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3.11 01:18 / 기사수정 2009.03.11 01:18
[엑스포츠뉴스=최영준 기자 주목받던 신인왕 후보 대결에서도 완승을 거뒀다. 전주 KCC의 '괴물 센터' 하승진이 갈수록 진화하는 모습으로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다.
하승진은 10일 서울 SK와의 경기에서 16득점 23리바운드로 골밑을 접수하며 KCC의 87-66 대승을 이끌었다. 자신과 함께 유력한 신인왕 후보였던 김민수와의 맞대결에서도 완승했다. 김민수는 이 날 단 10득점에 3개의 리바운드를 곁들이는 데 그쳤다. 경쟁자와의 정면 격돌에서 눈도장을 확실하게 찍은 셈이었다.
하승진이 기록한 리바운드 23개는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기록. 종전까지는 테렌스 레더(서울 삼성)가 2차례, 마이카 브랜드(전주 KCC)와 브라이언 던스톤(울산 모비스)이 1차례씩 기록한 21개였다. 뿐만 아니라 역대 국내선수 한 경기 최다 리바운드 기록도 새로 썼다. 종전 기록은 2002-2003시즌 당시 삼성 소속이던 서장훈이 기록한 19개였다.
이것만이 '괴물 센터'가 가진 전부는 아니다. 더욱 무서운 것은 지금도 강력한 하승진이 점점 진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시즌 초반과 비교했을 때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수비에서 팀에 미치는 영향력이다. 그저 엄청난 체격으로 자신이 맡은 공격수에게 위압감을 주는 수준에 그쳤던 그가 이제는 그 위압감의 범위를 상대팀 선수 전원에게로 넓혔다. 이제는 하승진이 코트에 설 때 상대팀이 좀처럼 볼 투입을 원활히 하지 못하면서 외곽으로 빙빙 도는 공격만 시도하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속을 썩이던 자유투 성공률도 많이 좋아졌다. 시즌 중반까지 30%대에 허덕였던 하승진의 자유투 성공률은 어느덧 45.5%까지 올라섰다. 그야말로 괄목할 만한 성장이다. 지난 7일 창원 LG와의 경기에서는 12개를 던져 무려 10개를 성공시키는 정교함(?)까지 보였다.
늘어난 것은 기량만이 아니었다. 10일 경기를 마친 후 가진 인터뷰에서는 상당한 입담을 과시하는 모습도 보였다. “슛 실패로 리바운드 기회를 많이 준 선수들에게 고맙다”거나 (함지훈의 칭찬에 대해)“아마 인터뷰니까 좋게 말해줬을 것”이라는 등 연신 재치 넘치는 농담으로 주위를 웃음바다로 만든 것. 농구 실력뿐 아니라 말솜씨에서도 능숙함을 갖춰가고 있는 것이다.
점점 성장하고 있는 하승진에게 당면한 과제는 팀의 6강 플레이오프 진출과 신인왕 수상이다. 소속팀의 6강 진출은 어느 선수라도 바라는 일일 터. 그 역시 “팀이 이기는 게 중요하다”고 인터뷰를 통해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신인왕 수상에 대해서는 한번쯤 욕심을 낼 만함에도 “생각하지 않는다. 전혀 욕심이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팀의 6강 진출과 함께 신인왕까지 차지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KCC의 허재 감독 역시 “성적도 그렇고 국내 최초 NBA 출신이기도 한데 당연히 승진이가 타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로 하승진을 향한 신뢰와 지지를 보내기도 했다.
시즌 종료까지 이제 단 5게임만을 남겨두고 있는 KCC. 하승진이 남은 경기에서 어떤 활약으로 KCC의 6강 진출과 자신의 신인왕 수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하승진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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