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3.18 16:13 / 기사수정 2009.03.18 16:13
[엑스포츠뉴스=이종은 기자] '사사삭 사사삭'
1회초, 이용규가 좌전안타를 기록하며 1루에 진출했다. 상대 투수는 일본이 자랑하는 다르빗슈 유(니혼햄)였고 포수는 아시아 최초의 포수출신 메이저리거 조지마 겐지(시애틀)였다. 이용규는 출루하자마자 스파이크를 신은 발을 바쁘게 놀리기 시작했다. 2번 정근우 타석, 다르빗슈가 투구모션을 취하자마자 이용규는 2루로 달렸다. 당황한 조지마가 곧장 2루로 송구했지만 이미 이용규의 손이 베이스에 닿은 후였다.
한국야구대표팀이 한국 시각으로 18일 낮 12시에 미국 샌디에이고 팻코파크에서 벌어진 일본과의 WBC 본선라운드 1조 승자경기에서 4-1의 완승을 하며 4강 라운드에 직행했다. 완승의 선봉에는 새롭게 일본 킬러로 떠오른 '義士(의사)' 봉중근이 있었다. 봉중근은 6회 1사까지 일본타선을 3안타 1실점으로 막아내며 또 한 번 일본 열도를 한숨쉬게 하였다.
마운드에 봉중근이 있었다면 타석에는 이용규가 있었다.
일본의 선발투수 다르빗슈는 경기시작 전부터 한일전에 대한 중압감에 다소 긴장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를 놓치지 않은 이용규는 초구부터 특유의 '번트모션'을 취하는 등 긴장한 다르빗슈를 괴롭혔고, 볼 카운트 1-3으로 몰린 다르빗슈가 어쩔 수 없이 스트라이크를 던지자 바깥쪽 공을 결대로 밀어치는 정석의 스윙으로 좌전안타를 만들어냈다.
선두타자로 1루에 진출한 이용규는 이후 현란한 '스탭'으로 다르빗슈와 조지마의 심기를 건드렸고, 상대 배터리의 예상을 깬 과감한 초구 도루를 성공시키며 경기 초반 분위기를 한국 쪽으로 가져오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어진 정근우의 내야안타로 3루까지 진출한 이용규는 김현수의 내야땅볼 때 여유있게 홈으로 들어오며 선제득점의 주인공이 됐다.
2회부터 삼진 6개를 포함해 단 1개의 안타만 허용한 다르빗슈로 봤을 때, 1회 이용규의 재치있는 볼 카운트 싸움 후의 안타와 도루 등이 없었다면 고전했을 가능성이 컸다.
일본 대표팀의 아오키 노리치키가 우상이라는 이용규.
이날 '자신의 우상'이 보는 앞에서 우상보다 더 뛰어난 활약을 보여준 그는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4할 5푼 8리의 맹타에 이어, 이번 WBC에서도 더욱 '광목성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더 큰 날갯짓'으로 비상하는 이용규가 이러다 아오키의 우상이 되지 않을지도 모를 일이다.
한편, 18일 경기에서 일본의 3번 타자로 나선 아오키는 3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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