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3.16 17:44 / 기사수정 2009.03.16 17:44
[엑스포츠뉴스=유진 기자]
어떤 종목을 막론하고 국제스포츠 무대에서 역전승을 일궈내기란 결코 쉬운 것이 아니다. 특히, 만만치 않은 상대를 만났을 때에는 더욱 그러하다.
이를 반증하듯 2009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이하 WBC)에서는 한 번 리드를 잡은 팀이 역전을 허용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특히, 1라운드 아시아 A조에서는 역전승이 단 한 번도 없었다. 리드를 잡은 팀이 그대로 경기를 끝냈다. 그나마 B조에서 쿠바가 호주를 상대로 5-4로 승리한 경기, D조의 네덜란드가 도미니카를 상대로 연장전 끝에 2-1로 승리한 경기가 역전승으로 남아있다.
즉 16일 현재까지 벌어진 28경기 중에서 역전승은 단 두 번, 비율로 따져도 약 7%에 불과했다.
우리나라는 '역전승의 대명사'
국제무대에서 한 번 리드를 잡은 팀이 좀처럼 역전을 허용하지 않는 이유는 한발 앞서 나갈 경우 곧바로 ‘걸어잠그기’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월드컵에서도 1-0으로 앞서나간 팀이 이후 수비보강으로 굳히기에 들어가는 것을 포함하여 야구에서도 ‘필승 계투진’을 투입시켜 경기를 빨리 끝내고자 한다.
이러한 국제무대에서 적지 않은 역전승을 일구어낸 국가가 바로 한국이다. 특히, 야구의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가까운 2008년 올림픽만 보더라도 국가대표팀은 예선 미국전, 일본전, 쿠바전을 비롯하여 준결승 일본전을 모두 역전승으로 끝냈다. 아홉 번의 경기 중에서 무려 네 경기를 뒤집었다. 비율만 따져도 44%에 이른다. 국가대표팀의 '근성'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역전승의 임펙트가 더욱 강렬
국가대표팀은 1회 WBC에서도 드라마 같은 역전승을 일구어낸 경험이 있다. 바로 1라운드 A조 예선, 일본과의 마지막 경기가 그러했다. 당시 1-2로 뒤지고 있던 국가대표팀은 이승엽의 역전 투런홈런을 바탕으로 3-2의 짜릿한 역전승을 경험한 바 있다.
역전한 경기가 일반적인 경기에 비해 더욱 큰 임펙트를 갖는 이유는 간단하다. 걸어잠그기로 나간 상대팀에 큰 비수를 꽂았다는 자신감이 상당히 크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리고 역전의 기운이 감돌 때 감독은 수시로 선수를 교체해 줌으로써 경기 흐름을 바꿔 놓을 필요가 있다.
따라서 2라운드 첫 경기를 기분 좋은 역전승으로 일구어낸 국가대표팀의 기세가 하늘을 찌르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살펴볼 수 있다. 역전이 좀처럼 연출되지 않는 WBC에서 대회 세 번째 역전승을 일궈낸 것은 선수단 사기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빅리거들이 포진되어 있는 멕시코를 상대로 장단 12안타를 퍼부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타선에서 갖는 자신감은 상당히 크다. 즉, 역전승의 임펙트가 지금 국가대표팀에 있다. 이는 쿠바에 비교적 싱겁게 승리한 일본에 비해 유리한 점이기도 하다.
분명한 것은 현재 한발 앞서 있는 것은 국가대표팀이라는 사실이다. 대표팀은 대회 세 번째 역전승을 일구어냈다. 승자전을 앞둔 대표팀이 이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사진 = 김태균 (C) WBC 공식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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