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5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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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무엇을 남겼나③] 야구 열기 "후끈"…프로야구로 이어가야

기사입력 2009.03.24 18:50 / 기사수정 2009.03.24 18:50

이동현 기자



[엑스포츠뉴스 = 이동현 기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라는 대회를 만든 가장 큰 목적은 '야구 인기의 붐업'이다.

그래서 WBC에는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스타 플레이어들이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출전한다. 올림픽 등 다른 국제대회에서 보기 힘든 장면이다. WBC가 3월에 열리는 것도 시즌에 앞서 야구 열기를 끌어올려 보자는 시도다.

1라운드 승자전에서 일본에 2-14로 콜드게임 패배를 당하고 이튿날 패자부활전에서 중국을 14-0으로 완파할 때까지만 해도 WBC에 대한 한국 내 관심은 뜨뜻미지근했다. 한국이 9-0으로 이긴 첫 경기 대만전을 포함해 내리 세 경기에서 큰 점수 차로 승부가 갈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1라운드 순위 결정전을 기점으로 WBC 열기는 폭발적으로 달아올랐다. 한일전에서 통쾌한 1-0 복수전을 펼친데다 봉중근이라는 스타가 고개를 내민 덕분이다.

멕시코와 일본을 차례로 물리친 2라운드에 야구 인기는 정점에 올랐다. 전 세계 야구팬들이 한국 야구의 발전에 주목했고, 그럴수록 한국 야구팬들은 신바람이 났다. 한국 시각으로 평일 낮에 치러진 경기였지만 사람들은 어떻게든 야구를 보려고 모였고 그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저녁 종합 뉴스의 주요기사가 한국 야구 승전보로 도배된 장면은 3년 전 WBC 1회 대회 때와 똑같았다.

4강 토너먼트에서 뜨거운 야구 열기가 지속된 것은 당연했다. 베네수엘라를 10-2로 꺾고 결승에 진출한 뒤에는 WBC가 전국민적인 관심사가 됐다. 준결승전과 결승전이 열린 날에는 서울, 인천, 대전 등에서 야구장 전광판을 이용한 단체 응원이 실시됐다.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도 한국 대표팀의 우승을 기원하는 야구팬들의 염원을 가로막지 못했다.

사실 대회 직전까지만 해도 WBC의 한국 내 흥행은 장담하기 어려웠다. WBC로부터 독점 중계권을 사들인 IB스포츠가 KBS·SBS·MBC 등 지상파 3사에 되파는 과정에서 흥정이 깨졌다. 양측의 입장 차이가 워낙 컸기 때문에 협상 타결은 사실상 어려워 보였고, 케이블 방송사 Xports는 한국팀 경기를 3시간 지연 중계한다는 조건으로 중계권을 구입해 생중계할 수 없었다.

다행히 한국팀의 첫 경기였던 대만전을 코앞에 두고 극적인 합의가 맺어져 한국 야구팬들도 편안하게 경기를 즐길 수 있게 됐다. TV 중계가 끝내 무산됐다면 팬들은 '김 빠진 맥주'를 마시는 기분으로 녹화 중계를 봐야 할 뻔했다. 그랬다면 WBC가 국민적인 관심을 받기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준결승전, 결승전에서 야구장 단체 응원이 가능했던 것도 중계권 협상이 결국 잘 풀린 덕분이다.

지난해 한국 프로야구는 1995년 이후 13년 만에 5백만 관중 시대를 다시 열어 제치며 '야구 르네상스'를 맞이했다. WBC에서의 선전은 야구 인기를 더욱 확산시키는 정촉매가 될 듯하다. 14일 시작된 프로야구 시범경기에는 예년보다 훨씬 많은 수의 관중이 찾아와 야구에 대한 높아진 관심을 증명하고 있다. 이제 개막을 열흘 남짓 남긴 프로야구는 WBC의 후광을 발판삼아 시즌 끝까지 야구 열풍을 이어가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사진=만석인 잠실야구장 (C) 엑스포츠뉴스DB]



이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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