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8~9일 사이 열전 돌입
사우디, 한국, 이란, 일본 본선 진출 유력▲ 2006 독일 월드컵 로고 ⓒ2005 FIFA
지난 우즈베키스탄 원정길에서 후반 45분에 터진 박주영(FC 서울)의 환상적인 동점골에 힘입어 1-1 무승부를 거두며 승점 1점을 추가한 한국이 쿠웨이트를 상대로 독일 월드컵 본선 직행 여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일전을 벌인다.
독일 월드컵 본선행 열차에 오를 주인공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는 가운데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A조, B조 5차전이 오는 6월 8일부터 9일 새벽(현지시간) 사이에 일제히 펼쳐진다.
▲ 2006 독일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4차전 현재 각 조(A조,B조) 중간 순위 ⓒ2005 FIFA
이번 독일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에는 총 4.5장의 본선행 티켓이 걸려 있다.
A조와 B조 모두 각 팀당 홈앤드어웨이 방식으로 6차전의 조별 풀리그를 치러 상위 2위 안에 들어가야 독일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지을 수 있다.
나머지 0.5장의 티켓은 3위 팀끼리 홈앤드어웨이 방식의 플레이오프를 거쳐 승리해야 얻을 수 있으며, 승리한 팀은 북중미·카리브해 지역예선 4위팀과 최종결정전에서 이겨야 본선 진출이 가능하다.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에 진출한 8개 팀 모두 최종예선 6차전 중 4차전까지 일정을 마무리한 가운데 최종예선 A조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승점 8점(2승2무)으로 중간 순위 1위, 한국이 승점 7점(2승1무1패)으로 2위, 쿠웨이트가 승점 4점(1승1무2패)으로 3위, 우즈베키스탄이 승점 2점(2무2패)으로 최하위를 달리고 있다.
최종예선 B조에서는 이란이 승점 10점(3승1무)으로 중간 순위 1위, 일본이 승점 9점(3승1패)으로 2위, 바레인이 승점 4점(1승1무2패)으로 3위를 달리고 있으며 오랜만에 월드컵 최종예선 무대에 등장한 북한이 승점 0점(4패)으로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최종예선 A조의 쿠웨이트-한국전, 사우디아라비아-우즈베키스탄전과 최종예선 B조의 이란-바레인전, 북한-일본전 등 4경기의 관전 포인트를 짚어본다.
최종예선 A조 경기 5차전- 쿠웨이트 vs 한국
▲ 2006 독일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쿠웨이트vs한국 경기(A조 경기 5차전)
최종예선 6차전까지 이제 2경기만을 남겨놓은 현재 한국과 쿠웨이트 사이의 승점 차이는 불과 3점. 현재 최종예선 A조 중간 순위 1위를 달리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최하위에 처져 있는 우즈베키스탄을 제쳐놓고 보면 쿠웨이트-한국전의 경기 결과에 따라 본선 진출 판도가 결정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최종예선 경기에서 승점이 같을 경우 우선시 되는 원칙은 동률팀간 상대전적(승자승), 골득실, 다득점 순으로 우선순위를 두어 순위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에 따르면 한국은 쿠웨이트와의 원정 경기에서 이기거나 비길 경우 마지막 최종전(6차전) 사우디아라비아전의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최소한 A조 2위를 차지하며 독일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짓게 된다.
반면 한국이 진다면 '경우의 수'는 상당히 복잡해진다. 예를 들어 한국이 쿠웨이트에 3골 이상 차이로 패하면 마지막 최종전(6차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한국이 대승을 하더라도 쿠웨이트가 우즈베키스탄에 승리하면 한국은 조3위로 밀려나게 된다.
결론적으로 쿠웨이트에 패하지만 않으면 한국이 독일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지을 수 있는 유리한 상황이다.
