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선우 기자] 배우 이순재가 7년만 영화 주연작 '덕구'에서 62년 연기 내공을 여지 없이 뽐냈다.
5일 개봉한 '덕구'(감독 방수인)는 어린 손자와 살고 있는 할배가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음을 알게 되면서 세상에 남겨질 아이들을 위해 특별한 선물을 준비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극중 덕구 할아버지로 변신한 이순재는 담담하지만 섬세하게 감정선을 그려내며 우리네 할아버지의 모습으로 향수를 불러 일으켰다.
개봉 인터뷰에서 만난 이순재는 "90% 이상이 내 분량이라 욕심났고, 시나리오가 좋았다. 수천편을 보니까 딱 보면 아는데 아주 자연스러웠다. 억지 설정이 없이 자연스럽게 흘러갔고 심금을 울렸다"라고 말했다.
'덕구'에 노개런티로 출연한 이순재는 "노인과 아이가 나오는 영화다보니 흥행과는 멀더라도 작품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또 우리 나이대 배우들이 할 수 있는 주연작이 없는데 그런 면에서도 좋았다"라고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이순재는 '덕구'에서 아역 배우들과 호흡을 맞췄다. 덕구 역의 정지훈과 덕희 역의 박지윤은 귀여움 가득한 열연으로 시선을 집중시킨다.
"워낙 여태까지 아역 배우들하고 많이 해봤는데 애들이 연기를 하는게 쉬운 게 아니다. 그런데 요즘 아역들은 진짜 잘한다. 덕구가 정말 잘했다. 또 너무 잘하기만 하면 오바가 되는데 그 선을 잘 지켰다. 덕희도 촬영 때 추운데 한번도 짜증없이 잘 했다"
이순재가 '덕구'를 촬영하면서 가장 경계한 건 눈물이었다. 그는 "시나리오를 보고 울컥해서 절제해야겠다 싶었고 조절했다. 그런데 며느리와 다시 만나는 장면에서는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다. 딱 그 때 한번 눈물을 흘렸다"라며 "물론 우리 영화가 눈물을 안흘릴순 없지만 배우들이 그 몫을 다 해버리면 관객들이 할 역할이 사라진다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덕구' 속 이순재는 그 동안 선보인 선굵은 역할들과는 사뭇 다르다.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친근한 할아버지의 모습이다.
"연기는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는게 장점이다. 특히 난 정말 다양한 역할을 해왔다. 멜로면 멜로, 액션이면 액션이 아닌 하나에 고정된 이미지가 아니라 좋은거 같다. 62년간 연기를 했지만 연기는 정말 끝이 없다. 계속 새로운 도전 해야 이 작업의 보람이 있고 맛이 있다. 좋은 대본을 보면 너무 기쁘다. 또 새로운걸 할수록 그런 노력이 발전하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이런 후배들과 함께해도 기분이 너무 좋다"
이어서 그는 "최민식, 송강호, 이병헌, 김명민 등이 눈에 띈다. 늘 이미지를 변신하려는 노력이 기특하다. 작품의 흥행을 떠나 배우로서의 노력은 나타난다. 나 역시 아직도 매 작품을 하면서 늘 보람을 느낀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순재는 다시금 '덕구'를 떠올리며 "이 영화는 꾸밈이 많이 없다. 그래서 좋다. 사랑을 정을 느낄 수 있는 영화다. 가족의 사랑이 나타난다. 이런 작품들을 통해 조금 더 정을 나누는 사회, 정을 나누는 문화가 됐으면 좋겠다. 열심히 했다"라고 이야기했다.
sunwoo617@xportsnews.com / 사진 = 김한준 기자, 메가박스(주)플러스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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