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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최대 라이벌' 서울-수원, 맞대결의 역사는?

기사입력 2009.04.03 11:34 / 기사수정 2009.04.03 11:34

전성호 기자

[엑스포츠뉴스=전성호 기자] K-리그 최대 라이벌, FC서울과 수원 삼성의 대결사를 들춰보면. 말 그대로 ‘맞수’의 치열함이 느껴진다.

프로축구 무대에서 두 팀 간 통산 전적은 22승14무17패로 수원이 약간 앞서있고, 2004년 서울이 연고지를 안양에서 서울로 옮긴 이후부터의 통산 전적(FA컵 포함)에서도 수원이 7승8무6패로 근소하게 앞서고 있다. 반면 최근 5경기에서는 2승 1무 2패로 호각세를 드러내고 있다. 지난 해에는 챔피언 자리를 놓고 시즌 끝까지 치열한 접전을 벌이기도 했다.

그렇다면, 두 팀 간의 혈투는 어떤 역사를 지니고 있을까?

2004년(1승 1무 1패) - 서울의 홈 승리 첫 번째 제물이 된 수원, 최후 승자가 된 수원

서울은 2004시즌 개막 후 5월까지 무패행진을 기록 중이었으나 홈에서는 아직 연고를 옮긴 뒤의 마수걸이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서울이 홈으로 수원을 불러들였고, 당시 대결은 두 팀간의 라이벌 의식 못지 않게 조광래 당시 서울 감독과 차범근 수원 감독의 지략대결로도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덕분에 3만 명이 넘는 대관중이 운집한 가운데, 결국 승부는 히카르도가 결승골을 뽑은 서울의 연고이적 후 첫 홈 승리로 끝이 났다.

그러나 최후의 승자는 수원이었다. 8월에 열린 컵 대회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했던 양팀은 10월 수원에서 다시 만났고, 이번엔 김두현이 결승골을 터뜨리며 수원이 1-0으로 지난 패배를 설욕했다. 이 경기 결과와 함께 후기리그 초반 선두를 달리던 서울은 추락을 거듭해 결국 5위로 후기리그를 마감했지만, 수원은 기세를 올리며 K-리그 역사상 최초 외국인선수 MVP의 영광을 안은 나드손의 대활약에 힘입어 후기리그에서 우승을 거두었다. 이후 플레이오프까지도 우승하며 통산 세 번째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2005년(2승 1무, 서울 우세) - 수원, 홈에서 당한 충격의 0-3 대패

2004시즌 우승, 2005 A3챔피언스컵 우승. 삼성 하우젠컵 우승으로 파죽지세를 달렸던 수원이었기에 전문가들조차 그들의 정규리그 우승 가능성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러나 수원의 예상 밖 전기리그 부진은 후기리그에서도 그대로 이어져 10월 23일, 홈에서 서울과 다시 만날 때는 이미 플레이오프 진출마저 사실상 무산된 상태였다.

서울은 '축구천재' 박주영이 프로 데뷔와 함께 전기리그 7경기에서 8골을 터뜨리는 놀라운 득점행진을 이어갔으나 후기리그 들어 상대팀의 대인 마크와 극심한 견제가 집중되면서 좀처럼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했다. 이에 팀 성적까지 덩달아 추락해 서울 역시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된 상태였다.

이런 상황에서 수원과 서울 모두 각각 3경기, 7경기 연속 무승까지 시달리고 있었던 만큼 두 팀은 물러설 수 없는 한판 대결을 벌였다. 하지만, 이날 수원은 박주영, 정조국, 한태유에게 연속으로 골을 얻어맞고 0-3의 완패를 당했다. 이 경기 후 수원 서포터스 '그랑블루'가 차범근 감독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까지 벌였을 정도로 수원에겐 치욕적인 패배였다.

2006년(4무) - FA컵 '최고의 명승부'

2006 K-리그 개막전에서 첫 맞대결을 벌였던 서울과 수원은 라이벌 팀답게 정규리그, 컵대회 등에서 네 번 만나 모두 무승부를 기록하는 치열함을 보여주었다. 서울과 수원의 라이벌전은 매 경기 그 명성에 걸맞은 명승부로 치러 졌는데, 2006년 최고의 명승부는 FA컵 8강에서의 외나무다리 승부였다.