하지만 부담스러운 중동 원정길이기에 쉽사리 경기의 승부를 점치기는 어렵다. 지난 사우디아라비아와 벌인 원정경기에서도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며 0-2로 패한 아픈 기억이 있기 때문에 쿠웨이트전을 앞두고 선수 전원이 강한 승부욕과 정신력을 가지고 경기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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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웨이트 현지에서 쿠웨이트전 승리에 대한 결의를 다진 박지성, 박주영 선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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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대한축구협회 |
양 팀 사령탑은 처지가 비슷하다. 쿠웨이트 축구협회는 지난 사우디전 0-3 패배의 책임을 물어 파브코비치 감독을 경질하고 신임 감독으로 이브라힘 모하메드 감독을 임명했다. 한국 축구 대표팀의 사령탑을 맡고 있는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 또한 지난 우즈베키스탄전의 부진탓에 국내 축구팬들의 비난을 받고 있다. 양 팀 감독은 이 날 경기에서 비난 여론을 잠재워야 하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
박지성(PSV 에인트호벤)과 박주영(FC 서울) 등 주전 선수들이 쿠웨이트전 승리에 강한 의지를 보인 가운데 한국이 머나먼 쿠웨이트 원정길에서 중동의 모래바람을 잠재우고 독일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짓게 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최종예선 A조 경기 5차전-사우디아라비아 vs 우즈베키스탄
▲ 2006 독일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사우디아라비아vs우즈베키스탄 경기(A조 경기 5차전)
지난 4차전 홈경기에서 쿠웨이트를 상대로 3-0 대승을 거두며 한국을 A조 2위로 끌어내리고 A조 단독 선두로 올라선 사우디아라비아가 우즈베키스탄을 홈으로 불러들여 최종예선 2연승에 도전한다.
현재 승점 8점(2승2무)을 기록중인 사우디아라비아는 독일 월드컵 본선행이 거의 확정된 상태지만 A조 1위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 경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반면 우즈베키스탄은 쿠웨이트와 벌이는 A조 3위 자리 싸움에 대한 희망이 남아 있기에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승점 추가에 나선다.
사우디아라비아-우즈베키스탄전의 경기 결과에 따라서 한국의 최종예선 A조 중간 순위가 다시 1위가 될지, 현재 2위를 유지하게 될지가 판가름나기 때문에 역시 주목해서 지켜봐야 할 경기다.
최종예선 B조 경기 5차전-이란 vs 바레인
▲ 2006 독일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이란vs바레인 경기(B조 경기 5차전)
이번 최종예선 B조 풀 리그 경기에서 아시아 강호다운 면모를 보여주며 매경기 승승장구하고 있는 이란이 바레인을 홈으로 불러들여 일전을 벌인다. 객관적인 전력 면에서 이란이 바레인보다 앞서 있는 가운데 바레인이 이란을 상대로 승점을 따낼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현재 승점 10점(3승1무)을 기록중인 이란은 독일 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거의 손에 쥔 상태다. 승점 9점(3승1패)의 일본과 최종예선 B조 1위 자리를 놓고 자존심 대결을 벌이고 있는 이란의 행보가 흥미진진한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최종예선 B조 경기 5차전-북한 vs 일본
▲ 2006 독일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북한vs일본 경기(B조 경기 5차전)
본선 진출에 실낱 같은 희망을 안고 태국 방콕 경기에 나선 북한 대표팀이 8일 오후 7시 35분(이하 한국시간) 방콕 수파찰라사이 국립 경기장에서 '제3국 무관중 경기'로 일본과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B조 5차전 경기를 갖는다.
현재 북한은 승점 0점(4패)을 기록하며 승점 1점도 챙기지 못했지만 전혀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일본과의 경기에서 승리하고 바레인이 이란에게 패하면 마지막 북한-바레인전(원정 경기)에서 B조 3위 자리를 위한 마지막 한판을 벌일 수 있기에 '배수의 진'을 치고 사력을 다해 경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일본은 사이타마에서 열린 북한과의 최종예선 1차전에서 탄탄한 조직력과 지치지 않는 체력을 선보인 북한을 상대로 고전한 터라 북한의 행보를 주시하면서 결전을 기다리고 있다.
이란과 승점 1점 차이로 B조 2위를 달리고 있는 일본은 북한을 상대로 승점 3점을 따내 이란과 B조 1위 자리를 놓고 선의의 대결을 벌이겠다는 각오다.
한국과 함께 극동 축구를 대표하는 주자인 북한과 일본의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에 많은 아시아 축구팬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정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