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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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쓰리톱 경쟁, 누가 살아 남을까?

기사입력 2005.05.27 00:43 / 기사수정 2005.05.27 00:43

손병하 기자

6월 3일(22시. 한국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쉬켄트에서 열리는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4차전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현재 2승 1패, 승점 6점으로 A조 선두를 달리고 있는 대표팀은 사우디와 쿠웨이트가 각각 승점 5점과 4점으로 바짝 뒤따르고 있어 이번 우즈베키스탄-쿠웨이트로 이어지는 원정 2연전의 결과에 따라, 독일행의 여부가 판가름 날 전망이다.

대표팀은 이번 원정 2연전을 앞두고, 김남일과 유상철이 부상으로 인하여 대표팀에서 빠졌고, 이천수, 설기현등은 기초 군사훈련 문제와 관련해 이번 명단에서 제외 되면서 최상의 베스트 멤버 구축에 실패 했다.

본프레레 대표팀 감독은 이들의 빈자리에, 박주영 김진용등 지난 컵 대회를 뒤 흔들었던 어린 공격수를 발탁하고, 곽희주 박요셉 이란 가능성 있는 수비수들을 새로 합류시키면서 원정 2연전에 대비하고 있지만, 새로운 얼굴들을 어떻게 융화 시킬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가운데서 팬들의 관심을 가장 많이 끄는 부분은 단연 공격수 자리이다.

지금까지 대표팀 공격을 이끌었던 이동국, 정경호, 차두리에다, 부상에서 회복해 대표팀에 복귀한 안정환, 공력라인의 세대교체를 주장하고 있는 박주영과 김진용 등이 가세하면서 어느 때 보다도 양적, 질적으로 풍성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구슬이 서말 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했듯이 좋은 자원들을 많이 보유하게 되었지만, 이 선수들을 어떤 자리에 배치하고 어떻게 이끌어 나가느냐에 따라서 보배가 될지, 아니면 그저 흩어져서 굴러다니는 구슬이 될지가 판가름 나게 된다.

중앙공격수, 이동국-안정환

그런 보배를 만들기 위해 본프레레 감독의 머리를 가장 아프게 할 부분은 바로, 어떤 선수를 어떤 자리에 위치시키느냐가 될 전망이다.

우선 이동국과 안정환은 대표적인 중앙스트라이커이다. 이동국이 타켓맨으로 대변되는 위치 선정형의 중앙 공격수라면, 안정환은 개인 드리블로 돌파를 감행하는 중앙 공격수이다. 만약 대표팀이 지금의 3-4-3이 아닌 4-4-2등의 투톱 시스템을 사용 한다면, 둘의 조합을 다시 한번 시험 할 수 있겠지만, 두 명의 중앙 공격수가 필요치 않은 현 전술에서 둘 중 하나는 후보로 대기하거나 다른 포지션으로 이동해야 한다.

그렇게 될 경우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이동국 선발 출장, 안정환 후반 교체가 가장 유력하다. 만약 팀의 공격력을 배가시키기 위해 변화가 일어난다면, 안정환을 박지성의 자리인 공격형 미드필더의 자리에 놓고 앵커맨과 홀딩맨이란 두 가지 역할을 모두 수행 할 수 있는 박지성을 김남일이 맡았던 자리에 배치시키는 방법도 있다.

이동국과 안정환은 지금까지 대표팀에서 기량이 점증 된 공격수들이다. 이들의 기용 여부에 대한 고민 보다는, 이 다른 성격의 공격수 둘을 어떻게 활용해야 팀 전력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가장 절실해 보인다.

이는 지금까지 비교적 제한 된 선택으로 팀을 구성할 수 밖에 없었던 본프레레 대표팀 감독의 지도력을 시험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한 셈이다.

정경호-박주영, 좌측 경쟁

설기현의 군사훈련 입소로 공석이 되어버린 왼쪽 측면 공격수는 상무 입대 후, 더욱 물오른 기량을 펼쳐 보이고 있는 정경호와 한국 축구의 ‘샛별‘ 박주영이 경쟁을 펼쳐야 한다.