'빅매치' 답게 이날 양팀은 밀고 밀리는 명승부를 펼쳤다. 기선은 수원이 먼저 잡았다. 후반 9분 실바가 교체 투입되자마자 이관우의 코너킥을 받아 오른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뽑아냈다. 수원은 이후 수비 위주로 전환하며 역습을 노렸으나 오히려 후반 22분과 32분, 서울의 박주영과 김은중에게 연속골을 내주면서 역전당했다.

패색이 짙던 후반 43분, 수원은 마토의 절묘한 프리킥 골로 극적인 무승부를 일궈냈다. 이후 승부차기에서 당시 이운재를 밀어내고 수원의 주전으로 활약하던 골키퍼 박호진이 서울의 두 차례 슛을 막아내는 선방에 힘입어 천신만고 끝에 FA컵 4강에 진출했다. 이날 경기에는 찜통더위에도 불구하고 3만 8천 명이 넘는 관중이 들어서며 두 팀 간의 맞대결이 K-리그 최고의 명품 대결로 올라섰다는 것을 보여줬다.

2007년(3승 1무 1패, 수원 우세) - K-리그 역대 최다 관중 신기록

서울과 수원의 맞대결이 진정한 한국프로축구 최고 히트 상품으로 거듭난 한 해였다. 그 시작은 컵대회에서의 맞대결. '명장' 세뇰 귀네슈 서울 신임 감독의 '공격 축구' 선언과 이에 대한 차범근 수원 감독의 장외 되결로도 관심을 모은 이 날 경기에서 서울은 전반 시작 8분 만에 마토에게 선제골을 얻어맞으며 주춤했지만, 이후 박주영이 해트트릭을 기록하고 정조국이 쐐기골까지 터트리며 4-1의 대승을 거둔다. 충격에 휩싸인 수원은 이후 성남 일화에게 1-3, 광주 상무에 1-2로 지는 '수모'까지 맛봐야 했고, 대승을 거둔 서울은 K-리그에 '귀네슈 열풍'을 몰고 오기에 이른다.  

한편, 호쾌한 공격축구와 명승부에 반한 축구팬들은 2주 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다시 열린 두 팀의 맞대결에 무려 55,397명의 K-리그 역대 최다관중으로 화답했다. 이 경기에서 수원은 신예 공격수 하태균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두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다. 그러나 양팀 주전들의 부상 여파와 선수들의 시간 끌기로 기대를 모았던 것만큼의 명승부가 펼쳐지지 못했던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서울은 이 경기에서 패한 뒤 이후 수원과의 맞대결에서 1무 2패의 저조한 성적을 거둔다. 특히 부상선수가 속출하면서 1.5군으로 경기를 치를 수밖에 없었고 이후 정예 멤버를 내세운 수원과의 컵대회 재대결에서도 1-3의 대패를 당하고 만다. FA컵 16강에서 다시 만난 수원에게 0-0 무승부 뒤 승부차기에서 3-1로 승리한 것이 유일한 위안거리였다. 

2008년(3승 2무 1패, 수원 우세) - 챔피언 자리를 두고 벌인 맞대결, 승자는 수원

역대 가장 많은 두 팀간의 맞대결이 펼쳐진 2008시즌. 수원이 먼저 기선을 제압한다. 수원은 시즌 초 컵대회와 리그에서의 맞대결에서 각각 서동현, 조용태의 연속골과 신영록의 두 골로 두 경기 연속 2-0으로 승리를 거두며 시즌 초 독주행진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그러나 서울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컵대회 원정에서 '신인왕' 이승렬의 결승골로 1-0의 승리를 거두며 라이벌전 6경기 무승 고리를 끊었던 서울은 정규리그 막판에 열린 원정경기에서 경기 종료 직전 기성용의 결승골로 수원을 주저앉히며 한 때 리그 선두로까지 나섰다.

이쯤 되자 양팀의 라이벌 의식은 극에 달했고, 마침내 만난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아디의 선제골이 터질 때 만하더라도 승부의 추가 서울로 기우는 듯했다. 그러나 후반에 곽희주의 동점골이 터지며 수원은 원정에서 무승부를 거두었다. 분위기를 다시 가져와 홈에서 2차전에 임한 수원은 치열한 공방전끝에 에두와 송종국의 득점에 힘입어 2-1로 승리하며 통산 네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2004년 서울 입성 후 첫 우승을 노렸던 서울은 우승 문턱에서 라이벌을 상대로 무릎을 꿇었다. 당시 챔피언결정전 2차전이 끝날 무렵부터 내리기 시작한 함박눈은 수원에겐 보너스였다.



전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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