지 않아 링크 적응 훈련도 거의 하지 못했다. 그리고 빙질 사정도 좋지 않았는데 아이스하키 전용 링크라서 국내에서 연습해온 링크와는 차이가 많았다"라고 밝혔습니다.

이동원의 아버지인 이승준 씨는 "짐이 하루 늦게 슬로베니아에 도착해서 적응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 점이 걱정됐는데 결국, 쇼트프로그램에서 실수가 있었다. 하지만, 프리스케이팅에서 좋은 성과를 얻어서 1위로 뛰어올랐다"라고 우승에 대한 소감을 밝혔습니다.



한국 시각으로 5일 낮에 벌어진 노비스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이동원은 첫 번째 과제인 트리플 러츠 + 더블 토룹을 멋지게 성공시키면서 기분 좋은 출발을 보였습니다. 그 다음에 이어진 콤비네이션 점프인 트리플 플립 + 더블 토룹도 무난하게 성공시킨 이동원은 트리플 토룹과 트리플 플립도 연이어 성공시켰습니다.

경기 후반에 배치된 트리플 러츠도 무난하게 뛰어낸 이동원은 플라잉 싯 스핀을 제외한 나머지 스핀에서도 모두 레벨 4를 받았습니다. 비록 직선 스텝에서는 레벨 1을 받았지만 점프와 스핀에서 GOE(가산점)과 높은 레벨을 챙긴 이동원은 쇼트프로그램에서의 실수를 만회하면서 1위로 뛰어올랐습니다.

트리플 점프 5가지를 마스터한 이동원에게 가장 중요한 사항은 국제무대에서 자신의 점프를 인정받는 것이었습니다. 이동원은 이번 대회에서 트리플 토룹, 러츠, 그리고 더블 악셀에서 모두 가산점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스핀에서 높은 레벨을 기록해 다른 선수들을 압도했습니다. 신 코치는 "이번 대회에 참가하기 전, 동원이가 제 기량을 발휘한다면 분명히 좋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기술적으로 다른 또래 선수들을 압도하고 있었던 점이 가장 큰 이유였다. 스케이트가 늦게 도착하고 현지의 문제 때문에 적응 연습을 거의 하지 못한 상태라서 쇼트프로그램을 충분히 대비하지 못했다. 어린 선수라서 정신적으로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동원이는 침착함과 대범함으로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했다. 기술적인 재능도 뛰어나지만 정신적인 부분도 대단한 게 동원이의 장점"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번 대회에는 예년보다 많은 선수가 참가해 이른 아침부터 늦은 저녁까지 경기가 펼쳐졌습니다. 남자 노비스는 가장 이른 시각인 오전 8시부터 경기가 펼쳐졌죠. 이동원은 현지 시각으로 새벽 5시에 일어나 곧바로 경기를 준비하는 점도 어려운 부분이었습니다. 이러나 이러한 외적인 부분을 모두 극복하고 정상에 올라섰습니다.

2009 종합선수권대회에서 144.62점의 높은 점수를 기록한 이동원은 이번 시즌의 목표인 트리글라프트로피 대회 우승을 이루어냈습니다. 한 시즌을 의미 있게 마친 이동원의 다음 목표는 피겨 스케이팅 점프의 고난도 기술인 '트리플 악셀'을 완성하는 것입니다.

이승준 씨는 "다음 시즌 목표는 트리플 악셀을 연마하는 것이다. 그리고 현재 동원이의 안무는 2년 전에 완성된 것인데 기술의 난이도가 올라가는 것만큼, 여기에 맞춰서 새로운 안무도 넣을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동원의 PCS(프로그램구성요소)는 기술요소 점수에 비해 비교적 낮게 나왔지만 타고난 '끼'를 가진 이동원에겐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신 코치는 이 부분에 대해 "동원이는 타고난 끼가 풍부하고 표현력도 뛰어나다. 표현력은 앞으로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발전할 부분이기 때문에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라고 답변했습니다. 이동원의 남은 일정은 승급 시험을 치른 뒤, 국내에서 전지훈련을 가질 예정입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이동원은 현지에 있는 피겨 관계자들과 지도자들, 그리고 심판진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저렇게 기술이 좋고 재능이 뛰어난 어린 선수가 있었느냐?"라는 칭찬을 받은 이동원은 금메달뿐만이 아니라 자신감도 얻었습니다. 이동원은 국내 최초로 국제 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남자 피겨 선수가 됐습니다. 또한, 신혜숙 코치도 의미 있는 업적을 달성했지요. 

2002년 김연아를 지도하면서 한국에서 최초로 국제 대회에서 우승한 여자선수를 배출해낸 신 코치는 국제대회에서 처음으로 우승하는 남자 피겨 선수의 지도자도 되었습니다.



[사진 = 이동원 (c) 엑스포츠뉴스DB 김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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