정경호는 지난 25일 실시했던 9:9의 미니게임에서 스피드를 이용한 화끈한 돌파와 함께 골까지 선보이며 설기현에게 가려 잡지 못했던 주전 자리를 반드시 꿰차겠다는 각오이다. 돌파에 의한 크로싱이 정확한 정경호지만,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드리블과 패싱 타이밍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주전 경쟁이 힘겨울 전망이다.

특히 측면 공격수의 임무를 맡고는 있지만, 쓰리톱을 사용하는 팀 전술의 특성상 도움은 물론이고 높은 득점력도 함께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정경호가 주전 자리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일주일 남짓 남은 우즈베키스탄 전까지 킬러로서의 자질도 있음을 증명해 내야 한다.

반면 새내기 박주영은 대표팀에서 가장 경기 출장에 유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 그 이유는 박주영이 어느 포지션이든지 소화가 가능한 멀티 공격수이기 때문이다.

최전방 공격수의 자리부터 측면 공격수, 그리고 최근 FC 서울에서 헤트트릭을 기록하며 새로운 공격 루트를 발견케 했던 공격형 미드필더인 쉐도우 스트라이커까지, 그야말로 어느 자리에서건 역할을 다해내며 대표팀의 보물로 떠오르고 있다.

드리블과 슈팅력등 공격수가 갖추어야 할 것은 모두 갖추었지만, 가장 큰 걸림돌은 역시 경험이다. 경험이란 경기장에서 나오는 경기력 중에서 실력 못지않게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만약 A매치 경험이 없는 박주영이 데뷔전을, 팀을 구해내야 하는 극박한 상황에서 치루게 된다면 의외로 장기적인 슬럼프까지 겪을 수 있다.

좋은 상황에서 박주영을 출전 시켜 좋은 첫 느낌을 갖도록 하는 것도 앞으로 박주영이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는 만큼, 리드 상황에서의 후반 교체 출장이 팀을 위해서나 박주영을 위해서나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닐까 한다.


우측, 차두리 아성에 김진용등 도전장

오른쪽 측면 공격수는 지난 월드컵 이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차두리의 자리가 될 가능성이 가장 많다. 특히 차두리는 자신의 소속팀인 독일 분데스리가의 프랑크푸르트를 최근 1부 리그로 승격 시키는데 결정적인 공헌을 하는 등,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스피드와 돌파에 비해 크로싱과 패싱등이 부정확하고, 전체적인 세기 조절에 미숙하다는 평을 들었던 차두리는 최근 수준급의 패스와 함께, 한 층 더 넓어진 시야를 바탕으로 플레이를 펼치는 등 많이 성숙해 졌다. 하지만 차두리의 경우에도 확률 높은 골 결정력을 보완 해야만 김진용등 득점력을 갖춘 선수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전망이다.

이번 시즌 컵 대회에서 박주영과 함께 득점 경쟁을 펼치며 본프레레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은 김진용은 사실 측면 공격수 보다는 중앙 공격수가 어울리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본프레레 감독이 미니게임에서 김진용을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실험 하고 있어, 그 결과가 주목 된다.

김진용은 현재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공격수로 뛰고 있는 드록바(첼시)를 연상케 하는, 힘있는 공격수이다. 스피드와 돌파 능력도 좋지만, 상대 수비수와의 몸싸움과 볼 경합 등에서 절대 밀리지 않으면서 공을 쟁취해 내는 투지가 좋은 선수이다. 특히 문전에서 골대를 보고 정확하게 넣는 슈팅 순간의 집중력은 높은 점수를 받을 만 하다.

이렇듯 지금까지 중앙 공격수로서의 좋은 움직임을 보여 주었던 김진용이 대표팀에서 새롭게 도전하고 있는 측면 공격수의 자리를 얼마나 적응해 내느냐가, 주전 경쟁에서 살아남을 지를 결정해 줄 것으로 보인다.




손병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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